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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비사라왕예불공양경(頻毘娑羅王詣佛供養經) 해제
1. 개요
이 경은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빈비사라왕이 부처님을 찾아와 공양한 일에 대해 설한 경전이다. 줄여서 『빈비사라왕예불경(頻毘娑羅王詣佛經)』․『예불공양경』이라고 한다.
2. 성립과 한역
이 경의 원전은 북전(北傳)의 경전인 것으로 보이므로 기원전후에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서진(西晋)시대에 법거(法炬)가 290년에서 307년 사이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 경은 『증일아함경』 제34 「등견품(等見品)」의 일부 내용에 대한 이역이다.
4. 구성과 내용
부처님이 기수급고독원에 있을 때였다. 부처님의 덕망을 들은 왕과 태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을 찾아와 의복과 음식 등으로 공양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마갈국의 왕인 빈비사라도 부처님을 찾아왔다. 부처님이 왕에게 안부를 묻고 설법을 하자, 왕은 부처님에게 나열성에서 의복과 음식 등으로 공양하겠으니 비구들과 함께 오기를 청하였다. 왕의 청을 받은 부처님은 비구들과 함께 나열기의 죽림 정사로 가서 머물렀다. 소식을 들은 왕은 부처님을 찾아가 나라의 왕으로서 재산이 많으므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여래와 비구들에게 의복과 음식, 평상(平床)ㆍ와구(臥具)ㆍ의약 등을 공양하고 신하와 백성들에게도 권하여 제도(濟度)를 받아 3악도(惡道)를 영원히 떠나 안온하게 하려 한다고 말하였다. 부처님은 왕의 말을 듣고 그를 칭송하였다. 성으로 돌아온 왕은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좌구(坐具)를 마련하여 부처님을 청하였다. 부처님이 비구들과 함께 성으로 들어오자 왕은 손수 맛있는 음식으로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하였다. 공양을 마친 부처님은 빈비사라왕을 위하여 시론(施論)과 계론(戒論)과 생천론(生天論)을 설하고, 욕심으로 인하여 큰 괴로움이 생기므로 출가하는 것이 필요함을 설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250명의 기녀들은 법안(法眼)이 청정해져 3보(寶)에 귀의하여 5계(戒)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은 왕에게 천상과 세간에서 부처가 가장 위이므로 공덕을 심으려는 자는 3불(佛)에서 구하라고 게송으로 설하고 돌아갔다.
빈비사라왕예불공양경(頻毘娑羅王詣佛供養經)
頻毘娑羅王詣佛供養經
서진(西晋) 사문 석법거(釋法炬) 한역
西晉沙門釋法炬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1천2백50명의 큰 비구의 무리와 함께 계셨다. 사람들은 우러러보며 모두 와서 공양하였으니,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대왕ㆍ태자ㆍ신하들과 아래로는 백성까지 모두 의복과 음식과 평상과 와구와 질병의 의약 등을 갖추어 가지고 와서 공양하였다.
당시 세존에겐 다음과 같은 명예와 덕망이 멀리 소문나 있었다.
‘세존께서는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시는데, 처음도 선하고 중간도 선하며 끝도 선하다. 또 그 뜻이 매우 심원하여 모든 범행(梵行)을 갖추었다.’
一時,婆伽婆在舍衛城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爲人敬仰悉來供養,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大王大子群臣下至人民,悉來供養,具衣被、飮食、牀臥、疾廋醫藥。爾時,世尊名德遠聞,如是世尊、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佛、世尊,爲衆生說法,初善中善竟善,義甚深遠具諸梵行。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왕이 여러 신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장엄하게 차리라. 무슨 까닭인가? 나는 가시구살라국(迦尸拘薩羅國)으로 가서 세존께 문안하고, 예배를 드리며, 받들어 섬기고자 한다. 세존께서 출세하는 때를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어렵다. 여래께서 이따금 출세하시는 것은 마치 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야 출현하는 것과 같다. 세존도 또한 그러하여 만나기가 매우 어렵다.”
신하들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爾時,摩竭王頻毘娑羅告諸群臣:“汝等嚴駕羽葆車,所以然者?我欲往迦尸拘薩羅國,問訊世尊禮拜承事,世尊出世甚難,値亦甚難遇,如來時時出世,譬如優曇鉢華時乃出世,世尊亦復如是,亦甚難遇。”對曰:“如是天王!”
