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희용(猪突豨勇)
[요약] (猪: 돼지 저. 突: 갑자기 돌. 豨: 큰 돼지 희. 勇: 날랠 용)
멧돼지처럼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용맹스럽게 돌진한다는 뜻으로, 앞뒤를 가리지 아니하고 함부로 날뜀.
[출전] 《한서(漢書) 卷024 식화지(食貨志) 第四下》
[내용] 커다란 덩치를 가진 멧돼지가 긴 주둥이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앞세우고 돌진하면 혼비백산한다. 식용으로 가장 많이 기르는 돼지는 돈(豚)이고, 저(猪)와 희(豨)는 모두 산돼지, 즉 멧돼지를 가리킨다. 돌(突)은 개(犬)가 구멍(穴)에서 갑자기 뛰쳐나오는 모습이다. 멧돼지는 어떤 동물이든 등을 보이면 무모하게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같이 사납게 앞으로 내닫는 것이 저돌(猪突)이다. 희용(豨勇)은 멧돼지처럼 무서움을 모르고 덤비는 용기다.
일을 처리하는데 앞뒤 재지 않고 막무가내로 무소처럼 앞으로만 나간다면 그르치기 쉽다. 하지만 방향이 정해졌을 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없어서도 탈이다. 병사들을 이끄는 장수라면 임전무퇴(臨戰無退)를 앞세우나, 상황을 잘 살펴 적진에 돌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부정적으로만 사용될 것 같은 이 말이 처음에는 용맹스런 군대에 붙인 이름이었다.
중국 전한(前漢)과 후한(後漢) 사이에 신(新)나라가 있다. 신나라는 외척이었던 왕망(王莽, 莽은 풀 망)이 평제(平帝)를 독살한 뒤 2살 된 어린 임금을 세워 섭정이 되고 국정을 좌우했다. 그는 유행하던 오행참위설을 이용하여 민심을 얻고 개혁정책을 펼치기도 했지만, 당시 몽골고원과 만리장성 지대를 중심으로 활약한 유목기마민족 흉노(匈奴)의 침범으로 골치를 썩였다.
이를 막기 위해 왕망은 묘안을 냈다. 전국의 죄인과 노예를 모아 군대를 조직하고 멧돼지가 돌진하듯 용기 있는 부대라 했다.
반고(班固)의 ‘한서(漢書) 식화지(食貨志)의 하편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흉노의 침략이 심해 왕망은 천하의 죄수와 노예를 모아 ‘저돌희용’이라 이름 붙였다(匈奴侵寇甚, 莽大募天下囚徒. 人奴, 名曰豬突豨勇. 흉노침구심 망대모천하수도인노 명왈저돌희용)”
무모하게 달려드는 멧돼지가 걸핏하면 도심으로 내려와 시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등을 보이지 않고 도망하거나 함부로 공격하면 더 위험하다고 하니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것도 좋겠다.
◎중국 송(宋)나라의 명장이자 충신인 악비(岳飛)는 돼지의 정기를 타고났다고 한다. 그가 아직 무명이던 시절, 서옹이란 유명한 관상가가 그를 보고
“돼지의 정령이 그대에게 들어 있구나. 대개 돼지는 앞뒤를 살피지 않고 돌진하는 성질이 강하니 마무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어렵기 마련이다. 그대도 훗날 뜻을 이루면 재빨리 그 지위에서 물러나야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호방한 악비는 서옹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괘념치 않다가 재상 진회(秦檜)에 의해 살해당하고 만다.
◎멧돼지는 냄새도 개보다 잘 맡는다.
땅 밑에 있는 지렁이까지 찾아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발달된 후각 때문이다.
캐비어, 포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송로버섯이 나는 곳이 프랑스의 페리고루산이다. 이 버섯을 찾는 데도 멧돼지의 후각이 이용된다.
멧돼지는 잡식성이어서 나무뿌리에서 토끼와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못 먹는 게 없다. 뱀도 잘 먹는데 독사에 물려도 죽지 않고 회복하는 일이 많다.
게다가 상당한 술꾼이다
이걸 이용해 멧돼지 사냥꾼들이 쓰는 수법이 ‘막걸리 사냥법’이 있다고 한다.
멧돼지가 다니는 길목에다 술독을 놓는데 술독에는 멧돼지가 좋아하는 막걸리와 유리조각을 넣어 둔다. 술독을 발견한 멧돼지는 유리 조각을 피해 천천히 막걸리를 마시다가 술에 취해 도망치지 못하거나 갈지자 행보를 한다.
이때가 멧돼지를 잡는 기회이다.
그러나 멧돼지는 사납고 저돌적인데다 힘도 세고 산비탈에서도 시속 50km로 달리는 주력이 있으니까 방심은 금물이다.
이 글은 국제신문 안병화의 시사 한자성어 猪突豨勇에 첨삭하여 재구성하였음.
蛇足;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가 딱(猪突豨勇)입니다.
첫댓글 저돌희용(猪突豨勇), 멧돼지처럼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용맹스럽게 돌진한다는 뜻으로,
앞뒤를 가리지 아니하고 함부로 날뜀.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眞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