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복 많은 사람이다!
아침에 눈을 뜹니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아이고…”
작은 신음이 먼저 나오지만
그래도 내 두 다리가
나를 받아 줍니다.
이불을 밀치고
바닥을 딛는 그 순간,
나는 오늘도
기적 위에 서 있습니다.
젊은 날에는 몰랐습니다.
걷는다는 것이,
숟가락을 드는 일이,
혼자 화장실을 다녀오는 일이
이렇게 고마운 축복인 줄..
돈이 많으면 다 가진 줄 알았고
자식이 잘되면
다 이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백억(數百億) 통장보다
오늘 내 발로 동네 한 바퀴 도는 일이
더 값지다는 걸
나이 들어 알았습니다.
작은 집이라도 좋습니다.
비가 새도 괜찮습니다.
그 안에서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내가 눕고 싶을 때 눕고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내 천국입니다.
내 리모컨이 있고,
내 밥그릇이 있고,
내 이름으로 들어오는
작은 연금이 있다면
나는 이미
당당한 사람입니다.
혼자 걷는 길이
처음엔 쓸쓸했지만
이제는 압니다.
바람이 말을 걸고
햇살이 등을 토닥이며
“잘 버텼다”고
속삭여 준다는 것을..
약속이 없어도,
하루를
내 힘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내 다리가
나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고,
내 손이
나를 먹여 살리고
내 심장이
묵묵히 뛰어 준다면..
나는 이미
부러울 것 없는 사람입니다.
행복은 멀리 날아가는
파랑새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두 다리로 서 있는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걷고 있다면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해 보십시오.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다.”
두 다리로 걷는 오늘,
그것이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속도만큼
삶이 빠르게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일상 안에 작은 여유와
편안함을 하나씩 더해가는
멋진 삶이길 바랍니다
첫댓글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