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마음산악회’ 정기산행인 '거제 포록산, 동망산'산행이자 시산제 행사가 있는 날.
나는 오래전 다녀온 바가 있어 두 분 산친구들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권 형님’은 ‘왕조산’을 가자고 하였으나 어프로치 구간이 불편해 다음을 기약하였고, ‘한덤’님의 추천으로 ‘가배량진성’과 ‘안산’ 그리고 무명봉이었던 ‘국사봉’을 택했다.
‘거제 가배량진성(巨濟 加背梁鎭城 경상남도 기념물 제110호)’은 거제시 동부면 해안인 ‘오아포(現 가배량)’에 있는 성이다.
‘가배(加背)’는 ‘가(加)라산’을 등지고(背) 있다’고 지어진 이름이고, 옛이름 오아포는(烏兒浦)는 '까마귀 개(浦)'라고 불렸던 지명.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우수영을 한산도 두억포에서 전라도 녹도, 진도로 옮겼다가 거제 오아포로 옮기면서 성을 쌓았다.
조선 선조 34년(1601)에는 오아포에 통제영이 있었으나 통제영으로 적당하지 못해 고성군 춘원포로 옮겼다가 다시 통영으로 옮겼다.
‘가배량진성’ 남쪽 가배만과 율포만 사이로 뻗어나간 반도에는 ‘안산(203.9)’이 있어 정찰을 하기에 용이했을 것이다.
이 만(灣)은 남서쪽을 제외하면 삼면이 막혀 있고, 입구 앞쪽에는 한산도와 추봉도가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어 풍랑이 거의 일지 않는다.
‘안산’에 대한 지명은 어디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가 없었지만 정상에 매달린 ‘故 한현우’님의 빛바랜 ‘案山’코팅지를 참고하였다.
* ‘案(안)’은 책상을 뜻하는 글자이나 ‘앞을 막아서는 산이나 고개’를 뜻하기도 한다.
가배량진성 답사와 안산 산행은 불과 3km에 천천히 1시간 30분 만에 끝이 났다.
그래서 찾은 곳이 ‘가배만’을 옴팍하게 에워싸며 함박마을 남서쪽으로 길게 곶(串)을 이룬 곳에 우뚝 솟은 무명봉 ‘174m봉’.
이 무명봉에는 뜻밖에도 ‘國師峰(국사봉)’이라는 정상석이 서 있었으니, 보잘 것 없는 무명봉이 아주 그럴 듯한 이름을 얻은 격이다.
정상석을 세운 사람의 열성(?)를 생각한다면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게 오히려 부당하다.
세상이 시끄러운 이즈음에 남해를 바라보며 나라 걱정하는 흉내라도 내야 할 판이다.
산행코스: Kt 거제수련관-가배량진성-임도-안산-장사도유람선터미널-함박마을-임도진입-능선(철탑)-174m(국사봉)-(원점회귀)
* Kt 거제수련관 주소: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 산11-6
궤적.
궤적.
10km가 조금 넘는 길을 4시간 가량 걸렸다.
고도표.
<국제신문> 포록산-동망산. 오래전 다녀온 ☞ 포록산,동망산
날머리에 가배성(가배량진성)과 안산이 있고, 가배만 위 함박마을 좌측 돌출된 곶(串)의 174m봉이 '국사봉'이다.
거제도.
거제도.
현장에서 급조한 표지기는 매직펜을 가져가지 않아 우중에 볼펜으로 휘적거렸으니 선명도도 희미할 뿐더러 수명도 짧을 것이다.
포록산 산행 기점인 오망천교에 일행들을 내려준 뒤...
우리는 포록산 날머리인 'kt거제수련관'으로 돌아가...
버스는 'kt거제수련관' 앞에서 대기할 것이다.
가배량진성으로 가기 위해선 2차선 아스팔트를 걸어 '거제 가배량진성' 안내판을 따른다.
'ㅓ'자 갈림길에선 안내판이 안내하는 좌측길.
안내판은 아주 알기쉽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안내판이 가리키는 우측 오르막 임도.
그곳에 길게 성곽이 둘러져 있다.
간간이 비뿌리는 이른 봄날, 때이른 꽃망울은 매화다.
가배량진성은 원형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듯하여...
우측으로 성곽을 따르다...
위로 올라 보았다.
위로 올라오자 산성의 모습은 석성에서 토성의 모습이다.
성곽을 따라 커다란 소나무들이 식재되어 있어 성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고, 성곽 좌측으로 돌출된 부분은 망루로 추정되는 곳.
성의 바깥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으로 둑을 쌓아 만들었으니 토석혼성인 셈이다.
망루로 추정되는 곳은 제법 널따랗다. 망루 아래엔 수구가 있고...
안산 방향 성 위로 소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다. 고종 31년(1894년) 가배진이 없어졌다고 하니 그 무렵 심은 나무인 듯하다.
