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방산 임도 이야기
오지재 구름다리를 출발점으로 하여 일정대로 걷는다.
▲ 왕방산과 해룡산을 가르고 포천시와 동두천시의 경계점인 고개, 바로 오지재.
적어도 해발300m는 조이 될 것 같다.
이 고개의 이름 유래는 몇개의 설이 있다. 놋그릇 사기그릇 등을 구웠다는 설과 함께
호랑이가 동물들을 산 채로 잡아 오지작오지작 씹어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혹자는 오지개 높고 험해서 붙혀진 지명이라고도 한다.
오지재를 중심으로 서측에는 해룡산이 있고 동측에는 왕방산이 있다.
양쪽의 산허리에 임도가 있어 일반인의 산책은 물론 MTB 코스이다.
34m를 선악자전거나 오토바이로 달리는 구간으로 세계대회도 열린다고 한다.
이 구간 임도를 가르켜 혹자는 동두천을 임도의 메카 또는 임도의 천국이라는 이라고도 부른다.
메카, 또는 천국이란 수식어가 과포장된 느낌이지만 여하튼 여느 임도보다 관리를 잘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왕방산은...
포천의 진산으로 불리우는 해발 737m 왕방산(王訪山)에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왕산사(王山寺)가
자리하고 있다.일찍이 도선국사가 절을 창건하고 이곳에 머물러 계실 때, 국왕이 친히 멀리까지 행차하여
친견하고돌아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세월이 흘러 조선시대에도 왕위에서 물러난 조선 태조가 한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왕자들의 골육상쟁 소식을 듣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왕방사(지금의 왕산사)에 며칠 동안
머무르기도 했다고 한다.
▲ 바위 틈에 자리한 벌통.
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동면 중인지 모르지만...
요즘에는 방역 소독 작업으로 벌들의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농가의 한철 외수입도 별로 라고 하니... ㅠㅠ
▲ 진달래 철쭉은 지고... 꽃 이름은 모르고... 그러나 몰라도 담아야지.
아시는 분~ 갈쳐줘요~
▲ 임도의 맛 중에 하나는 흙길이라는 점과 산허리를 도는 곡선의 미가 아닐까.
▲ 두꺼비바위. 혹시나 모르지. 손을 못 본 여인이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빌었는지도.
어떤이는 이 바위를 보고 옛날 두꺼비 소주(ㅈㄹ회사의 트레이드 마크)를 생각했는지도...
참고로 로따는 예나 지금이나 비주류(非酒流)임다.
▲ 요즘은 보기 힘든 두꺼비.
웅크리고 있다가 번개 같이 뛰어 올라 먹을거리는 채는 두꺼비 처럼 쉴 때는 쉬고 걸을 때는
잽산 걷기 동아리가 아닐가. 쉼표는 어쩌면 재충전 또는 느낌표가 아닐지.
▲ 수령 300년이 넘은 보호수 소나무. 한폭의 산수화가 아닐지.
나무는 바위를 품고 바위는 소나무를 품다. 두 자로 말하면 송암(松巖).
송암 선생~ 잘 쉬고 갑니다. 당신의 기개를 한 수 배우고 가나이다. 꾸~벅
▲ 애궁~ 이 꽃 또 잊어 버렸당. 이 꽃 이름. ㅠㅠ 누가 좀 알켜 주셔요.
▲ 산을 넘어 하늘 위로 유영하는 구름...당신은 스카이 트레커요. 우리는 임도 트레커.
같은 트레커라도 하늘을 걷는 저 구름이 부럽다. 엄청 많이.
▲ 여기도 곡선의 미학이.
이준관 시인의 구부러진 길 시가 떠오른다.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꽂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 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 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같은 사람이 좋다.
▲ 거의 우리가 전세를 낸 듯 자전거 행렬 몇번에 그리고 두서녀명이 걷는 분들을 조우한다.
▲ 다시 보는 흰구름의 유영을 본다. 둘이서 데이트하듯 흘러간다. 하늘길을. 부럽당~
▲ 찐한 밀월의 현장.행여 셔터 소리가 날까 조심조심 근접 촬영.
허니문이 계속되기를 빌며.
▲뭘 찍으시나? 꽃, 아님...
바위를 둥지로 자라 난 나무를 찍는 순간, 동업자(?)가 나타났당.
▲ 길가 꽃들에 눈을 팔며...가까이에서 꽃과 이야기를 나눈다.
가끔은 생긋~끄덕끄덕 고개를 숙인다.
▲산수화가 따로 없다. 기적님~초록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정경에 취했나 보다.
▲ 어잉??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개인거리 확보 위반임다." 벌금을 얼마로 때릴까나. ㅎ
▲ 나무가꾸기 실명제? 모 중학교 박** 학생의 이름이 붙어 있다.
6년전이니 지금은 대학 졸업반이 아닐까.
