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9] 당신이 생각하는 강팀

[1번선발]

육성, 리빌딩, FA, 외국인....여러가지 이슈가 비시즌 동안 팬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누군가는 육성과 리빌딩을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FA를 말합니다.

그렇게 의견이 갈리고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팬으로서 <한화이글스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죠.

모두 한화가 강팀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졌는데

<강해지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바는 다릅니다.

어제와 오늘 한화팬들의 가장 큰 이슈는 정근우 계약입니다.

정근우 계약이 이슈인 이유는 바로 그의 <나이> 때문이죠.

사실, 야구선수에게 나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저도 베테랑 권용관 황선일 오윤의 영입을 반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들의 영입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진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그들의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현재 기량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저는 정우람 정근우 이용규의 영입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영입 당시 나이가 30대 초반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대한 것이 아니라

그 선수들이 <지금 야구를 아주 잘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했습니다.

심수창 배영수 권혁의 영입은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보상선수가 아깝지 않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투수 없는데 이닝은 먹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송은범의 영입을 우려했던 것 역시 나이나 보상선수 문제보다도

<이미 KIA송은범의 성적이 SK송은범과 너무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여기 계신 회원님들은 모두 이글스가 강해지기를 바랄텐데 (어그로 유저만 아니라면 모두의 공통점이죠)

글 서두에 얘기한 것 처럼, 강해지기 위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는 생각이 다 다르죠 (야구관이 다르니까요)

예를 들어, 저와 모 회원님은 똑같이 전 감독의 경질을 주장했지만

저는 정근우와 3년 혹은 그 이상의 계약을 맺자고 주장하고, 그 회원님은 정근우 말고도 대안이 있다고 주장하십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죠.

그 와중에 제 생각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나는 팀 전력이 어떻게 구성되기를 원하는가?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몇 가지 결론이 나오더군요

순서는 제가 좀 더 중요하게, 그러니까 평소에 많이 생각하는 순서입니다.

[1] 투수 혹사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 투수의 무리한 등판은 지는 것 보다 더 나쁘다

투수의 무리한 등판에 대해서는, 저는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입니다. (보수 진보로 나누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투수가 혹사를 당하느니 차라리 팀이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큰 틀에서 혹사에 반대해도, 약간의 혹사로 승리를 쌓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이 부분에서는 좀 고집스럽게, <혹사는 무조건 다 나쁘다>쪽에 가깝습니다

(한국시리즈 7차전, 플레이오프 5차전 정도라면 이해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수를 혹사시키지 않아야 결국 더 많이 이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2] 같은 값이면 라인업은 공격력 위주로 짜야 한다.

이건 최근 몇 년 새 바뀐 생각입니다.

김인식 시절만 해도, 저는 팀 라인업이 수비 지향적으로 짜여야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조원우 한상훈이 주전으로 나오면 욕을 많이 먹었는데 , 저는 그게 팀을 위해 더 좋다고 믿었습니다.

전통적으로 키스톤의 수비력이 아쉬웠던 팀을 응원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는데

구체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던 근거는 2가지였습니다.

공격을 이끌 다른 선수들이 있었고, 투고타저여서 실점을 억제하는 것이 지금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수비가 안 중요하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지만) 점수가 많이 나는 시대이므로 야수들은 모두 공격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송주호나 장민석이 수비나 주루쪽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아마 저는 그들의 코너 외야수 출전을 반대했을 것 같습니다.

[3] 경험이나 가능성보다 지금 성적이 더 중요하다

저는 과거에 야구를 잘했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은 선수

아직은 검증된 바 없으나 미래에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선수

이 두 케이스 보다 '지금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김재영 김민우 하주석에게 기대하지만

그건 두 선수가 <지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도 김태연 이동훈 강상원 이충호 김경태 등등이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그 성장 과정의 (현재 시점에서의) 결실은 <주전 보장>이 아니라 <백업 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126경기였지만 지금은 144경기죠

18경기를 더 해야 됩니다. 162이닝을 더 수비하거나 공격 해야 되죠

한 선수가 포지션 하나를 시즌 내내 뛸 수 없으니 그 빈곳들을 메우며 성장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4] 잘 던지는 투수는 무조건 선발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전 감독에게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은 전체적으로 투수혹사고

세부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송창식-장민재를 선발로 고정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저는 중간에서 2~3이닝씩 자주 던지며 실점을 억제하는 스윙맨이라면

5일에 한번씩 선발로 나와 5이닝을 버텨주는 것이 팀에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장이 <송창식 선발로 돌리면 중간에 던질 사람이 없다>였습니다.

선발이 없어 죽겠는데 왜 중간을 먼저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갔거든요

선발을 채우고 남은 카드로 중간계투를 구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잘 던지는 중간계투가 있다면 (권혁 박정진 정우람 등의 케이스를 제외하면) 선발로 가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계투가 부족한 것도 은근히 골치아픈 일이지만

선발이 부족한 것은 팀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니까요.

위 내용을 종합하면, 제가 생각하는 팀의 <좋은 방향성>은 대략 이렇게 정리됩니다.

[1] 투수 혹사를 줄이고 선발진을 우선적으로 세팅한다

[2] 과거의 이름값 또는 검증되지 않은 기대치 대신 '현재의 폼'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스타팅 라인업을 짠다

[3] 공격력 약하고 수비와 주루 위주인 선수라면 대수비-대주자로 기용한다

1번은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거고

2번은 본인의 야구관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죠

3번도 호불호가 좀 있을거고요.

어쨌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강팀의 조건.

여러분이 바라고 기대하는 라인업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오호라]

1번에서 4번까지~
1번선발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prevet!]

2,3번은 구구절절 동의하고..
1,4번은 저와는 생각이 다릅니다.~

[팩하면류현진]

아래 하단 대괄호 1.2.3. 동의하구요.
위의 굵은 4번에선 생각이 많아지네요. 동의나 비동의라는 차원은 아니구요

[순재아빠]

1번,2번,3번, 4번 논리적이고 대체적으로 동의 합니다. 그러나 1번,4번에서 투수혹사를 얘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이겨야 하는 게임(분위기 반등 게임)는 이겨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