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요약]
정통제 주치전은 재위 중에 베트남을 먹고 소화하느라 끙끙 앓다가 사망했습니다. 이후 즉위한 경태제 주치위는 에센 사후 오이라트가 분열할 조짐을 보이자 서쪽으로의 원정을 시작했지만 초전부터 패퇴했습니다.
환관 파벌 집권 중에 북벌을 단행하여 초전부터 패배를 맛본 경태제 주치위. 심지어 초전의 지휘 장군은 바로 황제 주치위였었습니다. 무능한 황제답군요. 후후.
하지만 사원 파벌을 집권시키고 더 많은 군사로 요격하는 데도 명나라 군대는 패퇴합니다. 북쪽 오랑캐들이, 군사는 참 실하네요.
반면에 더 적은 군사로 싸우면서도 오이라트 군대를 압도하는 몽골 독립군.
황제 주치위는 은근슬쩍 몽골을 돕는 척하면서 대오이라트 전쟁에서 최초의 승전을 얻어냅니다. 사실상 90% 이상 몽골의 공적이었습니다만.
오이라트에서 집권한 새로운 보르지긴 가문은 현재 그야말로 난국에 빠진 상태입니다. 내적으로는 귀족들의 반란과 몽골의 독립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외적으로는 위협적인(아마도..?) 명나라의 북벌에 직면해있죠.
오이라트가 먼저 화평을 청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화평이라는 것이, 꼭 을지문덕의 그것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미 큰 공을 세웠으니 물러서는 것이 미덕이라고..
주치위는 이에 거절합니다.
한편, 명나라 정부의 위신은 그야말로 급전낙하하고 있습니다. 조공이 오는 족족 조공만 받고 답례품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근래 북벌에서 계속 대패하고 있으니..
경태제 주치위는 일단 부분적인 답례품 하사를 결정했습니다. 위신이 너무 낮은 건 좋지 않거든요.
계속되는 명나라의 패퇴.
아니 어떻게! 내전과 독립 전쟁에 휩싸여있는 오이라트의 군세 칠천 따위를 2만이나 되는 군대가 못 이긴답니까?
주치위는 벌써 앞서의 몽골과의 전투를 제외하고 5번 연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황제에게는 군대 통솔의 자질 자체가 아예 없는 걸지도 몰라요.
적어도 전 황제인 정통제 주치전은 안남 정벌을 성공적으로 끝냈는데 말이죠...
어쩔 수 없습니다. 경태제 주치위는 이번 북벌이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천자의 위엄 보여준 셈 치고, 아무런 조건 없는 화평을 맺기로 했습니다...
한편, 오이라트에서 새롭게 할하가 독립해 떨어져나갔습니다. 그들이 천자의 책봉을 요청합니다. 당연히 받아줘야지요!
경태제 주치위는 명예 회복을 위해 죽다 만 다이비엣의 완전 정복을 선언합니다. 저 조막만한 나라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주치위는 이번 전쟁에서는 분명히 승전하고 천자의 위신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명나라는 정규군 2만 군세 외에, 용병 1만을 동원하여 남정을 하기로 합니다. 너무 수월하게 끝날 것 같은 전쟁이었습니다만..
도중에 경태제 주치위가 죽었습니다.
그의 치세는 그야말로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치세 전기는 전 황제가 남긴 베트남의 똥을 치우느라 급급했고, 치세 후기는 오이라트에 처발리고 처발려, 황조의 위신을 다 깎아먹었습니다.
주치위의 아들, 츠헝은 과연 다를까요?
츠헝은 연호를 '성화'로 선언합니다. 이제 모든 조공국들은 연호를 성화로 쓰게 될 것입니다. 신임 황제 성화제는 단숨에 베트남을 정복하고 역대 황제들이 꿈꾸왔던 서쪽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근데, 건주여진 추장이 파견한 사신이 명나라에 와서는 대놓고 모욕을 날렸습니다. 그들의 사신은 무려 성화제의 수염을 부여잡고 희롱했어요. 능멸당한 황제는 분노하지만, 일단 남정도 있고 하니 참으려고 합니다만..
건주여진 추장이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양면 전쟁이군요.
제깟 놈들이 뭐라고!
