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래가 문제가 되는가.학자들이 글을 제대로 못쓰기 때문이다.몇해전만 해도 미국 학자들이 인터넷업체가 수십배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실제로 그렇게 됐는가 묻고 싶다.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생각해보면 쉽다.보통 저자들이 책을 쓰는데 1년이 걸린다.그 책을 내는데 6개월이 걸린다.1년 6개월이 걸리면 그 사이 데이타가 바뀐다.그러니 그 책이 현실에 대해서 뭘 말해줄 수 있겠는가.미래는 말뿐이 비전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현재의 성과(performance)에 나타나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을 좀비라고들 한다.좀비란 마법으로 살아난 시체다.기업 좀비가 엄청나게 많다.이미 죽은 시체가 된 기업이 얼마나 많은가.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그 기업 주식을 산다.그래서 망한다.미국과 일본의 상황이 바로 이것이다.
기업에는 세 종류가 있다.미래지향적 기업과 왕년을 생각하는 과거지향적 기업 그리고 코앞만 보는 현실지향적 기업이다.결론부터 말하면 미래지향적 기업이 돼야 발전할 수 있다.
대표적 미래지향적 기업으로 소니를 들 수 있다.소니의 모기업 부문은 적자를 보고 있다.그걸 메워주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즉 오락부문이다.플레이스테이션2 등 오락관련 기기,스파이더맨 등 영화가 돈을 벌어주고 있다.
경영자들은 자사가 미래지향적인 기업인지를 스스로 평가해봐야 한다.과거에는 윈-루즈(win-lose)였지만 이제는 윈윈(win-win)이 돼야 한다.주주의 단기이익에 치중해 이기면(win) 기업의 장기발전은 잃었다(lose).이제는 둘 다 이겨야 한다.단기승부도 내면서 장기투자도 해야 한다.
쉽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10년뒤 팔 물건을 지금부터 개발하자”고 한다.“지금 10년뒤 새 제품을 준비하지 못하면 망한다”고도 한다.이건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미래를 어떻게 알겠는가.현재와 동떨어진 시간대로 미래를 봐선 안된다.현재 있는 것들이 1년후에는 2년후에는 3년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곰곰히 봐야 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 보겠다.자동차 시대는 이제 지났다.조금만 미래를 보면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자동차를 만드는데 승부를 거는 자동차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차량이 폭주하는 이 극심한 정체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고는 자동차의 미래른 없다.차가 막히면 BMW든 벤츠든 티코든 꼼짝못하기는 마찬가지다.이제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정보의 시대’다.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가 이미 상용화돼있다.이건 미래가 아니다.인공위성이 모든 정보를 찍어보내니 정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런 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가만 앉아있어도 절대 막히지 않는 길로 차를 보내줄 수 있을 정도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홍콩만 하더라도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거의 정체가 없다.
앞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ITS다.앞으로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정보를 생산할 수 있어야 자동차 회사다.그래야 미래가 희망적이다.
사실 이제까지의 자동차 산업은 철강산업일 뿐이었다.철강은 19세기에 석탄 30t을 들여 철강 1t을 생산할 수 있었다.20세기에는 3t으로 1t을 만들 수 있었다.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일본 철강산업은 이제 0.7t으로 1t을 만들 수 있게 했다.그래서 일본이 이 철강산업의 경쟁력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석권했던 것이다.사람들은 IT기술을 얘기하면 곧바로 실리콘밸리를 생각한다.그러나 IT는 그 회사의 생각이요 투자요 조직까지 지배하는 것이다.
우리는 브로드밴드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랑한다.초고속통신망이 우리 나라에서 잘된 이유가 있다.미국에서 그게 되겠는가.1마일씩 집이 떨어져있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 그 망을 깔려면 돈이 엄청나게 든다.그래서 알 고어 전부통령이 정보고속도로를 만든다고 했을 때 미국 사람들이 사기라고 비판했던 것이다.그런데 한국은 어떤가.아파트를 포함해 집들이 촘촘하다.지금 남한만한 사이즈가 아주 이상적이다.일본도 해안선이 길어서 어렵다.
