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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 전국 확산, 집회 넘어 운동으로 나아가야
개신교계 중심으로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당시부터 광화문 집회를 지속해왔던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 이어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의 세이브코리아도 탄핵반대 운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2030 세대까지 집회에 참가하는 등 세력 확산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두 목사 측은 3·1절 집회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지금까지 길거리 투쟁은 민노총 조직을 앞세운 좌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계기로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8일 광화문의 전 목사 집회에는 경찰 추산 3만5000여 명(주최측 300만 명), 세이브코리아 부산 집회에 5만2000명이 참여한 반면,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탄핵찬성 집회에는 경찰 추산 5000여 명이 참가하는 데 그쳤다.
탄핵반대 집회는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세종·춘천·김천·구미·울산·전주·포항 등에서 매주 토요일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15일엔 좌파의 아성인 광주광역시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반면 탄핵찬성 집회는 부산·광주광역시·대구·경남 창원 등에서 열리고 있어 열세다. 최근 이재명이 개딸들을 대상으로 탄핵찬성 집회 참여 독려 메시지를 낸 것도 이런 초조감의 발로로 해석된다.
집회 규모도 규모지만 이번 탄핵반대 집회가 범(汎)기독교계의 성격을 띠어간다는 점이 더욱 주목된다. 교계 원로인 김진홍 목사를 필두로 세계 최대 감리교회인 금란교회 김정민 목사,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의 홍호수·박종호 목사, 에스더기도운동본부의 이용희 교수도 참여하고 있다. 기독교계가 정치 이슈에 이렇게 한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다.
탄핵반대 집회가 양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이제 질적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무조건 많이 자주 모여서 탄핵반대를 외치면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우려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우파 시민들이 적지 않게 모였지만 탄핵인용을 막지 못한 경험이 뼈아프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초시계까지 동원해 증인을 독촉하는 등 3월 선고를 작정한 듯한 행태를 노골화하고 있다.
탄핵반대 활동은 집회 차원을 넘어 ‘운동’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개신교계는 그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역사와 하나님이 기억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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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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