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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아리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파노라마"
(한재, 또아리봉에서 여기까지 얼마나 까먹었는가? 백암봉 오를 일이 까마득하다)
또아리봉에서 한재까지는 가파른 내림길이다.
대간길이나 종주길에서 중간에 나타나는 급한 내리막은
분명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야 하니까 달갑지 않다.
그마저 녹은 길이 질척여서 더 힘든다.
(가파른 오름길이 힘들어도..., 그 비탈에서도 꽂꽂하게 살아가는 나무들이 있는데...)
이제 허기도 지고, 가파른 오르막 길이 힘이든다.
백운산 방향에서 내려오는듯한 산객들이 제법 눈에 띈다.
산죽밭을 카메라에 담느라 조금 지체한 것 같은데
그새 일행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따라 붙으려고 속도를 내 보지만 생각같이
거리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 벌어지는 것 같다.
(달콤한 휴식. 오르기 위해서 쉬고, 쉬기위해 또 올라야 한다.)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는데 앞서가던 일행이 쉬고 있다.
지금 쉬면 더 힘들 것 같아 그냥 오른다.
(어찌 백운산에서 고로쇠 수액 채치를 안하겠는가?)
마치 링거를 맞고있는 환자같은 고로쇠 나무
진액을 수탈당하는 어떤 나무는 비닐봉지를 달고 있고
어떤 나무는 고속도로 같은 호스가 직결되어 있는데
흡사 흡혈귀가 피를 빨아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분별한 고로쇠 수액 채취가 자제되었으면...
(백운산 상봉 오르는 길, 길이 거칠어 진다.)
백운산 정상이 가까워지자 너덜길에 불쑥불쑥
솟아오른 바위들이 절경을 연출한다. 점심 때가 넘었는데도
바위아래 바람자는 곳에서는 식사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무심코 오르는 바람에 신선대가 어딘지도 모르고 올랐다.
(뾰족봉 백운산 정상 상봉에는...)
개미같이 암봉을 타고 오르는 산객들과 정상 증명사진 찍느라 분잡한 모습이다.
(백운산, 지리 주능을 배경으로 넣어 담아보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힘들게 담은 것)
높이가 1,215m로 광양시 다압면, 옥룡면, 진상면의 경계에 있는
호남정맥 최고봉으로 전남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다.
서쪽으로는 또아리봉, 도솔봉, 형제봉이, 동쪽에는 매봉이
남쪽으로 뻗치는 4개의 지맥을 안고 있다.
계곡으로는, 다압면 금천리로 흐르는 금천계곡과
진상면 수어저수지로 흐르는 어치계곡,
도솔봉 남쪽 봉강면으로 흐르는 성불계곡,
옥룡면의 젖줄이며 광양읍 동천을 거쳐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동곡계곡 등
백운산 4대 계곡을 품고 있다.
"백운산(상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파노라마"
(가야할 능선, 멀리 뾰족한 억불봉이 보인다)
호남정맥은 백운산에서 매봉쪽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억불봉 방향 능선을 따라가다 노랭이봉 쪽으로 방향을 튼다.
원래는 억불봉을 넘어 구황마을쪽을 날머리로 잡았으나
코스를 변경하여 노랭이봉을 거쳐 동동마을로 내려서기로 했다.
분잡한 정상을 비껴서서 제자리를 잡고 사방 조망을 즐기며
넋을 잃고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일행이 떠난지 오래되어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재촉하여 일행을 뒤쫓아 본다.
(백운사 갈림길, 산길따라종주산악회를 위해 헌신적인 두꺼비님)
오늘은 하산 후에 특식(삼계탕)을 준비했단다.
어디 먹는 사람이야 좋지만 그게 보통 일인가?
착한마음님과 조폭님, 그리고 금마차님은 여기서 산행을 접고
백운사 방향으로 먼저 하산하여 음식준비를 하겠다고 한다.
봉사도 좋고 식솔들을 챙겨 먹이는 것도 좋지만
종주산행 왔다가 음식장만한다고 도중하차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닐까?
산길따라종주산악회에 대한 애정은
운영진 누구 한 사람 더하고 덜한 사람이 없지만
두꺼비님의 애정과 열정은 도를 넘는다.
(무슨바위? 두꺼비 같기도 하고...)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순천만 방향)
날씨가 좋으면 좋은 그림이 나올듯 한데...
오늘은 박무로 인하여 순천만이 잡히지 않는다.
