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같은 고민을 했을, 앞으로도 할 가능성이 농후한 여러분들에게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넋두리를 해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기 종목은 야구, 배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입니다.
분단국가에 살아서인지 네트가 서로를 갈라놓는 분단(?)의 스포츠를 선호하고
네트가 없는 종목 중 좋아하는 구기 종목은 야구가 유일합니다.
이 예외성은 순전히 아버지 때문이고 정자 시절부터 정해진 운명이라 제 의지와는 상관없었으니까요.
연중 내내 테니스를 베이스로 깔고 봄-가을까지는 야구, 겨울부터 초봄까지는 배구
이렇게 돌다보면 1년이 정말 역동적이고 환상적으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배구가 제 일상을 지배합니다.
그런데 어제 kb와 한전 게임에서 어처구니없는 오심이 연속되면서 kb가 억울한 패배를 당했습니다.
배구를 오래 봤지만 참 저런 경기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오심의 연속이었습니다.
연속된 오심에 항의하던 kb는 경기 지연이라는 이유로 경고와 패널티를 받아 실점하고 세트를 내주고 결국 게임까지 내주고 말았습니다.
승점과 순위가 달라지는 경기였기에 더구나 이해할 수 없는 경기운영이었습니다.
중계진은 리플레이를 수차례 보여주면서 모든 관중과 시청자에게 오심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종목의 예외없이 해설진은 '오심이지만 어쩔 수 없다. 심판의 권위 때문이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봄부터 가을까지 거의 매일 들었던 그 익숙한 멘트가 또 들렸습니다.
야구나 배구나 오십보 백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배구 기사는 온통 어제 오심 얘기뿐입니다.
심판진 징계를 얘기하더군요.
징계하면 뭐합니까? 사후약방문인것을요.
화가 났습니다.
'나는 왜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내내 심판의 오심으로 고통받는가?'--;;;
(그러고보니 3/4은 우리 아버지 때문이군요.--)
왜 우리는 오심을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왜 경기를 망치는 오심을 심판의 권위를 위해 그냥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합니까?
스포츠가 심판의 권위를 세우려고 존재하는 것입니까?
전 정말이지 도대체 왜 오심을 심판의 권위와 연결시키는지
왜 오심이 경기의 일부인지 정말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심판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수많은 종목에서 심판의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닌 경기 그 자체입니다.
저는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닌 미숙한 심판진의 자격 미달의 행태이며
더 나아가 정정당당한 경쟁, 스포츠을 망치는 비리의 온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종목을 막론하고 늘 일어나지만 마땅히 항의할 곳도 없고
항의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없다보니 스포츠를 왜 보나 싶은 자괴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는 테니스를 볼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몇년전부터는 아예 호크아이를 전적으로 사용하면서 판정에 심판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야구는, 배구는 이런 기계 판정을 도입하지 못하는 걸까요, 안하는 걸까요?
오심을 인정하자면서 비디오 판독은 왜 하는 것인가요?
눈 가리고 아웅인가요?
팬들에게 '옛다 이거나 먹어라'하면서 던져주는 호박'엿'인가요?
답답합니다.
* 제 불만과 상관없이 오늘도 경기는 계속됩니다.
그리고 저는 또 티비를 켭니다.ㅜㅜ
아부지, 왜 절 낳으셨나요???ㅠㅠ
첫댓글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라 계속, 끝없이 바로잡아야 할 숙제죠.
도로가 있는 나라에서 교통사고가 안 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으면 안 되니까요.
그 숙제를 단번에 해치울 방법은 없을까요?ㅠㅠ
참고로 심판의 권위는 <오심을 깨끗이 인정하고 판정을 번복할 때>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제가 더 화가 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오심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팀, 선수를 오히려 권위로 찍어누르는 행태요. 심판들이 자신의 오심을 인정하고 번복한다면 팬들 역시 심판의 존재와 권위를 존중할 겁니다.
앞으로 없어질 직업들이 많죠.
과학의 발달로, 심판들도 어쩌면 없어질 직업이 될지도 모릅니다.
