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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의 원북면에 도착한 택시기사 ‘소심한’씨가 선택한 첫 번째 태안의 봄맛. 이곳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태안의 토박이 음식이 있다. 바로
박속밀국낙지탕. 낙지는 원래 6~8월이 제철이라 택시기사 ‘소심한’씨는 조금 망설였지만, 태안에 가면 반드시 맛 봐야하는 음식 0순위이기에,
박속밀국낙지탕을 먹어보기로 한다.
태안에서는 옛날부터 칼국수나 수제비를 ‘밀국’ 이라 불렀다. 밀국에 무 대신 박속을 나박나박 썰어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고 달콤하다. 박속은 숙취를 풀어주며 이뇨작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박속밀국낙지탕의 이색 재료는 바로 박속. 바가지를 만들기
위해 초가지붕 위에서 키운 박의 속을 긁어 갖가지 야채와 섞어 육수를 낸 후, 적당한 크기의 낙지 서 너 마리를 살짝 데친다. 먹는데도 순서가
있다. 일단, 데쳐진 낙지 다리를 먹기 좋게 잘라 매콤한 초장에 찍어 먹는다. 나박하게 썰어진 박속과 함께 먹는 국물은 매콤하면서 시원하고
투명한 맛이다.
‘소심한’씨가 낙지의 쫄깃한 맛을 느끼는 동안, 칼국수가 준비되었다. 보글보글 끓는 국물에 칼국수를 넣고 3-4분 정도
끓이면 된다. 이 때, 남아있던 낙지의 머리를 절개하면 까만 먹물이 나오는데, 이 먹물은 최근 항암, 항균작용으로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알려졌다. 박속밀국낙지탕은 태안 원북면과 이원면에서 참맛을 볼 수 있다. 태안 시내에서 원북면까지는 10분 정도 소요된다. 택시기사
‘소심한’씨가 박속밀국낙지탕을 맛본 후 내뱉은 한마디? ‘왔슈? 잡사봐유! 끝내줘유~’
택시기사
‘소심한’씨가 두 번째로 선택한 태안의 맛은 짭조름한 우럭젓국.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우럭‘젓’국에는 ‘젓갈’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꼬들꼬들하고 쫄깃한 말린 우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럭은 회로만 먹던 ‘소심한’씨, 말린 우럭이라는 말에 한번 먹어보기로 결심한다.
우럭젓국은 봄철이 제철인 우럭을 손질해 소금을 뿌려 4~5일간 말린 후, 각종 채소와 함께 끓여낸다. 이때, 특이한 것은 쌀뜨물을 이용한다는
것. 그래서 국물이 뽀얗게 나온다. 우럭젓국은 끓이면 끓일수록 깊은 맛이 점점 진해진다.
택시기사 ‘소심한’씨, 세상에 이런 우럭 맛이
있었나 싶게 밥이 술술 넘어간다. 짭조름한 국물과 꼬들꼬들한 우럭포가 어우러져 이색적인 바다의 맛을 낸다. 태안에 살고 있었지만, 회로만 맛보던
우럭의 꼬들꼬들함과 국물의 짭조름함이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소심한’씨가 우럭젓국을 맛보기 위해 들어간,
유명하진 않지만 자그만 식당은, 시누와 올케가 운영하고 있었다. 그 사이가 매우 돈독해 보여 처음엔 자매지간인 줄 알고 말을 건넸더니 시누올케
사이라며 멋쩍게 웃어 보인다. 옆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손님들도 태안의 토박이 음식 우럭젓국 맛에 반한 것 같다. 우럭젓국은 태안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특히 원북면에 가면 진한 맛을 볼 수 있다.
