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각종 원자재를 거대한 공룡처럼 먹어치운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뛰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수요폭발이다. 중국은 이제 폐지, 폐철, 폐동 등 재생자원을 닥치는 대로 수입하고 있다. 세계의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말이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액은 지난해 2,880억이다. 중국산이 없으면 소비생활에 큰 불편을 느낄 정도이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가장 큰 품목은 항공기 다음으로 폐품이다. 지난해 전체 폐품수출은 3,400만t, 157억 달러인데 그 중 41%인 65억 달러 어치가 중국으로 갔다. 쓰레기가 늘어만 나는 무역수지 적자의 상당액을 메우는 셈이다.
미국은 중국에 폐지만도 10억7,0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1994년 34만8,000t을 수출했는데 작년에는 무려 910만t으로 늘어났다. 중국 등지로 폐지수출이 늘어나자 회수율이 1999년 32%에서 지난해는 53.4%로 높아졌다. 폐철은 1998년 16만6,000t 수출했는데 작년에는 200만t을 넘어섰다.
중국는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587만t 수입했다. 홍콩을 경유한 물량을 포함하면 일본에서 만도 560억엔 어치, 120만t을 사들였다. 이 밖에도 고철 1,423억엔, 폐동 701억엔, 알루미늄 105억엔, 폐지 438억 어치를 수입했다. 중국수요가 늘자 지난 5년 새 일본의 수출가격이 고철 3.3배, 폐동 4.5배나 올랐다. 영국에서도 2005년 쓰레기를 190만t 수입했는데 이것은 1997년에 비해 158배나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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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 이젠 전 세계 쓰레기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질됐다. 이젠 중국의 환경오염도 생각할 때다. © 인터넷 이미지 | 1992년 발효된 바젤협약은 유해폐기물로 규정된 전자제품 쓰레기의 국가간 이동을 금지한다. 그런데 전세계에서 해마다 컴퓨터, 휴대전화, 전화기, 복사기, 냉장고, TV, 에어컨 등 전자제품 폐기물이 5,000만t이나 발생한다. UNEP(국제연합환경계획)에 따르면 그 중 70% 가량이 중국으로 유입된다. 중국도 2000년 4월부터 수입을 금지하는데도 말이다.
더러는 손을 봐서 중고품이나 부품으로 판다. 전자제품을 1t 분해하면 금, 은, 구리, 크롬, 아연, 니켈 등 각종 금속물질이 6,000달러 어치 나온다. 전자제품의 급속한 보급에 따라 자국 내에서도 쓰레기 발생량이 엄청나서 폐품수입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싼 품삯 탓에 쓰레기에서 돈을 캐는 폐품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 최고의 부자는 주룽제지 창업자인 장인이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보스>가 선정한 중국 갑부 5위에 올랐으나 남편과 아들 재산을 합치면 최고이다. 50세인 그녀는 1985년 폐지수집에서 출발하여 세계최대의 포장지 생산업체 사장으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