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1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24-28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2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클라라 자매님, 축일 축하합니다♡♡♡
앗시시, 참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다. 길쭉하게 생긴 이 산위의 중세도시 한 쪽 끝에는 작은 형제 수도회의 모원인 성 프란치스코 바실리카가 있고, 다른 한 쪽 끝에는 클라라 관상수도회의 모원인 성녀 키아라(클라라의 이태리어 원명) 바실리카가 마주보고 있다. 두 바실리카(대성당)가 온 도시를 꼭 품고 있는 형상이다. 프란치스코와 키아라 두 성인들의 청빈과 겸손을 닮은 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중세 도시의 삶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 페루지아에 살 때는 매주말에, 로마에 살 때는 거의 매달 찾았던 앗시시, 그 어느 한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도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선, 그 자체에 빠져들 수 있었다. 청빈과 겸손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키아라 성녀의 관상 수도생활에서 퍼져 나오는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선이다. 작은 교회인 이 수도자들의 관상과 기도가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를 풍기는 세상을 멸망이 아니라 맑고 향기로운 세상,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로 이끌고 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 예수님께서는 세 차례에 걸쳐 십자가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신다. 그리고 그때마다 부활의 영광, 그 구원의 삶을 살기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일러주신다. 오늘 복음말씀은 그 첫번째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이 말씀대로 사는 것일까? 모든 순교자들과 은수자들과 수도자들이 이 말씀대로 산 사람들이다.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뒤를 이어, 예수님을 따르는 최고의 길은 순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해시대가 끝났을 때, 순교에 준하는 예수님을 따르는 최고의 길로 교회 역사 안에 등장한 것이 수도생활이기 때문이다. 수도생활은 예수님을 따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길이다.
그리고 우리 가까이 우리와 함께 산 이들 가운데 이 삶을 모범적으로 산 아름다운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중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과 이태석 신부님과 무소유의 법정 스님같은 분들은 잘 알려진 분들이다.
그리고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생명과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 생태복지마을 사람들, 친구들이 바로 이 말씀대로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즐겁게 일하고 봉사하고 기도하는 우리 마을사람들 친구들, 참 아름답다. 양양 부소치리 관상수도원과 제주 금악리 관상수도원의 아름다운 수도자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