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除夜)
김 난 석
하늘은 어디에 숨었는지
강변 따라 가로등만 명멸(明滅)하는데
저기 저 창문 불빛 뒤
작은 숨소리 흘러나오네
미망(迷妄)이더면 어서 흘러가다오
세월이여
강물이여
저기 저 창문 불빛 사이
작은 인기척 새어 나오네
사랑이더면 머물러다오
강물이여
세월이여
저기 저 창문 불빛 아래
작은 그림자 벗어 내리네
허물이더면 어서 벗어내다오
엎드린 여명(黎明)이여
미명(未明)을 흔드는 소리여.
(제2시집 ' 바라다보매 다 꽃이어라' 중에서)
오늘은 2025년 을사년 연말이다.
밤이 깊어지면
보신각 종이 33번 울리리라.
그러면 그걸 밤 열두시라 하고
2026, 병오년 영시라고도 한다.
33 번이라는 건 여러 의미를 떠올린다.
1910년 독립선언 33인을 떠올리기도 하고
불가(佛家)에선 우주의 정점,
인드라망의 33천 꼭대기를 말하기도 하고
기독인들은 예수의 생애 33 년을 말하기도 한다.
불교의 신적존재 가운데 하나인 인다라(Indra),
33천인 제석천의 궁전 위에 끝없이 펼쳐진 그물은
그 그물의 코마다 보배 구슬이 달려있고
한 구슬은 다른 모든 구슬을 비춘다.
그 구슬은 동시에 다른 모든 구슬에 거듭 비춰지는
관계가 끝없이 펼쳐지는데
법계(法界)의 일체 현상도
끝없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연기(緣起)한다고 한다.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고
독립의 종소리, 화엄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해야겠다.
첫댓글
그믐날 아침이네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릴 때 까지
아직은 15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丙午年 새해에
제 집에 들어오시는
님을 위해
방금, 현관을 딱고 들어왔습니다.
석촌님 가내에도 새해에는
瑞氣滿堂 하옵기를 비옵니다._()_
그건 손님맞이 이고
복 맞이 이기도 하겠지요.
깔끔한 가정 모습도 봅니다.
을사년 한해도 함께 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병오년에도 더욱 건강하시어
즐거운 삶 영유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네에, 오늘 무어라도
정리하고
새해를 맞자구요.
한 해의 마무리 잘 하세요.
네에
무언가 미흡했던걸
생각해보기도 하네요.
새해에도 올해처럼
내내 건강하시고
아직도 빛 찾아 나아가는
뒤따르는 이들을 위하여
가로등 밝혀주시기를
소원합니다.
네에.
여긴 지금 쉬는시간인데,
새해엔 쉼도 많이 누리길 바랍니다.
제야의 시간은 늘 말이 적어지고
마음은 더 깊어지는 순간이지만,
이 글은 그 침묵 속에
사람 사는 온기를 담아내고 있네요.
지나온 날들에 대한 성찰과
다가올 시간을 향한 담담한 기원이
과하지 않게, 그러나 오래 남습니다.
귀한 글로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 건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이처럼 깊고 단정한 울림을
기대해 봅니다.
댓글이 더 곱네요.
새해 잘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석촌님!
우리 손에 손을 잡고
기쁨의 노래 불러요.
우리는 지금 행복 하니까요.
맞아요.
이 벅찬 삶의 순간을
축복해야지요.
올한해 석촌 선배님을 만나 즐거웠습니다. 새해 병오년에도 복된 나날 되시고 소망하시는 버킷리스트가 좋은 성과 있기를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간간 여유를
부려보기로 해요.
좋은 시 감상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ㅡ
고맙습니다.
날씨가 추운데도 제야의 종치는 모습을 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
그 종소리가 평화를 전하는 소리이길 바랍니다 .
그렇기만 바랍니다.
새해에도 지금처럼 늘 건강하셔서 선배님 버킷리스트가 꼭 이루시기를 소망합니다.
새해에는 개인적으로 제 인생의 황혼기
감사의 시대가 드디어 막을 열었어요.
감사의 시대에는 그 동안 미루었던 산행도
부지런히 따라 다니고 봉사활동도 열심히하고
숙제로 남아있던 책도 읽고 후회없는 인생사를
살고 싶어요.
네에, 나무랑 님도 바라는 일 모두 잘 순행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