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래도, 용기』는 일상 속 크고 작은 두려움을 마주하며 한 발짝씩 용기의 발걸음을 내딛는 한 아이의 성장기를 그린 ‘동시 동화’다. 동화, 그림책, 동시 등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해 왔을 뿐만 아니라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창원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입지를 다져 온 강정연 작가는 『그래도, 용기』를 통해 '동시 동화'라는 매력적인 장르를 선보인다.
기존의 다른 동시집들과는 달리 『그래도, 용기』는 동시와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각 동시는 주인공 ‘하민’이의 하루하루를 조명하며 겁이 많지만 섬세하고 다정한 아이의 내적 성장을 찬찬히 따라간다. 하민이의 마음을 좇아 순서대로 동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하민이의 용기에 공감하고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텍스트와 ‘찰떡궁합’ 호흡을 보여 주는 일러스트레이터 간장 작가의 삽화 역시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간장 작가는 동시 뒤에 숨어 있는 인물들의 감정이나 깨알 같은 이야기 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그림에 담아냈다. 강정연 작가의 유쾌한 동시와 간장 작가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이 둘의 만남은 ‘용기’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할 계기를 되어 주며 낯설게만 느껴졌던 ‘동시’라는 장르에 더욱더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저자 소개
글: 강정연
2004년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바빠 가족』 『건방진 도도군』 『분홍 문의 기적』 『콩닥콩닥 짝 바꾸는 날』 『액체 고양이 라니』, 그림책 『무지개떡 괴물』 『고것 참 힘이 세네』 『길어도 너무 긴』, 동시집 『섭섭한 젓가락』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 등이 있습니다. 온 가족 팟캐스트 [침 튀겨도 괜찮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림: 간장
친환경 사회적 기업 등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엉덩이 올림픽』 『달밤 수영장』 『엉뚱한 문방구』 『쌀이 말했어』 가 있고, 그린 책으로는 『요괴술사 노앵설』, 『오리 부리 이야기』, 『엉덩이 심판』, 『충치 요괴』, 『다락방 외계인』 등이 있어요. 오랜 시간 뒤에도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 꿈이다.
줄거리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인 '하민'이는 겁이 많고 소심하다. 학교 담벼락을 휙휙 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망설이다 뛰어내리지 못하고, 길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선뜻 만지지는 못하고, 자신이 교실의 꽃병을 깨뜨렸다고 선생님께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 씩씩한 친구 주원, 길고양이 친구 동그라미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며 자기 나름의 용기를 찾아간다.
출판사 리뷰
● 동화라는 익숙한 장르 안에 담긴 동시
● 동시라는 낯설지만 친해지고 싶은 장르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
불을 끄면 / 무섭다 / 침대 머리맡에서 / 스멀스멀 유령이 나올 것 같다 // 노란 등을 켜도 / 무섭다 / 옷걸이 뒤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 저벅저벅 걸어 나올 것 같다 // 오늘도 / 눈만 / 깜빡깜빡 _〈혼자 잘 때〉 중에서
화나고 속상한 마음 / 두루두루 풀어 / 툭 끊어 / 착착 접어 / 쓰으윽 닦아 / 휴지통에 쏙 넣어 / 버렸으면 좋겠어 // 아니, / 두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 / 풀기만 해도 / 속이 시원하겠어 _〈두루마리 휴지처럼〉
너 오늘 뭐 해? / 학원 끝나고 어디 가? / 놀 수 있어? / 게임 같이 할래? / 우리 집에서 놀래? / 너네 집에 가도 돼? / (…) // 날마다 연습해요 / 내겐 어려운 말들 // 오늘 도전할 말은 / 방방장 갈래? / 랍니다 _〈어려운 말〉 중에서
《그래도, 용기》는 동화 작가이자 동시인인 강정연 작가가 담아낸 ‘동시 동화’다. 보통 동시집은 수록된 편마다 각각의 기승전결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용기》 속 동시들은 주인공 하민이의 마음을 따라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준다.
혼자 자는 것에 도통 익숙해지지 않을 때, 속상하고 울적한 마음이 쉬이 달래지지 않을 때,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용기 내어 말하고 싶을 때……. 동시로 표현된 하민이의 생각과 마음 들은 독자들에게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온다. 그리고 이 동시들은 ‘성장’이라는 하나의 큰 서사를 향해 모인다. 더불어 작품 속 만화, 그림, 일기 등의 여러 장치들은 동시와 동시 사이에 연결점이 되어 주며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동시라는 장르에 조금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 우리는 모두 ‘아주 조금, 겁쟁이’다! _용기의 진정한 의미에 대하여
높은 담장 위에서 / 창수도 뛰고 / 윤호도 뛰고 / 우진이도 뛰었다 // 나도 따라 뛰는 게 용기일까 / 겁나서 뛰기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용기일까 _〈용기〉
하민이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말할 정도로 겁이 많고 소심하다. 친구들은 훌쩍훌쩍 잘 뛰어넘는 학교 담벼락도, 혼자 자려고만 하면 언뜻언뜻 비치는 낯선 형체도, 공원에서 매일 만나는 길고양이도 하민에게는 낯설고 두려우며 무서운 존재다. 발표 시간에도 자신 있게 손을 들지 못하고, 옆자리 친구가 자신의 자리를 침범해도 속앓이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민이는 일상에서 작고 소박한 다짐들을 조금씩 조금씩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유쾌한 엄마, 친구 주원이, 고양이 동그라미 등 주위의 친절한 조력자들을 통해 용기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한다. 하민이의 마음에 독자들이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겁쟁이였던 시절이, 지금도 역시 어떤 부분에서는 가끔씩 겁쟁이가 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용기》는 용기 있는 이가 아니라 겁이 많고 대담하지 못한 이들에 마음에 주목한다. 겁이 나고 무서운 순간이 닥쳤을 때 그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 용기인지, 그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용기인지 묻는다. 다른 이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 역시 용기라고 부를 수 있음을 전한다.
● 귀엽고 개성 있는 일러스트가 더하는 사랑스러움
강정연 작가가 유쾌하고 즐거운 동시와 이야기로 《그래도, 용기》를 구성했다면, 삽화를 맡은 간장 작가는 특유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작품에 입체감을 더한다. 주인공 하민이는 물론, 다른 등장인물들의 몸짓과 표정을 디테일하게 포착해 냈으며, 동시를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재치 있는 화면 구성과 연출, 적재적소에 배치된 만화와 그림 들은 작품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더불어 사람 캐릭터 사이에 숨어 ‘이스터 에그’처럼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들을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독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한눈에 끌어당기는 간장 작가의 일러스트는 이 책을 거듭 들여다보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