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통증이란 통증을 일으킨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계의 이상으로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적인 통증을 말한다.
이런 통증은 아픈 자극에 의해 느끼는 강한 감각임과 동시에 대뇌의 여러 부위와 연동되어 개인의 과거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통증에 대한 두려움, 회피, 각성, 기대, 우울 등 정서적인 면에 혼합된 개개인의 복잡한 경험이다.
나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첫 번째 변화는 너무 강한 통증 자극 혹은 반복적인 통증 자극이 장시간 지속적으로 말초신경에 가해지면 통증을 전달하는 가는 신경이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는 상태가 된다. 두 번째 변화는 통증을 전달하는 말초신경이 손상되거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굵은 신경이 자라나서 가는 신경의 신경 전달 기능 일부를 담당한다. 이렇게 되면 굵은 신경에 대한 자극, 즉 건드리거나 문지르는 자극이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될 때 굵은 신경이 아닌 가는 신경의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궤도를 타고 가면서 뇌에서는 통증 자극으로 인식된다. 이렇게 느껴지는 통증을 ‘이질통’이라고 한다. 이질통이란 정상적으로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 자극을 통증으로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세 번째 변화는 말초신경에서 들어온 통증 자극에 대하여 척수나 뇌에 있는 통증 억제 신경의 기능 이상을 들 수 있다. 우리 몸은 강한 통증 자극이 있을 때 뇌에서 통증을 조율해 통증을 억제하거나 증폭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척수와 뇌에서 통증 억제 신경이 통증 자극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면 나쁜 통증이 발생한다. 네 번째 변화는 지속되는 통증 자극이 있거나 뇌의 통증 억제 신경의 기능 부족에 따라 나타난다. 이 경우 뇌신경은 통증 자극에 대한 역치가 떨어지는 변화가 일어나고 통증 자극을 기억하는 단백질 합성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통증에 대해 민감해지는 뇌 상태를 의학적으로 중추성감작 이라고 하며, 이러한 뇌신경의 영구적 변성은 통증을 만성화하게 만든다.
신경을 자르면 잘린 신경을 재생하기 위해 신경뿌리에서 신경전달물질을 활발하게 분비한다. 이런 과정에서 사소한 자극에도 통증이 발생하는 ‘신경감작’이 일어나게 된다. 신경을 자르는 것은 신경을 손상시켜 일부러 나쁜 통증을 만드는 것과 같다. 따라서 최근에는 통증이 오는 부위를 절단하거나 감각신경을 절단하는 치료는 잘 시행하지 않는다.
보통 통증이 생기면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삼차신경통은 신경 자체의 발화에 의해 나타나는 번개가 치는 듯 한 극심한 통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전혀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 삼차신경통의 유일한 치료 약물은 간질 환자의 발작을 멈추게 할 때 사용하는 항경련제인 테크레톨이다. 이 약물은 삼차신경통의 통증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안타깝게도 테크레톨마저 듣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시행할 수 있는 치료는 통증을 일으키는 삼차신경을 차단하는 것이다. 컴퓨터 특수 영상 촬영 장치를 이용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직접 찾아 들어가 정확하게 차단해주면 통증이 완벽하게 사라진다. 이를 ‘삼차신경차단술’ 혹은 ‘삼차신경파괴술’이라 하는데, 추가적인 약물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고 매우 안전하며, 시술도 1~2분 만에 끝나므로 부담 없이 편하게 받을 수 있다.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 ; 수술 전 진단이 정확하지 못했을 때, 통증이 주로 허리 혹은 목과 같이 등 쪽으로 있는 경우, 디스크의 재발, 경망외강의 섬유화. 완벽하지 못한 수술 혹은 척추의 불안정성.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 치료 : 이학적 검사와 영상검사로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 원인에 따라 신경 주사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동반하고 있는 정신적인 불안정한 요인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주사나 약물 치료로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을 때는 척수 자극기 시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척수 자극기는 척수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통증을 억제하는 장치이다.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부분에 작은 전극을 거치하고, 그 전극에 연결된 전선을 통해 외부에서 적당한 전류를 척수신경으로 보내 자극을 주는 치료법이다.
저자는 기찬신경통증클리닉 원장이며 대한통증학회 통증전문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