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은 독일 영화 'Goodbye Lenin(굿바이 레닌)'의 OST summer 78'(1978년 여름), 원문 출처는 http://goo.gl/Bbur2 입니다.
한계에 다다름
1959년 10월을 맞아, 지금까지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버티고 있던 동독도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
핵공격을 받아 완전히 무방비가 된 베를린이 소비에트 연방의 손에 떨어졌다. 2차대전 이래 약 14년만의 수도 함락이다. 두 번이나 핵공격을 받아버려 약탈할 물건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고, 개놈들아. 불타 그을린 수도꼭지라도 쳐갖고 돌아가라, 로스케놈들.
베를린이 점령된 채로는 도무지 방어선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베를린이 함락당하자 동독군은 곧바로 이 곳을 탈환할 수 있도록 포츠담, 콧부스, 슈트랄준트에서 베를린으로 집중 공격을 감행했지만, 어이없게도 실패로 끝났다.
여기서 베를린을 다시 빼앗을 수 있었다면 베를린을 중심으로 해서 두더지잡기처럼 방어를 되풀이해 견딜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동독에 그러한 힘따위는 남지 않았다. 요컨데 올 것이 온 것이다. 더 이상의 전선 유지는 불가능하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패배의 두 글자가 바로 눈앞에 있다.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이런 때는 사기도 불가피'라는 뇌내 스위치가 다시 '탁'하고 들어온다. 붉은 빛깔의 악마 군단에게는 쿠데타로 화답해 드리자. 소비에트 연방에의 정변이 성립하면, 적어도 붉은 군대에 의한 압력이 모두 사라진다.
그러한 판단으로 소비에트 연방에 잠복하고 있는 스파이에게 '빨리 소비에트 연방을 러시아로 만들어!'라고 지령을 보내려고 했지만,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
돈이 없는 것이다.
역시 이 자금량으로는 정변 걸기 성공 가능성이 미덥지 못하다. 어찌해서든 외화를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금의 주된 공급처로 기능하던 서방 국가들과는 이미 전쟁 상태이므로, 외교 거래의 길이 닫혀있다. 다른 중립국에게 시도해보아도 무역 효율이 비참한 상태로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3개국과는 그런대로 무역 효율(약 50%)이 유지되고 있고, 또 상대도 잉여자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까스로 자금 조달의 실마리가 선다. 다음은 소비에트 연방에서의 쿠데타 성립까지 동독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이다. 어찌되든 합병당하는 것을 하루라도 늦추어야만 한다.
그래서 동독 육군은 폴란드 국경 및 연안의 방어를 포기하고 후퇴를 개시한다. 이대로 전선 방어를 계속해도 각 군단이 고립당해 포위섬멸의 쓰라림을 당할 뿐이라고 판단하고, 각오한 이상 전군을 가지고 드레스덴 요새에 틀어박혀 농성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예전에 콧부스 요새가 관통당한 것처럼, 아무리 레벨 10의 요새라고 할지라도 지금의 소비에트 연방을 상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전군으로 농성하면 시간을 버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공군도 마지막 힘을 짜내어 후퇴를 도울 수 있도록 요격에 오른다. 살펴보면 충족률과 지휘통제가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지만, 그런데도 아직 날 수 있는 것이다. 요격에 나서면 충분한 효과도 의미도 없이 단지 격추당할 뿐이나, 이 상황에 무리해서라도 출격하여 적 공군의 지상공격이나 군사행동 저지를 약간이나마 막아준다면 그것으로 좋다. 어차피 공군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증원을 실시할 공업력도 먹일 수 있는 보급품의 여유도 없다. 여기서 하릴없이 낭비해버리자. 지금을 살아남지 못하면 내일은 오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로, 이 터무니없는 출격이 동독 공군의 라스트 플라이트(last flight)가 되어, 잠시 후에 동독 공군기는 모조리 사라졌다. 지금까지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건 그렇고 붉은 군대의 물량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인가. 요새 공격을 하러 올 때는 대략 100사단 정도로 공격하는 것이 디폴트다. 정말 대항할 수 없다.
마오쨩은 우리들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이 헌신적인 안면 블로킹이 있어야지만 우리 동독이 건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 떨어진 핵병기가 모두 독일로 향했다면 독일은 벌써 합병당했을 것이다.
진지하게 고찰해보면,
개전 이래, 동독은 요격기를 계속 내보내는 것으로 소련의 전략폭격기를 핵병기 투하 전에 되돌려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중국공산당은 방공 능력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핵공격을 마구 받았을 것이다. 요격에 성공하면 피격당한 전략폭격기는 당분간 날아오지 않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면 몇번이고 몇번이고 폭격당해버리는 것은 명백하다. 중국공산당만 핵공격을 받게 된 것은 그 정도의 이유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정답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1959년 11월을 맞이한다. 아직 합병당하지는 않았다.
