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후 10시반이면 올해를 통털어 두번째로 중요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보형의 간교한 꼬임에 넘어가 아멜리에를 보고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라면도 한그릇먹고 후식으로 커피까정 마시고 오니 이 시간이군요..
지금 내가 제 정신인지...
브리짓이 같이 이야기하면 재밌을 것같은 여자라면 아멜리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재밌을 것 같다고나 할까...
중간에 잠깐 삽입된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 들으니 그 곡을 참 좋아하던 누군가가 잠시 머리를 스쳤습니다.
세미나 자료를 만들면서 탱고 OST를 듣고 있는데, 지금 막 라꿈빠르시따가 흘러나오는군요.. 예전부터 알고 있던 유일한 탱고음악인데 웬일인지 예전에 이미지가 참 안좋았던 곡이었던 듯합니다.. 곡이 너무도 통속적인 게 그 이유였어요..
예전에 포항에서 기타레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쪽에 있는 선생님이 딱 한분이라 그분에게 레슨을 받을 수 밖에 없었죠.. 기타를 치게 되면 맨처음 조율을 마친후 그것이 제대로 되었는지 짧은 곡을 한번 쳐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체로 두도막곡인 다장조 프렐류드를 치는게 일반적인데 그 할아버지 선생님은 라꿈빠르시따 이곡의 처음부분을 쳐보곤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트롯트 음악틱하게 치는 기타곡을 들으면서 선생님에게 어느정도 가져야할 경외심같은게 와르르 무너지곤 했지요.. 클래식 기타 선생이 뽕짝음악이나 치고 있다니.. 하는 탄성을 속으로 내면서..
나중에 탱고를 알게 된후 춤을 추면서 이 음악을 듣던 어느순간 이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가 있었는데,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이유는 이 곡이 전혀 통속적이지 않음을 알게 된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내 자신부터가 통속적임을 알게 된데 있는 것 같습니다.
나 자신만은 뭔가 고상하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자 그때부터는 삶이 좀더 쉽고 재밌어지는 것 같더군요...
사실 탱고는 아주 통속적이고 어찌보면 음란하기도 하고 태생부터가 저질이기도 하지만 아주 따뜻한 사람냄새가 나는 춤인것 같아 좋습니다. 이제 막 배우는 분들도 곧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