이때 신하들은 마갈국왕 빈비사라왕의 명령을 받아, 곧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장엄하게 꾸미고 빈비[顔色]사라[端正]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수레가 다 준비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시간이 되었습니다.”
爾時,群臣聞摩竭國王頻毘顏色娑羅端正教,便嚴駕羽葆車,往詣王頻毘娑羅所,便白王言:“車已嚴駕,今正是時。”
이에 마갈왕 빈비사라는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여러 신하와 백성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나열성을 나와 왕의 위력을 부리며 가시구살라국으로 가서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이르렀다. 수레가 성문에 이르자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기환정사(祇桓精舍)로 나아가 여래가 계신 곳에 이르렀다.
마치 찰리왕이 다섯 가지 위의를 버린 것같이 머리를 숙여 땅에 대어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손으로 세존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자기의 성명을 말했다.
“저는 마갈국의 빈비사라왕입니다. 왕 가운데 왕인 빈비사라입니다.”
爾時,摩竭王頻毘娑羅乘羽葆車,群臣人民前後圍遶,從羅閱城出,以王威力漸漸往詣迦尸拘薩羅,至舍衛城祇樹給孤獨園。乘車至城門從車下步,往詣祇桓至如來所,猶如剎利王捨五威儀,頭面禮世尊足,以手摩抆世尊足,自稱姓名:“我是摩竭國頻毘娑羅王中之王,是頻毘娑羅王。”
이때 세존께서 빈비사라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대왕께서는 찰리의 호족이십니다. 저는 석가족 출신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이 육신에 여러 공덕을 구족한 자입니다. 그런데 대왕께서는 몸소 저를 찾아와 기거에 편안한가를 묻고, 합장하고 받들어 섬기시는군요.”
爾時,世尊告頻毘娑羅王:“汝是大王剎利豪族,我是釋子出家學道,於此色身衆德具足,乃屈大王至我所,問訊起居康强叉手承事。”
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도 세존의 은혜를 받게 하소서. 저도 알고 있습니다. 지혜롭고 들은 것이 많은 찰리와 지혜로운 바라문, 지혜로운 장자와 지혜로운 사문들은 각각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이러한 논리를 가지고 모두 사문 구담에게 가서 물어보자. 만일 사문 구담이 저런 논리로 대답하면 우리들은 이런 논리로 대답하고, 사문 구담이 이런 논리에 대답하지 못하거든 그래도 함께 토론하자.’
그리고는 곧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갔었습니다.
王白世尊曰:“蒙世尊恩,我亦見剎利有智慧多聞者,婆羅門有智慧者,長者有智慧者,沙門有智慧者,各共論義。我以此論盡往問沙門瞿曇,若彼沙門瞿曇荅以此論者,我等以此論荅;若瞿曇沙門不荅此論者,亦當共論義,便往至世尊所。
그때에 세존께서 설법하여 주시니, 세존의 설법을 듣고 다시는 질문도 못하였는데 하물며 비난을 하였겠습니까? 그들은 곧 세존과 법과 비구승에게 귀명하였사오니, 이것을 ‘세존께서는 몸에 공덕이 있으시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며, 때를 알아 행하신다’고 합니다. 이때 그들은 세존이 계시는 곳에서 얻음[得] 등 세 가지 환희를 얻었습니다.
다시 공경할 만한 큰 성문의 무리가 있으니, 행이 모두 청백하여 계를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고, 해탈의 견해를 성취한 이른바 4쌍8배(四雙八輩)입니다. 이들은 세존의 성문들로서 공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하여 제일로 존귀하니, 세간 백성들의 위없는 복밭입니다. 이것이 셋째로 삼야삼불에게서 환희를 얻는 것입니다.”
爾時,世尊與說法,從世尊聞法,不復問論義,況當有所難?便歸命世尊、法、比丘僧,是謂世尊身有功德說微妙法知時之行。是時得等三歡喜,於世尊所復有恭敬,大聲聞衆行皆淸白,戒成就,三昧成就,智慧成就,解脫成就,解脫見慧成就,所謂四雙八輩。是謂世尊聲聞衆可敬可貴爲第一尊,是世閒人民無上福田,是謂第三歡喜於三耶三佛所。”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부처님에게서 미묘한 법을 들었다. 미묘한 법을 듣고 나서는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시여, 저의 청을 받아 석달 동안 나열성에 머물러 주시옵소서. 의복ㆍ음식ㆍ평상ㆍ와구ㆍ질병의 의약을 공양하되 비구승까지 공양하겠습니다.”