이런 팻말이 여러개 보인다. 길도 좋지만 여러면에서 관리가 잘 되어있는 임도이다.
참고로 가을 이곳은 복자기 단풍이 장관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복자기 가로수이다.
▲낙화(洛花) 아직은 가지 위에서 자태를 뽑내어도 좋으련만... 잠시 눈길을 멈춘다.
▲ 5월의 길은 <일단멈춤> 표시가 없어도 멈추어도 걸리지 않는다.
걷는 동안 자동으로 소환되는 그 시절, 그 사람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 5월의 숲길은...
당신도 그랬다던가요?
▲ 설마하니 무슨 게임을 하는건 아닌지?
▲드러나지 않은 바위 속 뿌리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애써 감춘 가슴 속 줄기가 있다.
저 나무가, 또 우리가.
▲ 걷다가 그냥 주저 앉아도 좋다. 이 싱그런 계절에는. 자연과의 대화가 있다면야... 또 자신의 내면과도 이야기가 있으면.
▲ 데크가 있다. 빙~ 돌아가는 길이다.
▲쉼표 하나. 그늘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 바위 안에 뿌리를 박고 솟아 오른 나무 한 그루. 잠시 목례를 한다.
▲ 돌탑. 또다른 이름은 기도이다. 다짐이다.
▲ 드디어 오늘의 날머리(수위봉삼거리)에 도착하기 3분전.
▲ 멀리 출발점인 오지재가 보인다. 삼각형 산 봉우리 어래 V자형의 고개다.
사진 바른쪽이 해룡산 정상이고 왼쪽이 왕방산 줄기다. 정확히 8.3Km를 걸었다.
시간으로는 3시간 10분이다.
▲ 오목거울 앞에서 사진을 찍(?)히다. 독사진 한 장 셀프하려는 데 갑자기... ㄱ님이 합승(?).
▲ 예래원의 가족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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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동두천공동터미널 앞 맛집 다원(생선구이 전문)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이 음식점은일년에 한번은 꼭 찾는 식당이다.
그리고 지행역을 향해...
▲ 메타세콰이어길
▲ 지행역 앞 이팝나무꽃이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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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사람들
구절초꽃님 금별님 기적님 해남땅끝님 그리고 이같또로따
첫댓글 로따님 제가 좋아하는길 임도길
구부러지길 넘 좋아하죠.
벗어나면 또 구불 만나지는 길
예쁜 야생화도 만나고 하늘은
청명하여 그림이따로 없네요
멋진길 다음을 약속 해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가을 단풍 때도 좋지만 요즘 신록과 야생화 탐사를 겸한 딱 적기입니다
더욱이 조촐한 인원으로 걷다 보니 여유가 있어 좋았답니다.
함께 걷고싶은길이었는데 행사가있어서 참석을 못하였으나 로따님의 자세한 길안내로 동행할수있어서 고마워습니다.
요즘은 여저기 출사로 사즐님께서 엄청 바쁘시리라 봅니다.
다음 숲길 걷기에 함께하시어 사진 봉사 해주시어요.
숲의 진한 향기 마시며 예쁜 들꽃들의 환영을 받고
산속에 높이 서 있는 소나무들은 푸르름을 뽐 내니
그 사이로 푸른 하늘이 품어 주는 멋진 오늘 같은 날
좋은 길 안내해 주신 지기님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기적님과 함께하여 든든하고 편한 하루였답니다.
날씨가 크게 부조를 해주어 시야도, 운치도 좋았지요.
공지를 너무 늦게봐서 (대기도 사양합니다) 사진으로 만족합니다.
감사히 즐겼습니다.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홍이님께서 오시어 같이 걸었다면 감탄사가 연발했을 거에요.
가을 단풍 때 복자기나무의 고운 빛깔을 보며 걸어보자구요.
@이같또로따 가을을 기다리면서 지내야지요.
지난가을 복자기단풍은 정말 눈이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후기를 자세히 기록 설명해주시니 다녀온듯 합니다
나무심기 실명제 ~ 내년에는 나이론 늦은감 있지만 함 해보고싶습니다
먼길 고생하셨습니다
후기글 감사합니다
어느 임도보다 이곳은 관리가 매수 잘되고 있더군요.
주민은 물론 학생들의 아름다운 손길을 느끼게 되더군요.
로따님
곡선의 미학이.
이준관 시인의 구부러진 길시가 마음에 와 닿아요.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멉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음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 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 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구부러진 길같은 사람이 좋다.
시를 읽으며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같은 사람이 좋다란 시에 마음을
열고 흘러가는데로
세월가는데로 구부러진 길같은 곡선의 미학을 배우며 살려합니다.
좋은 후기 즐감하고 마음에 세겨보려 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때로는 본의아니게 서거나 돌아서 가는 일이 생기지요.
지나고 나면 그때의 쉼표와 곡선이 오늘이 있게한 바른길였구요.
@이같또로따
로따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