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止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進 吾往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비유하자면 산을 쌓을 때 한 삼태기가 모자라서 중지하는 것도 내가 중지하는 것이며, 땅을 평탄하게 할 때 비록 한 삼태기를 덮더라도 일을 진행시킨 것도 내가 한 것이다.”라고 하셨다. 簣 土籠也 書曰 爲山九仞 功虧一簣 夫子之言 蓋出於此 言山成而但少一簣 其止者 吾自止耳 平地而方覆一簣 其進者 吾自往耳 蓋學者自强不息 則積少成多 中道而止 則前功盡棄 其止其往 皆在我而不在人也 簣는 흙을 퍼 나르는 삼태기다. 서경에 이르길, “산을 쌓아 그 높이가 9仞이나 되어도 산을 쌓는 공이 삼태기 하나에 어그러진다.”고 하였는데, 공자의 말은 아마도 여기에서 나온 듯하다. 산이 이루어짐에 단지 한삼태기만 모자란 상태에서 그만 두는 것도 내가 스스로 그만 두는 것일 따름이고, 땅을 평평하게 고름에 이제 겨우 한 삼태기를 부었지만 나아가는 것도 내가 스스로 나아가는 것일 따름이라고 말한 것이다. 대개 배우는 자가 스스로 힘써서 그치지 않으면, 작은 것을 쌓아 큰 것을 이루고, 중도에 그만두면 앞에 이룬 공도 모조리 내다 버리는 것이다. 그만두고 나아감이 모두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남에게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韻書 籠字平聲者 註云擧土器 則此合平聲 운서에 籠자는 평성이라 하였는데, 집주에서 흙을 드는 그릇이라 하였으니, 이것은 평성이 되어야 합당하다.
南軒張氏曰 學以成德爲貴也 止者吾止也 進者吾往也 進止係乎己 而由乎人哉 남헌장씨가 말하길, “배움에 있어서 덕을 이루는 것을 귀한 것으로 여긴다. 그치는 것은 내가 그치는 것이고, 나아가는 것도 내가 가는 것이다. 나아가고 그침은 나에게 달려있는 것일 뿐이지, 남을 말미암는 것이겠는가?”라고 하였다. |
2 | 慶源輔氏曰 其止也非有尼之者也 乃吾自止耳 其進者非有趣之者也 乃吾自往耳 反觀內省而自强不息 而爲學之終始 蓋不待外求而得之矣 경원보씨가 말하길, “그 그침은 발목 잡는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리어 내가 스스로 그치는 것이다. 그 나아가는 것도 몰아가는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가 스스로 가는 것이다. 돌이켜서 살피고 안으로 살피면서 스스로 힘쓰기를 쉬지 않는다면, 학문을 하는 시작과 끝은 대체로 밖에서 구하기를 기다리지 않고서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其往乃自强 其止乃自棄 自强者不成不止 自棄者止而必不成 語有三四章 純如詩六義之比 此只言爲山而未嘗言爲學 然爲學之義 見於言外 此外松栢驥力苗秀章 是也 신안진씨가 말하길, “그 나아감은 곧 스스로 힘쓰는 것이요, 그 그침은 곧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스스로 힘쓰는 자는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치지 않고, 스스로 포기하는 자는 그쳐서 반드시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논어에 3,4장 정도가 마치 詩의 六義(風雅頌과 賦比興)에 비유함과 같은 것이 있는데, 여기서는 다만 산을 쌓는 것만 말하였을 뿐 학문을 하는 것은 일찍이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학문을 하는 뜻은 말 밖에서 드러나 보인다. 이밖에도 松柏, 驥力, 苗秀章이 이런 것들이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