‘봄
주꾸미’라고 했던가? 봄 입맛을 사로잡는 데는 주꾸미가 최고! 시원하고 감칠맛 도는 박속밀국낙지탕과 짭조름한 우럭젓국으로 입맛을 다신 택시기사
‘소심한’씨, 태안의 참맛을 혼자만 본 것이 미안해 이번에는 아내 ‘안심한’, 그리고 딸 ‘소중히’와 함께 봄 주꾸미를 맛보기 위해 항구로
향한다. 역시 여행은 가족과 함께 해야 제 맛이다. 각설하고, 주꾸미는 3~5월이 제철이다. 한마디로 봄에 주꾸미를 먹지 않으면 일 년 동안
주꾸미의 참맛을 볼 수 없다는 것. 특히, 태안에서는 주꾸미 축제를 할 만큼 주꾸미 풍년을 보내고 있다.
주꾸미 요리는 크게 샤브샤브와
볶음 요리로 나눌 수 있는데, 아내 ‘안심한’이 매콤한 주꾸미 볶음이 먹고 싶다하니, 아내에게 꽉 잡혀 사는 애처가(?) ‘소심한’씨는 아내
말에 따라 주꾸미 볶음을 맛보기로 한다. 주꾸미 볶음은 각종야채에 매콤한 양념 옷을 입혀 살살 볶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너무 센 불에 볶으면
주꾸미의 부드러운 맛을 살릴 수가 없다. 몸통이 붉은색으로 변할 때 불을 꺼야 한다. 태안의 봄 주꾸미는 부드럽다. 질기지 않다. 그러면서도
쫄깃거린다. 택시기사 ‘소심한’씨가 본 주꾸미의 핵심은 머리다. 알이 꽉 찬 속을 절개하면 진짜 밥알처럼 생긴 알이 톡톡 튀어나온다. 그 맛은
고소하다.
태안의 봄맛을 본 ‘소심한’씨, 주꾸미 머리 하나를 입속에 가져가자, 고소하면서 몽글몽글 거리는 밥알이 입안에서 사방으로
흩어진다. 입안에서 봄향기가 난다. 쫄깃거리는 주꾸미의 살과 입 안 가득 퍼지는 주꾸미 밥알의 맛은 한 편의 교향곡과 같다. 약간 매콤해서
아이들이 먹기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소심한’씨의 딸 ‘소중히’도 주꾸미를 입속에 넣고 오물거리며 맛있다고 잘 먹는다. 택시기사
‘소심한’씨, 오늘 주꾸미 여행으로 가족들에게 점수 좀 땄다! 주꾸미는 1kg에 2만 5천원 선이다.
태안
주꾸미의 쫄깃함을 맛본 ‘소심한’씨 가족, 마지막으로 태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봄꽃게로 만든 간장게장을 먹어보기로 한다. 태안의 봄 꽃게는
태안군 백사장, 채석포, 신진도 항 등지에서 맛볼 수 있다. 꽃게는 알을 낳는 금어기인 6월~8월을 피해 봄과 가을이 제철인데,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태안 봄 꽃게의 특징은 알이 꽉 찬 암꽃게에 있다. 필수 아미노산을 많이 갖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피로에 지친 성인들의
원기회복에도 그만이다. 이것이야 말로 택시기사 ‘소심한’씨가 찾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줄 태안의 ‘노다지’ 가 아닌가?
‘소심한’씨
가족이 간장게장 정식을 맛보기 위해 찾은 곳은 태안의 백사장. 이곳에 도착하면 넓은 수산물 직판장에서 조개를 비롯한 싱싱한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바다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알이 꽉 찬 게껍질에 각종 잡곡을 넣어 지은 밥을 슥슥 비벼서 입속에 넣으면, 또, 살이 오동통 오른 게다리를
손가락으로 쭈욱 눌러 살을 빼내 한 입 넣으면, 집나간 입맛도 장담하건데 삼 일안에 돌아온다. 게다가 식당주인장 인심이 어찌나 좋은지 양도
풍성하다. 택시기사 ‘소심한’씨, 태안의 간장게장 맛을 잊지 못해 수산물 직판장에서 봄 꽃게를 한 아름 구입한다. “올 봄은 태안의 간장게장과
함께!”를 외친다.
태안의 참맛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어떨까?
price.taean.go.kr/sub/food.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