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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 .807 (역대 1위) |
2016년 | .801 (역대 2위) |
1999년 | .793 (역대 3위) |
2017년 | .791 (역대 4위) |
2015년 | .787 (역대 5위) |
야구를 비교적 최근에 좋아하신 팬이라면 99년이 기억 잘 안 나실텐데
타자들의 타율과 홈런갯수가 급증했던 역사적인 시즌 중 하나죠.
그런데 최근 4년 그러니까 2014~2017년의 KBO는 매년 그랬습니다
OPS가 타자들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리그 타자들의 출루율과 장타율이 역사상 가장 높았던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은 팩트입니다.
실제로 2014~2017년, 그러니까 최근 4년은
1999년과 더불어 KBO 역사에서 가장 많은 점수가 난 시즌이며
2016년 | 11.21점 (역대 1위) |
2014년 | 11.19점 (역대 2위) |
1999년 | 10.77점 (역대 3위) |
2017년 | 10.67점 (역대 4위) |
2016년 | 10.55점 (역대 5위) |
전통적인 타격지표인 '타율'도
역대 어느 시즌보다 더 높습니다
2016년 | .290 (역대 1위) |
2014년 | .289 (역대 2위) |
2017년 | .286 (역대 3위) |
2015년 | .280 (역대 4위) |
1999년 | .276 (역대 5위) |
자, 최근 4년은 KBO 역사에서 타자들이 가장 잘 치고 점수도 많이 나는 시즌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가보죠
여러분 <김똑딱>이라는 별명 아시죠?
2003년에 31홈런 쳤던 김태균이 2006년 전후로 홈런 갯수가 줄어들면서 생긴 별명인데요
김태균이 '똑딱'이라는 소리를 처음 들었던 2006년과 2007년
그리고 홈런왕을 차지한 2008년 리그 OPS는 어땠을까요?
2006년 .694
2007년 .718
2008년 .721
2006년의 팀 OPS .694는 KBO 36년 역사 중 31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선동열과 최동원이 같이 뛰던 80년대 중반, 그리고 90년대 중반 잠깐을 제외하면
2006년은 리그에서 타자들의 위상이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약했던 시기입니다.
2007년과 2008년도 (06년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타자들의 OPS가 지금보다 많이 낮죠.
만일 타자들의 (스탯티즈 기준) WAR을 평가 지표로 삼으면
2014~2017년, 그리고 2013년까지 최근 5년이 리그 WAR역대 1-5위고
2006년은 1990년 이후 리그 WAR이 가장 낮은 시즌입니다
리그 WAR은 82년부터 90년까지 9년이 순위표 맨 아래 9칸을 채우고 있는데
그 바로 위에 06년과 07년, 그리고 08년이 뜬금없이 93, 94, 91 등 과거 투고 시즌 사이에 자리잡고 있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프로야구는 원래 투고타저로 출발했고, 2000년대 중반에 갑자기 그 경향이 강해졌는데
최근 4~5년간 리그 분위기가 투고에서 타고로 급격하게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요즘 투수들이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이, 실제 기록으로 드러나고 있죠.
10년 전, 그러니까 한화가 가을야구 하고 SK가 왕조를 구축하던 시절에는
타자들의 OPS가 지금보다 1푼 정도 낮은 역대급 투고 시즌이었고
지금은 KBO 역사상 타자들의 힘이 (투수에 비해) 가장 센 시기입니다.
그 시절에는 한두점 짜내는 세밀한 야구로 상대보다 반 보 앞서간 다음
불펜의 힘으로 경기 중반 이후 상대를 틀어막아 이기는 야구가 가능했습니다
수비 원툴만 가지고 1군에 남은 선수도 경기 막판 대수비로 효용 가치가 있었고
1점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니 희생번트의 중요성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높았으며
공격력이 허접해도 발이 좀 빠르면 대주자로 요긴하게 써먹을 수도 있는 시대였죠.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그것은 <과거의 야구>고 <지금은 안 통하는 전략>이 되었습니다.
게임수가 늘고 이닝이 늘었죠
투수가 막아내는 비율은 줄고, 타자가 점수를 뽑는 비율은 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는 과거의 <짜내기>식 야구의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치뤄야 하고 실점도 많이 내주어야 합니다
선발이 좀 맞아 나가더라도 소위 <몸빵>을 하면서 이닝을 많이 먹어주어야 하고
중간계투 투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유지도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죠
중간에서도 때로는 누군가 <몸빵>을 해야 하고
1~2점, 때로는 3점 정도 주더라도 경기 종반까지 끌어가주어야 할 불펜투수도 필요합니다
승리조가 점수를 지키기 더 어려워졌으니, 그만큼 확실한 상황에 선택적으로 투입해야 되죠.
공격 면에서는 0사 1루를 1사 2루로 바꾸는 것에 대한 효율도 과거보다 더 떨어졌고
생산력 낮은 선수가 수비나 주루 원툴로 1군에서 자리 잡는 것은 비효율적인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게 지금 리그의 모습이고 큰 흐름입니다.
이런 흐름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두 가지 결론을 봅니다.
첫번째 결론은
90년대, 또는 2000년대 중반에 핫했던 김성근 야구를 2015~2017에 시도한 것은
완벽한 판.단.미.스. 라는 것.
두번째 결론은
이글스가 그래도 타선은 괜찮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착.시.현.상 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타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잘치는 시대입니다.
리그의 분위기 자체가 그렇습니다
이 시기에 맞는 팀 운용이 필요하고,
그 분위기를 감안해서 우리 타선을 돌아볼 필요가 있죠.
한용덕 감독이 과거 대행 시절처럼 <선 굵은 야구>를 해주고
투수들의 체력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주기를
그리고 팀은 타선의 힘을 키우는 부분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리그 분위기와 맞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지금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서는 시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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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짜내기 야구는 답답해요
흐름을 잘 읽는 구단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