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 시사집-하늘가 긴 사래밭
김해림(본명 김기영) 시인이 10번째 시집을 발간하였다. 자작시에 자신이 촬영한 흑백 사진을 삽화로 활용하여 발간한 시집이다. 사진작가협회에서는 김기영으로 잘 알려진 김해림 시인은 시와 사진으로 편집한 6번째 시사집(詩寫集)이다.
김해림 시사집, [하늘가 긴 사래밭], 2012, 오늘의문학사, 정가 10,000원
* 김해림 시인의 약력
- 1946년 대전 출생
- 1976~1990 공무원 봉직
- 계간 [문예한국] 시 등단
- 한국문인협회 대전지회 회원
-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1992~ )
- 시집 10권, 문집 1권 등 저서 11권 발간
- 2012년 진로문학상 작품상 수상
* 류인석 수필가의 서문(序文)--일부
김해림 시인이 드디어 10번째 시사집(詩寫集)을 냈다. 사진쟁이 바람과, 글쟁이 바람을 융합시켜 한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바람난 사진과 바람난 시가 어울려 춤판을 벌였으니 金선생의 ‘쟁이 근성’ 역시 바람이 아닐 수 없다. 바람나지 않고서는 쉽게 해낼 수 없는 게 모든 예술의 근성이 아니던가. 겉으론 조용하지만 내면에는 바람으로 가득찬 시인의 근성과 사진가의 근성이 바야흐로 금상첨화(錦上添花)를 만들어냈다.
모두가 잠든 세상에서 감동하는 한 줄의 시어(詩語)를 찾아내기 위해 혼자만이 삼경(三更)을 헤매야 하는 집념의 바람, 허구한 날 카메라 들고 피사체(被寫體)를 찾아다니며 예혼(藝魂)과 중얼대야 하는 미친 사람의 행색 또한 집념의 바람이 아니던가. 때문에 김해림 시인의 10번째 시사집 『하늘가 긴 사래밭』에서는 제목이 암시하듯, 긴 사래밭에서 도란대는 바람의 얘기들이 정답다. 바로 이것이 예술의 혼 바람이 아니던가.
-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바람을 잠재우려고/ 바람만 바람만 하다가 바람 새 되어/ 머리 희끗해져 집으로 돌아온다.(「어떤 풍경」 일부). 바람 따라 종종대고 사노라면 어느새 머리 희끗해진 간절한 모두의 노래가 아니던가.
- 찰나에 바람이라도/ 마음 함께 움직이는 일/ 세상일인가 싶다.(「이마에 손을 얹고」 일부). 찰나의 생각이라도 놓칠 수 없는 감성으로 연결시켜 삶을 반추하게 하는 시혼으로 다듬어 내고 있다.
- 버리고 또 버리고/ 주야장천 흐르는 세월을/ 버린다고 말하지만/ 버려도 남는 것이/ 마음인 것을/ 그 것이 왜 남는 것인지도 모른다.(「옳은 말씀」 일부). 무한의 세월 속에 유한한 인생을 살면서도 사람들은 심오한 세월의 진실과, 선악의 인과관계를 모른다는 깊은 묘사는 커다란 울림이 아닐 수 없다.
- 밤낮없이/ 널 부러져 있는 세월/ 주워 담는 모습 바쁘다/ 그릇그릇 옆구리에 매달고 / 발걸음 옮길 때마다/ 꽤나 시끄럽다.(「풍경 2」 일부). 무던한 외모에 비해 살아온 세월 굽이굽이마다 족적을 남기기 위해 바쁘게 살아온 김 시인의 지혜가 섬광 되어 번득이고, 비단 같이 고운 진실의 바람이 그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