세존께서 묵묵히 빈비사라왕의 청을 받으셨다.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從佛聞微妙法,聞微妙法已白世尊言:“願如來,受我三月請,遊羅閱城,當供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及比丘僧。”爾時,世尊默然受頻毘娑羅王請。
마갈국왕 빈비사라왕은 세존께서 묵묵히 청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 곧 기뻐서 뛰며 어쩔 줄 몰라 하였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물러나와 기환정사의 문 앞에서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나열성의 자기 궁전으로 돌아왔다.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王,見世尊默然受請,便歡喜踊躍不能自勝,卽從坐起頭面禮世尊足,右遶三帀便退而去,祇桓門乘羽葆車,還詣羅閱祇城自宮殿所。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여러 대신과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경들은 잘 들으라. 내가 이곳에 세존과 비구승들을 석달 동안 청하여 옷ㆍ음식ㆍ평상ㆍ와구ㆍ질병의 의약을 공양하려 한다. 그대들은 각각 잘 인도하고 따르라.”
신하들은 대답했다.
“그리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勅諸大臣人民:“卿等善聽!我欲請世尊於此三月及比丘僧,供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汝等各相勸率。”荅曰:“如是天王!”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혼자 앉아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물자와 재산이 있어서 능히 준비할 수가 있으니, 몸과 수명이 다할 때까지 세존과 비구승에게 옷ㆍ음식ㆍ평상ㆍ와구ㆍ의약을 공양하고 싶다. 대신과 백성들에게도 권하리라.’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在獨處坐便作是念:“我有資財能有所辦,欲盡形壽供養世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及比丘僧,當率勸大臣人民。”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그 날로 여러 대신에게 권하였다.
“나는 지난 번에 혼자 앉아서 생각하기를, ‘나는 재력이 있어서 능히 준비할 수가 있으니, 몸과 수명이 다할 때까지 세존과 비구승에게 의복ㆍ음식ㆍ평상ㆍ와구ㆍ의약을 공양하고 싶다. 나는 응당 여러 신하들과 백성에게 칙명하여야 하리라’ 하였소.
경들은 그 힘에 따라 부처님과 비구승을 청하라. 그대들은 오래도록 무궁한 응보를 받을 것이다.”
여러 신하들과 백성들은 왕의 명령을 듣고 대답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卽日勸率諸大臣:“我向者在獨處坐便生是念:‘我有資財能有所辦,欲盡形壽供養世尊,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及比丘僧,我應勅群臣人民。’卿等!隨其種類請佛及比丘僧,汝等長夜受報無窮。”荅曰:“如是天王。”群臣人民從王聞教已。
이때 세존께서는 사위성에 계시다가 곧 인간에 나와 1천2백50명의 큰 비구 무리를 데리고 유행(遊行)하시어 점점 나열기성에까지 가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1천2백50명의 큰 비구들과 함께 죽림 가란다원에 머무셨다.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부처님께서 나열기성에 이르셔서 1천2백50명의 비구와 함께 죽림 가란다에 머무신다는 소식을 듣고 신하들에게 칙명했다.
“빨리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라. 가란다로 가서 세존께 문안하겠다.”
신하들은 마갈국왕 빈비사라의 칙명을 듣고, 곧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장엄하게 꾸미고는 빈비사라왕에게 아뢰었다.
“수레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떠나실 시간이 되었습니다.”