동독 육군은 예정대로 드레스덴 요새로 후퇴를 완료하여 농성 태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무방비가 된 다른 지역들이 차례차례로 붉은 군대에게 제압당해 엘베강 동쪽은 이미 소비에트 연방의 땅이다. 슈트랄준트에는 독일의 군단이 농성하며 저항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대규모 포위공격을 받아 머지 않아 섬멸당했다.
이제 너무 많이 봐서 지겨운 광경이다. 마오쨩 언제나 고마워! 하며 마음에 없는 감사를 표하면서 계속 진행하자.
이제 진짜로 위험하다. 예전부터 위험하긴 했지만 이대로라면 동독은 완전히 고립된다. 그것도 시간 문제라면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눈 앞에 다가오니 역시 침울해진다. 아직인가, 소련 땅에 쿠데타 정권이 수립되는 건 아직인가.
1959년 11월 20일, 동독은 마침내 잠정 수도 드레스덴을 완전하게 포위당한다. 이로써 중립국과 무역하는 길은 완전히 닫혀 동독은 육지의 섬이 되었다. 멀리 있는 사람은 소리를 들어줘, 가까운 곳이라면 다가와 눈으로도 봐 줘. 이거야말로 나라가 멸망해가는 모습이다.
이 시점의 드레스덴 요새에는 동서독 육군 합계 24사단이 농성하고 있다. 요새의 단단함을 고려하면 쉽게 공락당할 일은 없을 것이다...고 해도 소비에트 연방이라면 150사단 정도로 포위공격을 걸어 오는 일조차 있을 수 있으므로 무서워 죽겠는 것이다. 그렇다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리고 자원의 비축 상황은 아래와 같다.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개전 전에는 15만의 석유와 12만의 보급품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 비축량은 모두 2만 선이 무너져 있었다. 일년 반도 싸우지 않았는데 잘도, 뭐, 이만큼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석유와 보급품는 차치하더라도 여기서 가장 문제인 것은 자금의 잔량이다. 약 4천 정도, 그것이 동독에 남겨진 마지막 공작 자금이었다. 하여튼 어떤 나라와도 더 이상은 무역을 할 수 없으니까 증가할 전망은 전혀 없다. 이 상황에서 공업력으로 만들어지는 현금 등은 새발의 피조차 안 된다.
이렇게 된 이상 운의 승부다. 안 되면 안 되는 걸로 이제 됐어('A`)
플레이어의 뇌 속에서도 '게임이 너무 느려터져서 더 이상 계속하는 것은 고통이다'던가 'AAR을 쓴다고 해도 소재로는 이미 심하게 충분하다'던가 '빨리 끝내고 싶다'라는 네거티브한 본심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에만 성공해버린다는 것이 머피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잘 될듯한 여지가 있다면, 잘 되어버린다. 될 대로 되라는 태도야말로 성공의 어머니이다.
새해가 밝아 1960년 1월 22일,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정변은 성공했다. 이 때 동독의 국고에 남아 있던 자금은 불과 81, 말 그대로 최후의 실오라기 하나를 붙잡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독일은 행복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좀 더 살아남는 것이 허락되었다. 하지만 소비에트 연방에 합병되지 않는 이상, 그것은 서방과의 교전 계속을 의미하여, 한층 더 독일 국민의 수난과 마오쨩의 통곡을 부르는 것이었다.
첫댓글 어쩌다보니 하루에 하나 꼴로 글을 올리게 되는데, 호이게시판 보면 제 글로만 뒤덮혀있는게... 빈도를 좀 줄여야 할까요 -_-
그럴 필요는 없으실 듯 하네요. 저도 오스만 연대기 쓸 때 후반기 빼고 하루에 한 번 꼴로 올렸는걸요(...)
별로 상관 없습니다.
그러면... 지금처럼 하루 한 화씩 올려서 후기까지 수요일에 끝내면 되겠군요. 딱 2주 연재네요 ㄲㄲ
으아아아아아!! 정변!
이 연대기에선 진짜 7화 핵 맞는 부분이랑 여기서 소련 뒤엎는게 대반전입죠 ㄷㄷㄷ 사실상 '기-승-전-결'에서 이 다음화부터는 결에 해당합니다.
안면 블로킹은 슬램덩크에서 나온것 같고... 정변 성공했으니까. 음. 이야... 막판반전일세.
사실 그 부분이랑 번역에서 관용구 하나 있었는데, 오늘은 역주 없는 날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너무 자잘하다는 핑계를 대며 안 집어넣었죠(...)
...그래서 공산주의 정권은 무너지고 도길은 이중정부가 햄볶으며 살았답니다 ^^
공산정권이 무너진 건 맞는데... 과연 햄보칼수가 있을까요?
정변 이후 코민테른과의 전쟁은 끝난건가요? 연합국과 전쟁은.. 아아
코민테른이랑은 끝나고, 연합국과는 계속이지요. 곧 다음화 올릴테니 기다려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 편이 클라이막스거든요 ㅋㅋ
이제 연합군 상대로 방어만 하고, 러시아랑 동맹을 하면..
어 아직 스탈린 있지 않나요? 정변이 성공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