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보다 ‘운전’ 선호하는 고양시민들… 외면당하는 ‘대중교통’ 무엇이 문제일까?
창간 32주년 특별기획 - 시민 이동행태로 본 교통망 과제
30~50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운전 압도적 선호
‘대중교통’ 접근성 나쁘지 않지만 만족도는 저조
마을버스 역할 충실하려면, 중앙로 지나지 않아야
GTX-A 개통 기점으로 내부교통망 전면개편 필요
지선 버스노선 통폐합 혁신해야 “시민 협조 필수적”
[고양신문] 올해 제4차 국가철도망에 ‘인천2호선 일산연장’이 신규사업으로 발표되면서 고양시의 대중교통, 특히 철도교통망에 대한 기대치는 한층 올라가게 됐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중 가장 먼저 개통되는 A노선은 고양시가 3개 역을 유치하게 됐고, 덕양구에는 창릉신도시 건설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고양은평선(서부경전철)이 서울 새절에서 고양시청까지 신설된다.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도 내년이면 완공될 예정이라 김포공항을 거쳐 수도권 남부지역으로의 이동이 훨씬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렇듯 고양시와 외부 도시를 잇는 간선교통망이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중교통에 대한 고양시민들의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특히 철도를 중심으로 간선교통망이 늘어남에 따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 바로 고양시 내부 지선교통망이다. 간선은 말 그대로 줄기, 지선은 가지를 뜻한다. GTX와 같은 간선교통망의 성공여부는 결국 지선교통망을 통해 거주지에서 GTX역까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도달하느냐에 달려있다.
내부교통망이 간선교통망의 도우미 역할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의 활력을 높이고 자족도시로의 발전을 꾀하는 역할도 한다. 외부에서 소비자가 찾아올 게 아니라, 내부에서의 활발한 이동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여가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무엇보다 소외지역을 최소화해 도시 내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간선교통망이 갖춰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에 대한 고양시의 가장 큰 과제는 마을버스와 같은 지선교통망을 어떻게 잘 개편하는냐에 달렸다. 이번 기사에선 고양시정연구원의 연구자료를 토대로 고양시민들의 이동형태를 분석하고 대중교통 개선의 방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주 교통수단’ 묻는 질문에
운전, 버스, 지하철 순으로 응답
지하철 ‘오래 거주할수록 덜 이용’
고양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대부분의 응답자는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서’를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40.9%가 ‘자가용 이동’을 주 교통수단으로 응답한 것. 이어 버스 22.6%,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16.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고양시정연구원이 작년 10월 29일부터 9일간 고양시민을 대상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표본할당으로 총 인원 2784명을 면접조사한 결과다.(고양시민 이동행태 및 보행만족도 조사)
운전면허증이 없거나 차량을 소유한 비율이 낮은 10와 20대에선 ‘걸어서’ 또는 ‘버스 이용’이 가장 많았지만, 경제활동 연령대인 30~50대에선 ‘자가용 이용’이 압도적인 응답을 기록했다. 특히 40대의 고양시민들은 지하철 이용은 8.5%, 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16.3%에 그쳤고, 자가용 운전은 56.3%로 나왔다.
연령별로 비교하면 40대가 ‘운전’에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경제활동이 왕성한 나이일수록 대중교통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거주기간이 긴 시민일수록 자가용 운전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한다는 응답이 다소 높게 나왔다. 거주지 주변 도시환경을 잘 이해하고 도시에 대한 경험치가 쌓일수록 자가용을 적게 이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서 이동한다’라는 응답은 거주기간 10년 미만의 경우 43.3%였지만, 10년 이상 거주자들은 38.7%로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특이한 점은 지하철에 대한 응답인데, 거주기간이 길수록 버스를 이용하거나 걷는 비율이 함께 상승했지만, 유독 지하철에 대해서만 거주기간이 길수록 이용률이 감소했다(10년 미만 거주 17.5% → 10년 이상 15.6%). 이는 경험치가 쌓일수록 지하철의 이동효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 즉 ‘지하철이 생각보다 불편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고양시가 보유한 철도노선을 보면, 경의선은 출퇴근 시간의 높은 혼잡도와 긴 배차간격이 이용률 감소요인으로 꼽히고, 3호선은 굴곡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철 접근성’ 일산동구 꼴찌
화정에 비해 행신 접근성 낮아
삼송·창릉 신규개발지역 좋은 편
신규 지하철에 대한 고양시민들의 열망과 기대치는 매우 높다. 하지만 기존 지하철에 대한 이용률은 생각보다 낮다는 것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운행되는 지하철이 ‘주 교통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을까. 첫째는 지하철이 도시내부를 연결하는 지선이 아닌 먼 거리로 가는 간선교통망으로 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경의선과 3호선이 가진 불편한 점들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철도망은 쾌적성·정시성·안전성 등으로 인해 대중교통 중 가장 선호되고 있는 이동수단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는 각 동별로 ‘거주지로부터 지하철 정거장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인했다. 먼저 구별로 살펴보면 일산동구가 지하철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동구는 ‘걸어서 지하철까지’ 평균 26.7분이라고 답했고, 다음으로 덕양구 17.9분, 일산서구 14.1분으로 나타났다.
