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문 비탈길 한산한 그 흙길 옆의 묵정밭 그 위로부터 온통 깨끗하게 빨아 넌 옥양목 홑청 색이다. 눈(雪) 향연
목화밭 같은 포근함도 같이 했지....
일명 검용남으로 불리는 검단산(657미터) ~ 용마산 (596미터) ~ 남한산 (522미터) 종주 코스를
탔던가 안 탔던가? 이 나이에 가물가물하다. 산을 좋아하는 꾼들이 즐거하던 코스
이젠 꿈같은 이야기
긴 세월 이 흘러간 悠長함에 견주어 짧디 짧은 인간 삶의 덧없음 때문일까?
각제 옛그림이 忽然히 앞에 서 있었다. 그건 그 산, 그리움이었으리라
그곳에 가본 지 손으로 헤일 수 없었지.....
혼자 만의 시간은 언제 어디서나 배낭을 메고 떠나 면 그만이다.
그곳으로 가는 길 아랫세상은 아파트와 빌딩으로 빼곡했다.
아 그건 세월이...... 그려 놓은 회색빛 그림이다
번쩍이는 새로운 도시지만 을사년이 만들어 낸 단어 "을씨년스럽다"
乙巳年 우리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순간인 1905년 국권을 잃은 슬픔괴 치욕의 상징인 을사늑약
뭔가 음울하고 불안한 기운을 나타내는 이 말은 을씨년스럽다 표현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네 개 짖는 소리가 잦아들고 기다리던 아이들도 앉은 채 꾸벅거릴 때
그제야 엿물은 우직한 조청이 되었고 그 맛은 견줄 것이 없었다.
제사는 그렇게 늦게 왜 지내야 하는지 졸음에 쓰러지고 어른들이 제를 다 지내고 깨워,
비빔밥 뭇국과 종지에 간장 그리고 산해진미를 한 상 차려 줄 때 눈 비비고 본 그 건 기다림의 미학으로 얻었으리라.
옛날. 소와 닭들과 함께 살아던 시골 정경이다 가난했지만 따뜻한 시절이었다.
그 향수는 산행을 하며 가미된 깨소금맛을 느낄 수 있는 기다림도 함께 배웠다.
연암 박지원 法古創新 옛것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균형을 말한다.라고 새겨들었다.
남한산성의 눈물 지금 보석이 되었는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邦本已亡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했다.
自初滅絶 스스로 멸망하여 없어지는 것을 초래한다.
동쪽 산성과 벌봉산성은 천천히 허물어져 가고 있었고
아름드리 노송은 빽뻭이 늘어박혀있는 산성 풍경은 젖은 눈 때문 초토화되었다.
이 또한 지나가며 잊힐 것이다. 혼자 걸고 걸었다. 별 생각 하면서....
남한산성은 金城湯池 쇠로 만든 성곽과 물로 채운 연못 방어 시설같이 철통같이 튼튼한 성이었으며 했다
그러나 너무나 안이한 태세가 가혹한 겨울을 맞이했지....
어린애 생각쯤 치부해도 괜찮다. 그냥 아팠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늙는 것이 아니라 고향도 늙는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흘러간 애젊은 한 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뿐이지.....
옛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이의 숨소리가 메아리로 울릴 지경으로 산성은 고요하다.
고통의 앙금 같은 능선의 잔주름이 자잘한 음률의 가락을 타는 듯하고 하얀 도정은 창백하다
머지않아 닭이 홰치는 소리가 들릴 것 같다.
오르내림에 이마와 등에 땀이 비 오듯 해서 꿈속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城 트레일 위
그 저 그러한 시간이 또 흘려가고 있다(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