아무래도 오이라트에서의 연전연패를 보다보니까 명나라를 비웃는 족속들이 생긴 모양입니다.
천자의 위엄을 보여줘야죠.
조선의 군대를 소집하고 건주여진의 정벌을 시작합니다.
과연 2년만에 건주여진은 무릎을 꿇었습니다. 조공을 더 보내겠답니다.
생각만으로는 아주 뿌리 뽑고 삼족을 멸해야 합니다만.. 동쪽 전쟁에 신경 쓴 탓에 남쪽 전쟁의 전황이 악화하고 있었습니다. 성화제는 여기에서 전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합니다.
천자의 위엄은 이미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불현듯 다이비엣의 지원군으로 나타난 아유타야의 군대 때문에, 남쪽 전쟁의 상황은 매우 안 좋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점령했던 베트남 지역의 대부분을 다시 빼앗겼습니다.
하지만 성화제는 외교를 아는 사람이었죠.
외교로 아유타야의 군대를 철수시킵니다.
크메르의 왕은 상당히 위신을 중시하는 왕이었습니다. 천자는 크메르의 왕의 행동이 옳
다고 인정하고, 휴전을 제안해야 했습니다.
외교적으로 고립된 다이비엣이 이제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급하게 화평을 제의하는 다이비엣입니다만, 성화제가 물러설까요?
결국 성화제는 동킨을 점령함으로써, 3대에 걸쳐 내려오던 황제의 남정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베트남은 다시 60여 년의 짧은 독립 시대를 뒤로 하고, 중국의 품으로 들어옵니다.
오이라트의 지지에 힘업어 책봉을 거절하던 차가타이였습니다만, 남쪽이 정벌된 상황을 보고 다음 진출로는 자기가 될 것임을 예상했는지 다시 책봉을 요청합니다.
성화제는 물론 거절하죠.
성화제는 또한 남쪽에 반독립적인 국가, 대리국을 두어 군대의 증강을 노립니다. 명나라 군대는 너무 허약하거든요
.
과연 큰 도움이 될까요?
당나라 이래로 야만족에 의해 유린되어왔던 타클라마칸 일대 지역은 다시 중국의 손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위먼에서 야르칸드에 이르는 지역까지, 모두 명나라에 의해 접수될 것입니다.
성화제 츠헝 그는 과연 그걸 해낼 수 있을까요?
성화제 츠헝은 후계자 시절부터 전대 황제 주치위의 북벌에서 북방 야만인들의 강력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몇 번이나 추태를 보였죠.
성화제는 그 역사가 재현되지 않도록 북방의 신흥 국가 할하와 동맹을 맺습니다. 이들은 물론 그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겠지만, 명나라와 그들의 이익이 합치하는 한 그들은 강력한 우군이 되어주겠지요.
성화제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성화제는 다시금 북벌을 결단합니다. 새로운 동맹 할하는 참전의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성화제는 아버지의 수모를 갚을 것이라 결심합니다.
과연 위먼에서의 초전은 명군의 승리였습니다.
이후에도 명나라는 계속 설욕합니다.
오이라트의 졸개 부랴트가 먼저 항복을 선언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주적이 아니지요. 성화제는 조공이나 열심히 바치라는 말과 함께 그들의 항복을 허가합니다. 이제 좀 위신이 사는 느낌입니다.
명나라는 하미와 카킬리크를 얻는 대가로 오이라트와의 전쟁을 중단키로 결정했습니다. 이 두 지역은 서역으로의 진출의 교두보가 되어 줄 겁니다.
2차 북벌은 승리로 끝났습니다.
성화제는 전대 황제와 전전대 황제가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냈습니다. 대단합니다.
하지만 참.. 역설신은 명나라의 호걸을 좋아하지 않죠. 성화제는 전쟁 직후 급사했습니다. 그의 아들 서우챈이 신임 황제로 등극합니다. 서우챈은 매우 유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에게 기대를 해봅니다.
서우챈은 연호를 홍치로 합니다. 새로운 홍치제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동시에 조선의 왕이 여진 정벌에 도움을 청합니다.
당연히 참가해야지요. 전대 황제를 조롱했던 건주여진족들은 뼈도 추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 와중에 산골짜기의 우창이 또 명나라를 조롱하는군요. 정말 언젠가는 손 봐줘야 할까요?