일산동구에서 도드라지는 동은 식사동이다. 인구밀집지역에 속하면서도 지하철까지의 시간(걸어서)이 40.8분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이어 중산동(21.0분)과 풍산동(20.3분), 백석1동(20.2분)이 지하철과의 접근성이 낮은 편에 속했다.
일산서구에선 주엽1동(9.5분)과 주엽2동(9.2분)이 걸어서 10분 이내로 지하철과의 접근성이 가장 높았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은 가좌마을이 있는 송산동으로 29.4분으로 조사됐다.
덕양구는 고양동, 관산동, 대덕동 등에서 지하철과의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반면 창릉동과 삼송동 등 신규 택지지역은 지하철 접근성이 도보로 11분대로 매우 높았다.
그 외 지역 중 화정1·2동은 11~12분대, 행신1·2·3동은 17~18분대를 보여 인구밀집지역 중엔 화정동이 행신동에 비해 지하철에 대한 접근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행환경 만족도’ 조사
서구, 동구, 덕양구 순
성사1동 보행만족 최하위
고양시 교통망을 강화하자는 목소리에 밀려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보행환경 개선’이다. 현재 고양시는 간선교통망에 대한 계획이 어느 정도 잡혀있는 만큼, 내부 교통망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이때 함께 살펴야 할 것이 보행환경 문제인데, 이번 조사에서 각 지역별로 보행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일산서구로 점수로 환산하면 3.48, 다음이 일산동구 3.38, 덕양은 3.31로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보행 만족도를 동별로 살펴보면, 일산동구에선 장항2동과 장항1동이 가장 높았고 고봉동과 식사동이 가장 낮았다. 일산서구에선 일산3동과 주엽2동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탄현동과 송산동이 가장 낮았다. 덕양구에선 행신1동과 행신2동이 1, 2위를 기록했고 성사1동, 고양동이 가장 낮았다.
특히 성사1동의 보행 만족도는 2.7로 고양시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고양동, 식사동, 송산동 등 지하철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들이 보행 만족도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일산롯데백화점 앞 중앙로 모습. 중앙로로 마을버스와 시내·광역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꽉 막혀있다. 마을버스가 전체 노선버스 수의 40%를 차지할 만큼 많은 마을버스를 보유하고 있는 고양시는 마을버스가 중앙로에 몰리면서 대중교통 서비스의 편익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 [사진=고양시]
중앙로 진입 마을버스, 문제로 지적
‘모세혈관’ 역할에만 충실해야
승객과 버스회사 모두에게 피해
지선 버스노선 통합개편 필요
고양시 대중교통망 중에 가장 혁신적인 개편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매번 버스노선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고양시 버스노선의 특징은 마을버스가 많다는 점이다. 마을버스의 역할은 ‘모세혈관’이다. 즉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대중교통이라 ‘마을버스가 많으면 지선교통망이 좋은 것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고양시의 경우엔 오히려 악영향이 많다.
핵심은 마을버스가 많은 게 문제가 아니다. 시내버스 수는 상대적으로 적고 마을버스가 많다보니 마을버스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을버스가 지선과 간선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노선이 길어지면서 많은 마을버스가 중앙로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마을버스 회사의 특징은 영세사업자가 많아 회사당 버스 수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배차간격을 줄이는 게 힘들다.
하지만 대부분의 버스노선을 마을버스가 감당하면서 노선은 길어지고 배차간격 또한 늘어나게 됐다.
노선이 길어지다 보니 많은 승객들이 목적지로 선호하는 중앙로를 통과하게 되고, 그러면서 중앙로의 버스전용차로는 승용차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사진>.
첫댓글 늘 즐겁고 행복한 유월되세요^^
6월 첫 시작입니다.
향긋한 6월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