초고속통신망이 돼있으니 온라인게임에선 우리가 세계 1위인 것이다.초중고학생들까지 초고속통신망으로 게임을 하니 그 산업이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나도 가끔 온라인게임을 한다.온라인게임이 재미난 것은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근데 이게 문제다.순 반말에다 욕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나는 게임을 할 때는 그래서 침묵을 지키는 편이다.내가 게임을 하다 당신은 몇살이요하고 물으면 초등학교 4학년이다 하는 애들이 있다.그러다가 게임이 안풀리면 어떨 때는 ‘개새끼’라고 욕을 한다.70살 노인이 열살짜리 한테 욕을 먹는 것이다.그래서 전세계적으로 ‘개새끼’라는 한국말이 외국인까지 알고 쓸 정도가 됐다.
이런 세상인데도 사장이 디지털을 전혀 모른다.“미국 봐라.정보통신 산업이 죽쑤고 있지 않는냐.우리가 안하길 정말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는데 이런 업체는 미래기업이 아니다.
고객들의 니즈(needs:필요)를 찾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지금은 니즈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필요는 한계가 있다.예를 들면 2005년께는 전세계 산업의 5%인 제조업이 전세계 수요를 커버한다.중국 EU가 산업이 더 활상화되면 당장 공급과잉이 되는 것이다.냉장고는 집에 한대,두대면 족하지 더 사질 않는 것이다.
우리가 쇼핑할 때는 필요해서 산다고들 한다.당장 집에 가보라.정말 필요한 것이 얼마나 있는지,호주머니를 뒤져보고 책상서랍을 열어보라.불필요한 것들을 버려보라.정말 중요한 몇가지만 남는다.필요한 것만 산다면 세상은 정지하고 말 것이다.경제는 낭비에 기초해있다.
그런데 비디오테이프는 어떤가.책은 어떤가.욕망(want)에 집중해야 한다.욕망에 한계가 있는가? 시나 음악 같은 것을 보자.시가 좋으면 1년에 수백권을 읽을 수도 있고 싫으면 하나도 안할 수 있다.좀 반트라는 사람이 쓴 ‘욕망의 경제학’을 보고 예전엔 사람들이 웃었다.지금은 절대 안그렇다.그가 옳았다.욕망을 모르고는 시장에서 힘을 쓸 수가 없다.끝없는 욕망 때문에 사람들은 불필요한 것도 사는 것이다.
이런 욕망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사람들의 쇼핑행태를 보면 대부분 충동 구매다.학자들이 몰래카메라로 쇼핑객들의 눈동자를 촬영해 연구한 결과가 있다.사람들이 충동구매를 할 때는 눈동자가 비정상적으로 깜빡인다고 한다.한마디로 홀리는 것이다.상품포장에 진열대 조명에 광고에 장식에 홀리는 것이다.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물건을 집게 된다.정신을 차릴 때는 언젠가.바로 돈을 낼 때다.그래서 이걸 아는 백화점들은 인건비를 많이 쓰면서도 계산대를 많이 설치해두고 있다.정신을 차리기 전에,홀렸을 때 사버리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충동구매가 일어날 수 있는가.지금 정도의 화상도면 사람들은 충동이 생길 수가 없다.정말 필요한 것만 사게 돼있다.그래서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2를 만든 것이다.해상도가 PC보다 몇배도 더 좋다.엄청나게 깨끗한 것이 TV에 나오니 사람들은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사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것이다.지금의 인터넷은 마음에 호소하지 못한다.지금 게임기로서 가정 마다 보급해놓고 나중에 홈쇼핑이라는 유통업으로 확대하려는 것이 바로 소니의 전략이다.제조업이 아니라 유통업이요 그 다음 단계는 금융업으로 확대할 것이다.플레이스테션3가 나오면 소니의 미래전략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세계 가정은 소니의 네트워크에 다 들어간다.유통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금융도 시간 문제다.
우리 제조업체 가운데 이런 것을 생각하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소니는 사람들의 배고픈 욕망을 채워주고 있는게 아니다.바로 눈고프고 귀고프고 마음고프고 머리 고픈 것을 찾아 채워준다.