선양에서의 초전은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미 이 전투에서 전쟁의 끝이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새로운 국가의 이념을 결정할 때가 왔습니다.
홍치제는 무역 진흥을 위해 무역에 초점을 두기로 합니다.
아니, 어째설까요? 무려 이번 전쟁은 명목상 패전으로 끝났습니다. 조선이 건주여진족들 따위에 14두캇이나 바쳤어요. 천자의 지원이 너무 늦어 조선이 전쟁을 지속할 의지를 잃었던 모양입니다.
한편, 내정을 체크합니다.
4대 황제를 거치며 중국 군대는 많이 개편되었습니다. 징병으로 유지되던 군대는, 이제 대부분 모병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상비군 4만5천 명 중 모병한 군대만 4만입니다.
경태제 중기 - 성화제 연간 - 홍치제에 걸쳐 거듭되어온 하사품 하사 덕에, 명나라의 위신은 다시 높아졌습니다.
홍치제 서우챈의 우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군사 기술을 높입니다.
여전히 후달리기는 하지만, 체면치레 정도는 가능합니다.
야르칸드가 이웃 국가 카슈미르와의 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홍치제는 전임 황제 성화제에 이어 서쪽으로의 정벌을 재개하기로 합니다.
(다음에 계속)
[명나라 역대 황제 연표]
-주치전(1435~1453; 재위 18년) 정통제
1445년 사원 파벌 정국 주도.
1445년 조선과 동맹 체결.
1447년 다이비엣으로의 친정 개시.
1449년 다이비엣 수도 동킨 함락. 다이비엣의 화평 제안 거절.
1452년 동킨을 제외한 다이비엣 전역 점령.
1453년 사망.
-주치위(1453~1472; 재위 19년) 경태제
1453년 연호를 경태로 하고 즉위.
1456년 슬하에 후계자 츠헝을 얻음.
1457년 위먼 변경 카킬리크에 클레임 날조.
1459년 군사 기술 진보.
1460년 이웃 조공국 흐센비가 선라 지역을 200 두캇에 매도 제안. 황제 승낙.
1460년 문자의 옥. 황제가 황조를 비방하는 책을 모두 불사르고 저자와 그 가족을 참살함.
1464년 장성을 개축.
1466년 오이라트의 에센 사망. 황제가 오이라트 신임 통치자 보르지긴 토그한의 책봉을 거부.
1466년 황제, 카킬리크 획득을 위해 에센 사후 내분을 겪고 있는 오이라트에 대한 전쟁을 선언. 친정을 개시.
1470년 오이라트에 연전연패하자 결국 오이라트와 아무런 조건 없이 화평.
1471년 황제, 다이비엣 재정복을 선언. 다시 친정을 개시.
1472년 남정 중 사망.
-주츠헝(1472~1485; 재위 13년) 성화제
1472년 연호를 성화로 하고 즉위. 전임 황제의 남정을 이어받음.
1473년 건주여진 추장이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 황제를 희롱.
1473년 건주여진족이 명나라에 전쟁 선언.
1475년 황제가 건주여진족을 패퇴시키고 더 많은 조공을 약속받음.
1476년 남정에서 다이비엣의 우군 아유타야와 크메르와 화평.
1478년 다이비엣 합병. 7년에 걸친 남정 종결.
1479년 운남에 대리국을 변경국으로 신설.
1480년 서역의 장악 결심.
1481년 할하와 동맹 체결.
1481년 카킬리크 획득을 위해 북벌 재개시. 북벌에서 할하와 연대.
1484년 부랴트를 패퇴시키고 화평.
1485년 카킬리크와 하미를 얻어내고 북벌 종료.
1485년 귀환 중 사망.
-주서우챈(1485~) 홍치제
1485년 연호를 홍치로 하고 즉위.
1485년 조선이 건주여진족 정벌에 지원을 요청하자 승낙.
1488년 무역 진흥 정책 개시.
1491년 6년에 걸친 건주여진족 정벌이 아무 소득 없이 끝남.
1493년 군사 기술 진보.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세종의 업적은 실로 놀랍습니다..
으어어어 용이 깨어난다...
저게 용이 될지 똥이 될지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