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에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비구비 펴리라 ㅡ황진이ㅡ
'자율 달리기니 좀 덜 추울 때 나가서 뛰고 올까?'
잠시 이런 생각도 했지만, 결국은 습관처럼 월달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섭니다.
'멈춘 송년 모임에, 새해 일상 찾아 온다'
nc백화점 건물 앞에 걸린 현수막에 눈이 갑니다.
인류가 익히 경험하지 못했던, 2020년도 이제 저물어갑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일상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원래부터 집순이었던 조신한 분들보다, 저처럼 밖으로 나돌던 부류들에게는 나름 더 힘들었던 한 해가 아니었을까요?ㅎ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돌밥돌밥 하느라, 마트와 시장 가는 게 유일한 외출이고, 홈트하며 동네 돌며 소홀하던 집안 살림 열심히(?)하면서 보낼 수밖에...
영국에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소식.
인구 66만 명인 청정 제주에 하루 2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 않나, 급기야 수도권엔 5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행정 명령까지 내려지다니...ㅠ
이 달 말에 있는 친정아버지 제사에도 못가게 됐네요ㅠ
손자 못 본지도 오래 됐는데ㅠㅠ
그러나 정말 어쩌겠습니까?
삼류 소설보단 교과서를 많이 읽은 죄(?)로, 아니 가족과 이웃을 위해, 내가 먼저 지킬 건 지키며 조심해야쥐~
'2020년 쥐띠해 마지막은, 쥐죽은 듯이 집에 머물러 주세요.'
라고 sns에 올렸다가 내렸다는 부산시 게시물처럼...ㅎ
각설하고,
남편과 함께 동백섬에 도착하니,
지난 주보단 풀린 날씨에 암사슴도 나오고, 훈장님과 강고문도 나오셨네요.ㅎ
7시15분, 함께 미포를 향해 출발!
1주일에 1번 뛰니, 울트라 모드의 달리기도 힘이 듭니다ㅜㅜ
해변에 나가니, 크리스마 트리 불 하나 켜지 못하는, 공무원들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상가 분양에 들어간 lct 앞 트리들만 휘황찬란, 그나마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느끼게 하네요.
썰렁한 횟집들을 지나 미포 끝집에 도착!
아무도 없길래 사진 한 장씩 얼른 찍고, 동백섬으로 돌아왔습니다.ㅋ
먼저 와서 열심히 달리신 손우현님과 업무상 늦게 도착해 동백섬 도신 지기님까지, 7명이 거리를 두고 서서, 차 한 잔 나눠 마시고 해산했습니다ㅋ
새핸엔 제발, 월달 저녁 한 끼라도 식당서 밥좀 먹을 수 있길, 이 밥순이 아지매는 간절히 바랍니다~~~
월달님들, 효마클님들,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해피 뉴이어~
입니다.
첫댓글 지난 금요일 18일이 마눌 세번째 스무살 생일, 환갑이었는데
막내하고, 두 여동생 내외와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을 하였다가 빌어먹을 COVID 19때문에 다 취소하고
장모님 포함 늙은이 셋이서, 집에서 조촐하게 자축을 했네요. ㅠㅠ
아마도 백신은 상반기중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경하기가 힘들 듯 합니다.ㅅㅂ ㅅㅂ...
부지기님과 부지기보님의 정성으로 준비하신 생강즙+모과즙+꿀로 만드신 따뜨한 차, 감사드립니다 ^&^
대신 내년 진갑을 거하게 해 주이소~
허미경씨 환갑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
선배님의 간절함이 절절히 느껴지네요
한끼라도 남이 해준밥 먹고싶은맴이 ㅋ
우리는 팥죽사러갔다가 불켜진 돼지국밥집에서 둘이서만 뜨끈하게 한그릇하고 팥죽까지 시들고 귀가했네요
올해는 한 게 없어서, 나이 한 살 더 안 먹으려고 동짓팥죽은 첨으로 패스~ㅎㅎ
나날이 진화하는 부지기님 생명수
백종원도 한번 먹어봐야할긴데...
날씨가 풀려 뛰기에 딱입니다
사진에 옥에 티가ㅋㅋ, 넒은 식당에서 둘이서 먹는 기이한 현상, 코로나 덕에? 특별대접 받았네요. 다음에는 더 넓은 럭스리한 식당에
도전해봐야 겠네요.
아쉽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씩이라도 얼굴 보는게 어딥니까!
눈빛으로 서로의 맘이 오가는 시간이 어쩌면 더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죠.
조금만 참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