爾時,世尊遊在舍衛城,便出人閒遊行,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漸往詣羅閱祇。爾時,世尊住竹林迦蘭檀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聞佛至羅閱祇城,住竹園迦蘭陁所,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王頻毘娑羅勅諸群臣,速嚴駕羽葆車,往詣迦蘭陁所問訊世尊。爾時,群臣聞摩竭國頻毘娑羅勅,便往嚴駕羽葆車,白頻毘娑羅曰:“車已嚴駕,今正是時。”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신하와 백성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왕의 위엄을 떨치며 나열성을 나와 죽원으로 나아갔다. 가란다 근처에 이르자 수레를 내려 걸어서 가란다로 들어가 세존이 계신 곳에 이르렀다. 마치 찰리왕 같이 다섯 가지 위의, 즉 칼ㆍ황금 신ㆍ개천관(盖天冠)ㆍ구슬ㆍ털이개[柄拂]를 모두 한쪽에 내려 놓고 머리와 얼굴을 숙여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便乘羽葆車,群臣人民前後圍遶,以王威勢出羅閱城,往詣竹園迦蘭陁所,便下車步入迦蘭陁詣世尊所。猶如剎利王有五威儀,謂劍、金屣、蓋、天冠、珠柄拂,皆捨一面,頭面禮世尊足在一面坐。
이때 마갈국왕 빈비사라가 세존께 아뢰었다.
“환궁한 이래로 혼자 앉아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가 다스리고 있는 이 나라의 자산과 재력으로 능히 준비할 수가 있으니, 몸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여래와 비구승에게 의복과 음식과 평상과 와구와 의약을 공양하고 싶구나. 또 신하와 백성들에게도 권해 제도를 받게 하여 길이 삼악도를 떠나고 영원히 안온에 처하게 하리라.’”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白世尊言:“自還國已來在獨處坐便生是念:‘我典此國界所有資財能有所辦,欲盡形壽供養如來及比丘衆,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亦當勸率臣人民使得蒙度,使長夜得離三塗永處安隱。’”
이때 세존께서는 마갈국왕 빈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대왕께서 중생을 위하여 일부러 큰 맹세의 뜻을 내어 중생을 편안케 하려 하니, 의리가 깊고 원대하여 하늘과 사람이 편안함을 얻을 것입니다.”
이때 세존께서 마갈국왕 빈비사라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고, 또 즐겁게 듣기를 권하시자 모두가 기뻐하였다.
爾時,世尊告摩竭國王頻毘娑羅:“善哉善哉!大王!爲衆生故發弘誓意,欲安隱衆生,義理深遠天人得安。”爾時,世尊爲摩竭國王頻毘娑羅說微妙法,勸樂令聞皆令歡樂。
이에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부처님으로부터 미묘한 법을 듣고 환희하는 마음이 발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곧 물러나왔다. 그리고는 가란다 문을 나와서 수레를 타고 나열성으로 돌아와 자기 궁으로 들어가 전각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곧 그 날로 여러 종류의 맛있는 음식을 갖추고 부처님과 비구승을 위하여 여러 개의 좌구를 깔고 손에는 향로를 들고 높은 누각으로 올라가 동쪽을 향하여 합장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생각하기에 이제 때가 이르렀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때에 맞추어 오시옵소서.’
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從佛聞微妙法發歡喜心,卽從坐起禮世尊足,遶佛三帀卽退而去,出迦蘭陁門還自乘車,詣羅閱城入自宮裏坐其殿上。卽其日辦具甘饌飮食若干種味,卽其日爲佛比丘僧敷衆坐具,手執香鑪昇高樓上東向叉手,至心念世尊,亦自思惟今時已到,願世尊知時見顧。
이때 세존께서 때가 된 것을 아시고 곧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승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나열성에 들어가 마갈국왕 빈비사라의 궁으로 가시어서 여러 비구승과 같이 차례로 앉으셨다.
그때에 마갈국왕 빈비사라는 부처님과 비구승이 이미 좌정한 것을 보고 손수 여러 종류의 맛있는 음식을 받들어 부처님과 비구승에게 공양하였다.
세존께서 공양을 끝내시고 발우를 걷는 것을 보고는 다시 작은 자리를 펴고 여래의 앞에 앉았다.
爾時,世尊知時已到,便著衣持鉢,比丘僧前後圍遶,入羅閱城往詣摩竭國王頻毘娑羅宮。到已諸比丘僧各次第坐。爾時,摩竭國王頻毘娑羅,見佛比丘僧坐已定,自手執若干種甘饌飮食,飯佛及比丘僧,見世尊飯已攝鉢,更敷小牀在如來前坐。
그때에 세존께서 마갈국왕 빈비사라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차근차근 함께 의논하시니, 의논이란 것은 시론(施論)ㆍ계론(戒論)ㆍ생천론(生天論) 등과 욕심은 더럽고 탁한 번뇌로 큰 괴로움이 되니 출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등이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왕이 마음으로 기뻐하며 스스로 이기지 못하고 완전히 부드럽고 온화해진 것을 아시고 여러 여래께서 설법한 것같이 고(苦)ㆍ습(習)ㆍ진(盡)ㆍ도(道)를 설법하셨다.