소니도 사실 이런 마인드를 쉽게 가진 것은 아니다.사람을 잘 썼다.제조업 하나만을 해선 큰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소니엔 인재가 적었다.최고경영자가 누군가로부터 “예전에 소니에 다녔는데 너무 재미없어서 나왔다는 인재가 있다”는 소릴 듣고 그 사람을 불러 사장에 앉혔다.그 결과가 지금의 변신이다.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이 잘 논다.지금 모범사원이 미래 모범사원이 절대 아니다.
워크맨 만든 얘기는 너무 유명하지만 다시 해보자.워크맨은 녹음기에서 녹음기능이 아니라 재생기능의 가치를 찾아낸 한 엔지니어의 발명품이었다.엔지니어 가운데 천덕꾸러기 짓을 하는 사람이 일하며 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공장장이 봤다.한번 뺏어 들어보니 소리가 완전히 하이파이 오디오 이상이었다.그래서 그 엔지니어에게 어떻게 이런 것이 됐냐고 물었다.그의 대답 왈 “소켓이 2개인데 녹음쪽 1개를 빼고 재생 2개를 넣더니 소리가 커졌다.레코딩 보다는 플레이 시켜보고 싶어 바꾸었다.”공장장이 모리타 사장에게 이걸 들고 갔다.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다.처음엔 모두들 반대했다고 한다.녹음이 안되는 녹음기를 누가 사겠냐는 것이었다.그러나 1년에 5천개 팔리면 잘 팔리는 것이라고 했던 것이 한달에 5만-6만개씩 나갔다.음향기기 시장이 포화됐지만 워크맨은 새로운 욕망을 개척해 성공한 것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들을 불필요한 인력을 내보냈다.그러나 맹상군처럼 식객도 거느릴 줄 알아야 한다.물병도 꽉채우면 물이 찰랑이지도 않는다.미래를 위한 사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회충이 영양분을 빨아먹고 몸에 불필요하다고 회충약을 먹고 다 죽여버린다.그러니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회충의 배설물이 아토피성피부염 꽃가루 알러지 등에 대한 항체를 만든다고 한다.불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대량생산의 시대는 지난 것이다.대량생산은 절대 미래전략이 아니다.내가 1백개를 생산했으니 본전을 뽑고 마진을 남기도록 팔겠다는 건 한심한 생각이다.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취향과 구매행태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CRM이다.
사상의학의 이제마 정도가 돼야 한다.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을 생각하는 달인 기업인,철학자 기업인이 돼야 한다.
스마트폭탄을 보라.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습할 때 공략하기까지 10년이 걸린다,1년이 걸린다 말도 많았다.실제는 3개월밖에 안걸렸다.옛날에는 포탄이 정확치 않아 할 수 없이 융단폭격을 했다.이제는 아니다.인공위성은 트럭 두대가 30cm떨어져있어도 두 대로 알아낸다.그래서 조준폭격을 하는 것이다.스마트폭탄이 바로 스마트경영의 상징이요 바로 맞춤경영이다.
스마크폭탄은 걸프전 때는 사용 무기 중 빈도 3%였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선 70%에 달했다.10년 사이 이렇게 변했다.당시 1발에 1백60만달러했는데 이제 이 가격이 1만달러로 떨어졌다.대중화된 것이다.10년도 안돼 10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회사 마다 커다란 회의실에 회장석 사장석 임원석이 따로 있다.앉아서 하는 회의는 버려라.회의는 서서해야 한다.소요학파는 걸어다니며 사색했고 예수님이 앉아서 설교했다는 소리는 별로 듣지 못했다.서서해야 회의 효과가 크다.칵테일파티에선 5-6분 사이에도 비즈니스 얘기는 다한다.방석깔고 앉으면 10분 비즈니스 얘기하고 나머지는 쓸 데 없는 얘기로 간다.
종업원들도 마음을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천명 만명을 다스리는 사장들이 집에 가면 부인,아이들 합해 2-3사람앞에 꼼짝 못한다.집단을 다루기는 쉽다.그러나 마음을 얻기는 그만큼 어렵다.
지금과는 동 떨어진 10년후를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
지금 하고 있는 그 업종을 어떻게 미래에 적응하도록 변용시키느냐가 과제다.현재 속에다 미래를 끌어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