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리 ‘무섭노’
[진중권 칼럼]
2026. 7. 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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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
이 모든 소동의 출발은 지난 5월 15일에서 26일까지 스타벅스에서 진행한 버디위크 행사. 이 기간 중 단테 데이(5월 15일), 탱크 데이(5월 18일), 나수 데이(5월 20일) 등 세 번의 테마데이 행사가 있었다. ‘단테’ ‘탱크’ ‘나수’는 텀블러의 이름이다. 문제는 ‘탱크 데이’의 날짜가 하필 5월 18일이었다는 것. 게다가 광고문안에 ‘책상에 탁’이라고 쓰여 있으니,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주관적 해석을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만 본다면 전자는 우연의 일치, 후자는 상상력의 비약에 가깝다.
■「 해석이 사실로 둔갑한 ‘5·18 모독’
극좌·극우 이해 일치, 사건 뻥튀기
야구부 아이들보다 못한 정치인들
70년대식 광기와 뭐가 다른가」
우리 세대에게 ‘5월 18일’과 ‘탱크’의 조합은 곧바로 끔찍한 기억으로 이어지나, 젊은 세대에게 46년 전의 일은 교과서 속의 역사에 속한다. 그러니 그 시절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사태의 ‘민감함’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냈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계열화’되었다. ‘멸공’을 외치는 극우파 회장이 직원들을 시켜 판촉을 가장해 5·18을 모욕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개연성 희박한 시나리오를 사실로 선포해 버렸고,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반려했다. 모욕 혐의 외에 ‘5·18민주화운동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모욕의 ‘의도’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억측에 불과하니, 모욕 혐의도 법정에선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실패한 마케팅을 ‘5·18 모독’이라는 거창한 정치적 사건으로 부풀리는 데에는 왼쪽 극단과 오른쪽 극단의 이해가 일치한다. 한쪽에선 스타벅스의 반인륜적 만행에 분노하고, 다른 쪽에선 대기업까지 자신들의 조롱놀이에 가담했다고 환호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해석이 사실로 둔갑해 한갓 마케팅 실수가 ‘5·18 모독’ 사건이 된 이상, 표현의 의미를 결정하는 맥락도 달라진다. 이제 ‘스타벅스 가자’ ‘탱크 데이’라는 말은 진짜 5·18을 모독하는 혐오의 표현이 되어버린다. 이것이 배재고 사건의 배경이다.
배재고 야구부가 ‘하필’ 광주일고팀을 향해 ‘스타벅스 가자’ ‘탱크 데이’를 외친 데에는 명백히 모욕과 조롱의 의도가 있다. 일베와 같은 막장 커뮤니티에서나 사용하는 표현들이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 문화적 밈(Meme)으로 퍼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재고 학생들이 일베 유저들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밈’은 ‘신념, 행동 양식 등 사회 속에서 모방과 복제를 통해 전달되는 문화적 유전자’. 모방과 복제가 거듭될수록 근원과의 연관은 끊기는 법이니까.
처음에는 극우적 표현이었던 것이 모방의 모방, 복제의 복제를 거치면 원래의 심각했던 함의는 망각되고 상대를 약올리는 놀이만 남게 된다. 그 놀이에 담긴 지저분한 함의는 철없는 청소년들에게 사회가 가르쳐야 할 어떤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선 어차피 진보나 보수나 ‘교육’의 힘보다는 처벌의 힘을 더 믿는다.
그래도 사건은 다행히 ‘어른스럽게’ 마무리됐다.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닙니다.”
스타벅스의 파장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얼마 전 어느 PD가 한 걸그룹 멤버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무섭노’라고 딱 한 번 한 것을 일베의 표식으로 본 것이다. 내 기억에 일베를 제외하고 말끝마다 ‘노’를 붙이던 집단은 따로 있었다. 메갈리아. 그들도 일베였던가?
좌표가 찍히자 ‘노’가 일베어임을 입증하는 온갖 언어학 이론과 더불어 정의로운 자들의 사이버불링이 시작됐다. 어린 아이돌 스타 하나 잡아서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들 하려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5·18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70년대의 집단 히스테리와 뭐가 다른가. 그 시절 과자봉투도 간첩의 표식이었다. 왕돌이의 ‘이’를 거꾸로 읽으면 19, 머플러가 7, 손가락이 7, 합쳐서 1977년에 남침한다는 김일성의 메시지라는 것. 이번엔 탱크 텀블러 용량 530㎖가 박근혜의 수인번호란다.
조국 전 혁신당 대표가 이 광기를 거들고 나섰다. 얼마 전 그는 어느 방송에서 ‘해방 후에 이 땅에 남은 5만 명의 일본인 혈통이 친일파의 원류’라 말했다. 이거야말로 혐오와 차별을 넘어 극악한 인종주의 아닌가.
한편, 국민의힘의 이진숙 의원은 배재고에 응원의 화환을 보냈다. 그러잖아도 학교 정문은 양쪽에서 보낸 화환들로 전쟁터가 된 상태. 야구부 아이들은 이제 철이 든 것 같은데, 성인이신 의원님께서 아직 철이 안 드셨으니, 걱정이다.
레트로풍의 두 광기가 부딪치는 나라에선 어느 한쪽으로 미치지 않고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와 이리 무섭노.
진중권 동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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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속살을 헤집는다. 이런 얘기는 처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3AKS8fZau4&t=809s
K히스토리스토리 2026. 7. 9.
광주,대구,부산,서울의 자유인들이 5.18을 용기있게 깠다.
ㅁ
5.18 유공자 명단 ☞ 초기 4296명 <펌> 外 http://cafe.daum.net/bondong1920/N5R9/3027
2019.03.04.
5.18 기억하자며 5.18에 역행하는 그들 20260529 조선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N5RA/1409
ㅁ
첫댓글 https://youtu.be/9bj9iGHhphw?si=1_nIqvxoAloC2H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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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PtAjKLpbHQ?si=k6pxKspku-A8Dm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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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ekKwEFVrDY?si=Q-NKFxriqdK9wu8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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