세존께서 왕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구족히 말씀하시자 2백50채녀는 곧 앉은 자리에서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들은 이미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선택하고, 여러 법을 받들어 가져 의심하거나 머뭇거림이 없었고 희망하는 일도 끊어졌다. 그들은 두려움 없음과 배워야 할 법을 얻고,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5계(戒)를 받아 가졌다.
爾時,世尊爲摩竭國王頻毘娑羅,說微妙法漸漸共議。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論,欲穢濁漏爲大苦,出家爲要。爾時,世尊知王心歡喜不能自勝皆悉柔和,猶如諸如來所應說法,苦習盡道,爾時,世尊具爲王說微妙法。爾時,二百五十婇女,卽於坐上逮法眼淨,彼已見法得法,選擇諸法奉持諸法,無疑猶豫希望已斷,得無所畏及所應學法,歸依佛法衆受持五戒。
이때 세존께서 빈비사라왕이 미묘한 법을 듣고 환희하여 받들어 가지는 것을 보고 게송을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見王頻毘娑羅聞微妙法歡喜奉持。爾時,世尊便說此偈:
제사에는 불이 으뜸이요
시에는 송(頌)이 으뜸이요
사람 중에는 왕이 으뜸이요
모든 흐름에는 바다가 으뜸이요
祠火最爲首,
詩頌亦爲首,
王爲人中首,
衆流海爲首。
뭇 별에는 달이 으뜸이요
광명에는 해가 으뜸이라.
위 아래와 사방에서
살아가는 갖가지 만물과
衆星月爲首,
光明日爲首,
上下及四方,
諸所生品物。
천상과 세간에서
부처가 가장 위시니
공덕을 심으려는 자는
마땅히 3불에게서 구하라.
天上及世閒,
佛最無有上,
欲求種德者,
當求於三佛。
이때 세존께서는 왕에게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셨다.
爾時,世尊以此偈爲王說,卽從坐起便退還去。
頻毘娑羅王詣佛供養經
이 한 경의 경명과 역주는 모든 장본(藏本)에서 모두 같지만 그 문장은 초조본과 송장본(宋藏本)이 완전히 같고 거란본은 크게 구별되어 유사해도 취하고 버릴 것을 알지 못하겠다. 지금 『개원석교록』을 살펴보니 “이 경과 『증일아함경』 제26권의 「등견품」은 동본이역이다.”고 하였다. 그것을 검토해보면 초조본ㆍ송장본의 2본과 그것은 완전히 같은데―곧 그 경 가운데서 간추려 낸 것일 뿐인데― 어찌 이역이겠는가? 그것의 의도는 송장본에 법거(法炬)의 한역본이 누락되어 있어서 마침내 그것의 본문부분을 간추린 것을 이것의 별행본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그 『증일아함경』은 곧 동진의 구담승가제바(瞿曇僧伽提婆)의 한역이고, 이미 그 경을 간추려 법거(法炬)[를 역자]라 했는데, 한역자는 누구란 말인가? 하물며 대체적으로 경을 간추린 것이고 이역본이 아니라면 『개원석교록』에서 이미 지워버렸을 텐데, 이것은 왜 단독으로 현존하는가! 그러므로 지금은 거란본을 진본으로 삼아 말한다.
右一經,經名譯主諸藏皆同,而其文相,國本、宋本全同,丹本大別,似未知去取。今按『開元錄』云:“此經與『增一阿含經』第二十六卷「等見品」,同本異譯。”撿之,國、宋二本與彼全同,卽是彼經中抄出耳,何爲異譯耶?意者宋藏失法炬譯本,遂抄彼本部爲此別行,然彼『增一』卽東晉瞿曇僧伽提婆譯,旣抄彼經而云法炬,譯者何耶?況凡是抄經非異譯者,『開元錄』中曾被刪去,此何獨存耶?故今以丹藏爲眞本云。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