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an Baez, ‘Here’s to you’ (1971)
Joan Baez, ‘Here’s to you’ (1971)
팔십의 노구를 이끌고 수행한 마지막 월드 투어를 마치고 포크음악의 여왕 존 바에즈는 작년 60년간의 기나긴 음악 이력에 마침표를 찍고 조용히 은퇴했다. 어떤 화려한 이벤트도 언론의 조명도 없었다.
그녀는 이미 20대 초반에 밥 딜런과 더불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저항의 아이콘이었다. 이 둘은 잠시 연인이기도 했던 거 같다. 하지만 밥 딜런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전선에서 이탈하여 ‘예술가’의 내면으로 침잠한 반면에(그리하여 그는 아주 나중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연약한 존 바에즈는 자신의 무기인 음악을 통해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는 소명에 인생을 헌신했다.
장구한 그의 디스코그래피 목록에서 그의 팬이라도 미처 알지 못한 노래 하나를 뽑아본다. 존 바에즈가 영화 OST에 참여한 것은 1971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영화 ‘사코와 반제티' 단 한 편인데 작곡은 놀랍게도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다.
사코와 반제티 사건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스페인 독감과 물가 앙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1920년 미국에서 일어난 가슴 아픈 사법 살인을 일컫는다.
매사추세츠주의 어느 구두 공장에서 두 남자가 침입하여 경리 직원과 경비를 살해하고 1만6000달러를 강도질한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용의자로 구두 수선공 니콜라 사코와 생선장수 바르토로메오 반제티를 체포한다.
가난한 이민자인 이들은 참전을 거부했던 무정부주의자로 사법 당국의 눈총을 받고 있던 자들로, 증거도 없고 증인들의 진술도 번복되기 일쑤였음에도 사법부는 이 사건과 아무 상관없는 애국주의에 호소하며 이들을 살인강도범으로 몰아갔다.
사형이 임박하자 런던과 파리에서부터 요하네스버그와 도쿄에서까지 사형 반대 시위가 일어났지만 이들은 1927년 전기의자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다.
‘Here’s to you’는 반제티의 유언을 그대로 노래 부른 것이다. ‘그 마지막 순간은 당신의 것, 그 고통은 당신의 승리(The last and final moment is yours, that agony is your triumph).’
Joan Baez, 'Here’s to you' (1971)
강헌 음악평론가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