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포승공단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최대하청업체 동우화인켐에서는 그간 성분을 알 수 없는 평균 2달에 1번꼴로 빈번한 가스누출사고가 있었습니다.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이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항의 한번 제대로 못하다가 지난 5월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결성하고서야 노동자의 권리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하는 가스누출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현재 노동조합 간부 11명이 해고되었고 회사 정문 앞에서 컨테이너 농성을 진행 중입니다. (다음 아고라 이야기즐 78006번 참조)
>>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처음 드러난 가스성분!
지난 10월 13일에도 가스사고가 터졌습니다. 간부들이 모두 해고된 상황에서 현장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사내 휴게실에서 농성을 하고 있던 차에 조합원의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고 현장인 크린룸에 들어가려하니 해고자라 안된다고 관리자들이 모두 막아섰습니다. 사고현장을 보존해서 가스성분을 밝혀야된다는 주장에도 관리자들이 ‘기술자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끄는 동안에도 공조기는 최대치로 돌아갔습니다. 해고된 노조 간부들은 노동부 산업안전관에게 전화를 걸어 ‘노동부의 시정조치로 동우가 가스 사고 재발방지 공사를 20억이나 들어서 했다는데 또 가스사고가 터졌다. 동우를 믿을 수 없으니 직접 가스를 채취해 성분분석을 의뢰하겠다.’고 강력하게 항의하였습니다. 밀고 당기며 6시간이나 흘렀고, 결국 노동부의 중재로 현장에 들어가 가스를 채취할 수 있었습니다. 작업장인 크린룸으로 들어서니 몇 시간이 지났음에도 심한 악취가 났습니다.
그렇게 채집한 가스를 원진연구소에 의뢰했고, 그 결과는 과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스누출이 있은 지 무려 6시간이나 지난 후임에도 유해성분이 일반 학교나 가정집보다 2-3배나 높게 나왔으며, 발암물질인 벤젠, 앉은뱅이병을 유발하는 노말헥산, 피부독성을 일으키는 트리크로에틸렌, 톨루엔 등이 검출되었습니다.
무려 6시간이나 지난 후의 성분이 이렇습니다. 시급한 정식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회사는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가스사고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7.7일 사내집회 중 우연히 찍힌 톨루엔 통
>> 사람을 죽이는 참담한 거짓말 1. “가스는 무해하다!”
지난 여름, 노조가 결성된 후 수차례 가스누출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하청업체들과 동우화인켐은 ‘가스가 무해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히려 노조가 괜히 트집을 잡아 문제를 일으킨다고 수많은 대자보와 유인물을 통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정식조사를 외면합니까?
6월 28일 가스누출사고 당시 강제로 작업을 강행하며 ‘나도 몇 시간 동안 안에 있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던 홍00 소장님! 우리도 몇 시간 정도면 괜찮겠습니다. 하루 12시간씩 그 냄새를 맡아가며 함께 일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 사람을 죽이는 참담한 거짓말 2. “가스가 아니라 냄새일 뿐이다?”
회사에서는 수차례 ‘가스가 아니라 냄새’라는 웃기지도 않는 주장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작년(2007년) 7월 16일자로 작성된 회의록에서도 ‘현장 Gas 누출로 인한 라인 중단, 구토 및 어지럼증 호소사원 다발생, 내부 조사팀 조사하였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응급조치’라고 씌어진 자료가 공개되었습니다.
작년에 나온 건 ‘가스’고 올해 나오는 건 ‘냄새’입니까?
>> 사람을 죽이는 참담한 거짓말 3. “가스측정기를 설치했으니 앞으로는 괜찮다?”
노동조합의 거듭된 요구에 두 달이나 지나서 간신히 가스측정기가 설치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물 건너 오느라 늦었다던 이 측정기로 이제 가스가 터지면 즉시 채집하여 그 성분과 유해성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사측과 노동부는 강조했고 당연히 노동자들은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속노조 본조 노동안전국장, 경기지부 정책국장, 동우 비정규직 분회 노동안전부장과 노동부 평택지청장의 면담에서 이 측정기가 Minirae-3000이라는 모델로 휘발성분 하나만 잡아주는 것임이 드러났습니다.
‘휘발성 측정기’ 하나 설치하고 모든 유해성분을 잡아주는 것처럼 또다시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노동부와 회사측! 당신들에게도 양심이란 게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