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를 천대하며 사는 나라의 백성보다 모국어를 사랑하며 사는 나라의 백성이 더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세계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 현재 세계 여러 나라를 보아도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 국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어가 대접받지 못하는 경우도 요즘 너무 많습니다. 아이들에 지나칠 정도로 영어를 강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곱 살 아들을 과외 시키는 엄마가 있습니다. 아들이 받는 수업은 영어입니다. 엄마는 아들이 빨리 영어를 터득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영어예배 참석을 위한 인터뷰시험에 합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영어예배만 참석하게만 되면 아들의 영어공부는 걱정 끝이라는 생각에 엄마는 아들을 힘들게 합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의 종교생활 편의와 외국에서 살다 온 국내 어린이의 적응을 돕자는 취지에서 일부 대형교회들이 '어린이 영어예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린이 영어예배당은 국내 성도들의 자녀가 대다수를 이루는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50분 시작하는 어린이 영어예배의 수준은 설교, 찬양, 성경공부까지 한국어는 한마디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예배를 위한 교회인지 영어를 위한 학원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습니다. 교회가 처음을 만들었을 때는 예배를 위해 그렇게 했겠지만 어린 영어예배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는 영어를 위해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사랑의 교회의 경우 매주 영어예배에 출석하는 어린이는 150여 중 과반이 일반 한국인 성도 자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자녀를 보내기 원하기에 교회 측은 신규 등록을 받는 매달 첫째 주 별도의 인터뷰 시험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등록인원만 3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도 간단한 인터뷰 과정을 거쳐 신규 인원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선데이스쿨'이라 불리는 유년부 영어예배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온누리 교회도 만4세가 넘으면 별도의 레벨 테스트를 거쳐 영어예배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녀를 보내고자 하는 성도들은 많은 데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신앙과 함께 영어회화 실력도 기를 수 있다는 생각하는 부모도 있겠지만 신앙보다는 영어회화가 먼저일 것입니다. 영어예배의 취지가 옅어져 교회에서도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합니다. 유아 영어예배를 보는 교회들이 오히려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엄마들의 심리를 아는 교회이기에 말입니다.
외국인들 자녀들을 위해 영어예배를 운영한다면 외국인 자녀들만 받으면 됩니다. 굳이 영어 인터뷰까지 해서 국내 성도들의 자녀를 받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외국인 살다온 국내 아이의 경우 빨리 국어를 배워야 합니다. 유아들에게 영어로만 설교, 찬양, 성경공부를 할 필요가 없음에도 그렇게 하는 것은 교회가 오해를 받을 행동입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아이들이 신앙을 배우고 국어 아닌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은 가능할 것 같지만 아이들에게는 무리입니다. 물론 국에도 다 배우지 못한 아이들에게 영어를 마구 배우라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영어를 강조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목사님이 설명을 잘해줘야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영어로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단어들이 많습니다. 모국어로 하는 신앙이 진정한 신앙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의 조기영어교육열풍과 교회의 어린이신도 늘리기 방안이 일치가 되어 만들어진 영어어린이 예배가 바로 잡혔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우리말로 신앙생활을 했으면 합니다. 영어라는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 성장했으면 합니다. |
출처: 문상원의 교육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문상원
첫댓글 한국에서나 가능한 기막힌 이야기이지요. 싸움질도 영어로 가르치면 할 거고, 남 사기치는 것도 영어로 가르치면 배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