'욱'하는 마음에 막 쏟아붓긴 했지만, 사실 저도 아날로그 세대라 경기장에서 심판이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심판이 경기의 지배자가 아니라 경기의 일원으로 존재하기를 바랍니다. 다만 존재의 이유를 심판 스스로 찾아가길 바라는 것이지요.
권위와 권위주의는 구분해야 하고 심판 개인에 대한 권위와 심판이라는 위치에 대한 권위 역시 구분해야 합니다. 심판의 권위를 지키려면 함량 미달의 심판을 솎아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MLB의 경우 볼판정에 문제가 있는 나이 많은 심판들은 은퇴에 의해 자연스럽게 도태되기를 기다린다고 하더군요. 그외의 인위적인 조정은 없는 거 같구요. KBO를 보면 젊은 심판들이 대부분이고 야구계가 워낙 좁다보니 자연적이건 인위적이건 도태나 퇴출이 요원해 보이고, 결국에는 심판진과 KBO의 자정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을텐데, 저 역시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가능할까요?
야구는 워낙에 미묘한부분이 많지만
배구의 경우에도 센서도입등으로 심판의 판정이 많이 줄어서 오심이 나오기 힘들죠
오심이 그렇게 터져나온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꺼라 확신합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배구계 파벌 기사까지 나오더군요. 배구나 야구나 도찐개찐... 배구는 어제처럼 확연한 오심 말고도 심판 개입의 여지가 많은 것이 홀딩이나 더블컨택 등은 비판 대상도 안되는, 그야말로 심판의 재량이죠. 내년에 야구는 열 안받고 보고 싶은데, 어제 경기 때문에 괜시리 내년 야구가 벌써부터 걱정되네요ㅜㅜ
한국에서 자기들 만의 영역이 확고한 분야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자기들이 룰을 만들고, 관리도 하고, 자기들 하던데로 하면 돈도 안들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심판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MLB는 언젠가 스트라이크 볼판정을 하는 기계를 도입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분야든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어서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MLB든 KBO든 볼판정만큼은 기계로 해야 최소한의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을까요? 경기에서 심판의 S존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심판의 성향에 따라 게임의 룰이 바뀌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스크린골프를 칠때마다 느낍니다....
차라리 골프존 시스템을 스트라이크존에만이라도 적용시켰으면 하구요....
저도 그런 생각입니다. 정말 볼판정만큼은 좀 기계판정을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독 올해는 모든 스포츠에서 오심이 많이 나오고...자꾸 이슈가 되네요...
야구는 일년내내 논란이었고...얼마전 농구도 오심사태 나왔고...그담에 배구에서 또 터졌네요...
아마도 비디오판독이 도입되다보니...예전에 모르고 넘어갔었던 부분들이 이제는 시청자 누구나 보고 판단할수있게끔 되다 보니...논란이 불거지고...심판들의 역량이 들어나는 부분인것 같네요...
심판진들 노력해야겠지요...
여담이지만 KB응원하시나요?? 저도 KB팬이라 반갑네여
그러셨군요. 저는 우리카드요. 하지만 올해 새로 부임한 권순찬감독의 스타일에 혹해 kb도 응원 많이 합니다. 또 팀 간판이었던 김요한 트레이드 시키길래 어쩌나 했는데 오히려 올해 팀에 감독의 닥공 스타일이 입혀지면서 정말 매력적인 팀으로 진화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kb 화이팅!
오심이 경기의 일부라고 '했던' 건 기술이 발전하기 전 심판의 역량에 전적으로 의지했을 때의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대의 오심으로 유명한 마라도나의 신의손 사건도 비디오판독이 즉시 이루어졌다면 바로잡아졌겠죠. 비디오판독을 했는데도 오심이 수정되지 않으면 오심이 아니라 승부조작이라고 봐야됩니다.
제 말이요. 비디오판독도 문제지만, 현장의 경기감독관이라는 사람들이 뻔한 오심을 바로잡지 않고 그저 판정에 승복해라는 표정으로 허허거리고 있는 것이 논란과 의심의 싹을 더 크게 키웁니다. 에효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