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대 '총선 D-30'에...
오늘로써 4월 총선까지 딱 30일을 남았다. 양당은 막바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저마다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공천? 사천? / 조명래
저마다 시스템 공천
애둘러 공정하단들
공정에 공평함 부재
사사로운 사천이라
공당이 사당화 된걸
혁신의 당 공천이라
정치사에 길이남을
최악의 공천이로다
○ ‘공천(公薦)’이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공천은
1. 여러 사람이 합의하여 추천함
2.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함
3. 공인된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공천은 위 세 가지의 의미와 함께 특히 우리는 두 번째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세 번째 의미도 가치 중립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말이다.
'공인(公認)된 정당’은 공적으로 인정된 정당을 말한다. 사적으로 인정된 정당이 아니라는 말이다. 함께하는 공동체의 일이 공적인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공(公共)이라는 단어를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에게 두루 관계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공공의 일은 공평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공공의 일을 사적으로 처리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공적인 일이라 할 수 없다.
공천이 사천이 되는 것처럼 공당은 사당이 된다. 최근 공천 파동을 볼 때, 공천의 의미는 당의 추천만을 의미하는 당천(黨薦)으로 축소되었다.
공정한 후보 추천을 의미하는 시스템 공천은 사적인 개입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후보를 선출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것은 능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시스템 공천이 내심 의미하는 바는 공정한 당천이 아니라 이기는 당천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난 6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천 문제가 총선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크다는 답변이 66%로 나왔다. 디올백(57%)이나 대장동(55%) 이슈보다 높은 수치다. 양당 지도부도 이러한 여론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왜 이기는 공천으로 자신하는 것일까?
○ 리처드 닉슨의 전략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전략은 “대중은 사랑이 아니라 공포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양대 정당은 국민에게 희망과 사랑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방이 이길 경우 암흑기가 도래할 것처럼 공포팔이를 하고 있다.
자당의 공정한 공천을 증명하기보다 상대방의 사천을 공격하기에 바쁘다 보니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거 제도와 정치 문화에서는 공포팔이와 네거티브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천이 가능한 것은 정당법의 문제이기도 하다. 현행 정당법은 공천과 당대표 선거에 대해 민주적 절차 준수라는 선언적 규정만 제시할 뿐 그것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절차는 명기하지 않았다.
당권을 장악한 소수 엘리트가 후보 추천 과정이나 당내 선거 과정을 장악한 정당은 공당이라 할 수 없다. 정당이 국가기관은 아니지만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은 국민을 대표하는 핵심 정치행위자일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 못지않은 권력기관이다. 그러므로 당내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국가기관에 버금가는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
○ 지금까지 '현황'은...
1.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 작업을 90% 이상 마무리한 국민의힘은 10일부터 이틀 동안 10개 지역 경선을 진행한다. 경북 안동 예천과 경기 하남갑 등이 대상인데, 경선 결과는 12일 발표된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공천 신청 접수 결과 총530명(남331, 여199)이 지원했다. 후보 등록 기간이 시작되는 22일 전에는 심사를 마치고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투표용지 상 앞 순번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의힘으로부터 현역 의원을 파견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 주도의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이어 기호 4번을 노리고 있는데 투표기호는 정당 의석수에 따라 정해지는 만큼 10명 미만을 파견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돌입할 계획이다. 공천 내홍 수습을 위해 '통합'에 무게가 실린 선대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3. 제3 지대 신당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어제 경기도 화성시를 찾아 이번에 출사표를 낸 화성을 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총선 필승 결의대회를 열었다.
광주 출마 의사를 밝힌 이낙연 대표는 지역구는 민주당 민영배 후보의 지역구 '광주 광산을'로 확정 발표했다.
조국혁신당은 경남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조국 대표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 승패를 결정지을 변수
4.10 총선 한 달 앞에 전문가들이 승패를 결정지을 변수로 꼽은 3대 요소는 공천 후폭풍 수습, 심판론, 세대별 투표율이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상승, 민주당은 하락 추세란 사실은 여야 전문가 모두 인정하지만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선거 전략은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전략을 짠 조국혁신당과 연대 의사를 밝힌 것은 강성 야권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중도 무당층 확보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총선 구도를 흔들었다. 공천 반발이 이어지면서 야권 내부에도 여러 전선이 형성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이념 전쟁,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출국 논란 등 ‘역주행’을 부각하며 정권심판론을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년도 안 돼 이렇게 나라를 망친 정권이 입법 권력까지 장악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조차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압도적 찬성 여론은 여당에 유리한 요인이지만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해 피해자가 속출할 경우 여론이 반전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변수가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전체 지역구(254석)의 절반 가까이(122석) 차지한 수도권 판세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
4년 전 총선(121석)에서는 수도권 103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16석)이 완패했지만, 이번엔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 투표율은 최종 변수다. 이번 총선은 30대 이하 유권자보다 60대 이상이 많은 첫번째 선거다. 통상 고령층은 투표율이 높아 인구 구성비보다 투표자 구성비가 높다. 또한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민주당의 주된 지지층인 4050과 함께 2030이 투표장으로 얼마나 나오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반드시 투표하여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를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