(편안한 능선, 마치 영남알프스 신불평원을 걷는듯...)
철지난 억새가 운치를 더하는 길이다.
부드러운 길은 맨발로 걷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한달음에 억불봉을 오르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데 이미
선두와 너무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 아예 여유를 부려본다.
(바구리봉이라고도 하는 억불봉, 노랭이봉 갈림길)
바구리봉은 광양의 억불봉 기슭에 사는 본토박이들이 부르는 억불봉의 토속어라고 한다.
옥룡쪽에서 억불봉을 바라보면 쌀 벌레인 바구미 모양을 닮았다하여
바구미봉으로 불려졌던 것이 구전되어 오는 과정에 와전되어
바구리봉으로 불리는 것 같다고 한다.
우리는 노랭이봉을 거쳐 동곡리 동동마을로 하산한다.
선두는 억불봉을 갔다 온다고 억불봉으로 향했는데
한참을 기다리다 먼저 출발을 한다
(하늘에서는 매가 축하비행을 하고...)
하늘에는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는데
이름을 알 수 없는 매 4마리가 구름을 뚫고 나타나
노랭이봉 위를 선회하고는 북쪽하늘로 사라진다.
몇 번을 시도한 끝에 겨우 한 마리를 담았다
(노랭이봉 돌무덤 앞에서 단체사진 한장을 남기고)
오늘은 점심 먹을 때도 모두 함께 모이지 못한 것 같다.
선두는 선두대로 내달리고 후미는 후미대로 여유를 부린 탓이다.
몇 명되지는 않지만 후미끼리라도 단체사진을 찍고
이제 1시간 거리인 날머리 동동마을로 향한다.
(호젓한 갈참나무 숲길, )
노랭이봉에서 능선을 타고 동동마을로 향하는 길은
갈참나무 낙엽까지 적당히 쌓여 호젓한데
등로변에는 오리나무와 진달래, 그리고 이름모를 꽃들이
봉우리를 터뜨리려 숨을 고르고 있는듯 하다.
(저 아래 광양제철 연수원이 보이고, 저멀리 지나온 백운산이...)
(산행 날머리, 동동마을로 내려선다)
드뎌 대장정이 끝났다. 7시50분에 출발하여 지금 16시 40분
옥에 티라면 도중에 발목부상으로 탈출한 산객이 있어 아쉽다.
(찬 도랑물도 점점 봄색깔이 묻어난다)
(백운산 4대 계곡중 하나인 동곡계곡)
동곡계곡은 실제 길이가 10km에 이르며
학사대, 용소, 장수바위, 선유대, 병암폭포 등의 명소가 있다.
학사대는 호남 3걸로 일컫는 조선 중종 때의 유학자 신재, 최산두가
소년시절 10년 동안 학문을 닦았던 곳이라 한다.
(특별메뉴, 먹는 사람이야 즐겁지만 그 준비에 얼마나 힘이 드는가?)
진눈깨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 난장에서 식사를 할 수 없어
가든을 빌렸다. 조폭님과 능삼이님, 초록빛님이 배식하느라 바쁘다.
덕분에 산행도 잘하고 준비하고 수고한 님들 덕분에 식사까지
특별식으로 했으니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이다.
(백운산 자락 동곡리 동동마을에도 정적이 감돈다. 우리도 마을을 조용히 빠져 나온다)
(백운산 종주 산행 코스)
녹색선이 우리가 지나온 길,
들머리 이정표를 보고 올랐는데 도중에 길이 사라져 버려
형제봉 오르는 길 찾는다고 한참을 헤매야 했다.
만약 이 코스로 산행을 계획한다면 형제봉 이정표 있는 곳에서
월출재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여 나오는 길로 들어서야 할 것 같다.
(구글로 뒤돌아 본 궤적... 참 많이도 걸었구나 / 솔잎님 제공)
함께한 모든 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 준비하고 애쓰신 운영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토끼님도 빨리 쾌차하여 백두대간도 이어 갈 수 있기를...
산길따라종주산악회 화이팅!!!
감사합니다!
첫댓글 시나브로님 산행기를 보면서 이번주엔 광양 백운산에 가보고싶어 지네요! 항상안전 산행을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그리고 항상 감사합니다.
하루날새에 기후 차이가 너무난다 , 우린 일요일 백운산 ,매봉 산행을 하였는데....조망이 좋아 지리산 주능선의 파노라마가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