가배량진성의 안내판.
경상남도 기념물 제110호이다.
현위치가 안내판이 있는 지점이니 성곽 위 우측(4번)이 추정 망루.
성곽 위로 걷기가 불편하여 성곽 아래로 내려서 안산을 향해 걷는다.
그러다가 돌아본 모습.
'Y'로 갈림길에서 오른쪽 방향.
매화가 핀 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보다.
시멘트 임도를 곧장 따르다...
우측 어깨에 짊어진 능선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능선으로 바로 붙으려다 끝까지 임도를 따르기로 했다.
시멘트 포장임도가 끝이 나더니...
묵은 임도 끄트머리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 붙으며...
꼭대기로 향한다.
잡목 가지를 제거한다면 천혜의 조망처가 될 터이지만 찾는 이가 별로 없으니 관심밖.
뒤따라 올라오는 성호 씨.
돛대를 닮은 커다란 바위를 우회하자...
안산 꼭대기에 오른다. 매직펜을 가져오지 않아 볼펜으로 빗물에 젖은 표지기에 글을 썼으니 수명은 길어야 한 달일 것.
표지기를 건 뒤...
올라올 때 우측 어깨에 짊어졌던 능선으로 내림길을 잡았다.
곧 아까 우리가 올라갔던 임도.
임도가 조금 가파른 지점이다.
뒤돌아 보는 모습.
가배량진성을 지나...
kt거제수련관 뒤로 동망산을 올려다 보고, 덕원해수욕장 방면을 내려다 본다.
당겨본 kt거제수련관과 우리 버스.
바다 건너 좌측으로 구름을 덮어쓴 가라산(?).
이른 봄비에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 우리는 지금 함박마을로 가는 있는 중이다.
가배초교는 폐교가 되어...
아이들 웃음소리 끊긴 지 이미 오래 되었고...
지금은 '해강미술학교'로 변한 듯.
가배버스 정류장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널따란 공터가 있고, 깃발이 달린 곳은 '가배청년회관'.
가배항에는...
장사도로 가는 유람선이 정박 중이다. 궂은 날씨에 주중이어선지 여행객이 전무하다.
가배보건진료소를 지나...
가배만을 좌로 바라보며...
지나온 안산도 돌아 보았다.
도로명은 '함박금길'.
가배만을 좌로 두르자 멀리 뽈록 솟은 봉우리. 국사봉 정상석이 있는 174m 봉이다.
가배만 건너 좌측에 아까 우리가 올랐던 안산이고, 우측으로 길게 뻗어나간 지점에 205.6m봉이 솟아있다.
함박행복펜션을 지나며 우리가 나눈 이야기. 174m봉을 가칭 '함박봉'이라 작명하기로 하였다.
'Y'로에서 좌측으로 올라 우측으로 내려왔다.
174m봉이 올려다 보이는 아스팔트.
좌측 가배만 건너 안산과 205.6m봉.
더 좌측 가배만 깊숙이 동망산.
우측에 있는 건물은...
'산들바람 국제 치유 명산센터'
우측 임도급 산길을 올라...
능선 고개에 접근을 한다.
진행방향은 능선 우측.
고개 좌측 가까이엔 'kt 송신탑'이 있다.
송신탑 안내판.
그저 타박타박 무명봉을 올랐는데...
"이 무시기?" 國師峰(국사봉)이란 오석 정상석이 서있다. 174m봉이다.
정상에선 가배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 유사시 아주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로 손색이 없겠다.
'國師峰'이란 이름이 조금도 커 보이지 않는 건 '안골포 왜성'이 있는 진해 '안골포'와 '가배만'이 지형적으로 흡사하기 때문.
누가 세웠는 지는 몰라도 그의 열성을 존경한다. 여기서는 지명의 옳고그름은 따지지 말자.
그래서 볼팬으로 긁적여 '國師峰(174km)'이라 적은 뒤...
나무에 걸었다. 선답자들의 표지기는 전무하였다.
내려서는 능선.
편백숲 향내를 맡으며...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섰다.
고갯마루 볼록거울이 있는 지점에서 돌아보는 모습.
곧 아까 올라갈 때 만났던 'Y'로에 내려와...
돌아 보았다. 좌측으로 올랐다가 우측으로 내려온 원점회귀 지점이다.
가배량진성 입구인 삼거리를 지나...
'댕댕이 풀빌라 펜션' 삼거리에 우리 버스가 이동해 있다.
길가의 이 건물은 휴업상태여서 시산제 행사를 치를 수도 있었던 것.
이미 시산제는 끝이 나고 음복을 하고 있다.
커다란 황금돼지 저금통엔 절값이 가득.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요즈음.
거가대교를 지나자마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하차한 뒤 가게로 가 배낭을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