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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혈압이 겨울보다 더 위험한 이유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겨울철에 주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어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통 더운 여름철에는 혈압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방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 환자는 여름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몸 안에 요산 많으면 고혈압·신장병·지방간 생겨
통풍의 원인으로만 알고 있는 요산이 고혈압 신장질환 지방간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중 요산 농도는 7㎎/dL 미만이어야 정상"이라며 "요산 수치가 높으면 여러 질병이 생길 위험이 많고 요산 수치가 낮으면 질병 위험이 덜한 상관 관계가 뚜렷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최신 견해"라고 말했다.
▲ 혈액에 요산이 많으면 고혈압 신장질환 지방간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사 람은 육류와 알코올 섭취를 줄여서 요산 수치를 낮춰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혈압
현재까지 요산과 가장 뚜렷한 연관이 밝혀진 질병이 고혈압이다. 2000년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NES)에서 21년간 전국민을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혈중 요산수치가 높을수록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았다. 이후 후속 연구가 계속돼 최근에는 중국 일본 등 동양인도 혈중 요산수치가 높으면 고혈압·뇌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국내서도 최근 유준현 교수팀이 2007~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2353명의 과거 10년간의 혈중 요산 수치 변화와 고혈압 발병과의 관계를 조사했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다른 요인은 통계 처리를 통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정하고, 요산 수치만 3그룹으로 나눠 고혈압 발병률과 비교했다. 요산 수치가 가장 낮은 1그룹에 비해 2그룹은 1.53배, 가장 높은 3그룹은 1.66배 발병률이 높았다. 유 교수는 "요산은 혈관 내피세포를 공격해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리고 혈전 형성을 촉진시켜 고혈압을 일으킨다"며 "모든 고혈압 환자 4명 중 한 명꼴로 혈중 요산 수치가 정상보다 높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신장 질환
인체는 매일 700㎎ 정도의 요산을 배출하는데 이중 70%가 신장을 통해 이뤄진다. 신장에서 요산 배설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신장 세포가 파괴되고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고혈압연구' 저널에 따르면 혈중 요산 농도가 7㎎/dL 이상인 '고요산혈증'은 신부전증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단백뇨보다 더 강력한 위험 인자이다.
최근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라도 높은 쪽에 있으면 만성 신장질환에 더 많이 걸린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혈중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에 속하는 50세 이상 성인 2686명을 1그룹(4.2㎎/dL 이하), 2그룹(4.21~5㎎/dL), 3그룹(5.01~5.7㎎/dL), 4그룹(5.71~6.99㎎/dL)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만성 신장질환 위험이 1그룹에 비해 2~4그룹은 각각 1.53배, 1.97배, 3.9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
요산이 혈액 속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지방간 등 대사성 장애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상현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건강검진 수검자 34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혈중 요산이 1㎎/dL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 위험이 11%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현 교수는 "요산은 간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주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며 "그러면 간세포에 지방이 잘 축적돼 지방간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요산 관리는 식이요법으로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도 심한 증상이 없으면 약물 치료 등을 하지는 않는다. 최재경 교수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물은 신장 손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통풍이 심하거나 급성신부전이 생길 위험 등이 있지 않는 한 고혈압 등을 예방할 목적으로 처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요산 수치가 높으면 식이요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체내에서 요산을 생성하는 육류와 등푸른 생선 등의 섭취를 줄이고, 맥주 등 술은 요산의 배설을 방해하기 때문에 끊어야 한다. 이상현 교수는 "비타민C를 꾸준히 복용하면 신장의 요산 배설 작용이 활발해져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형제자매가 고혈압이면 본인 고혈압 가능성 57%
가족력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족력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질병만 45가지에 이른다. 유전성 암 외에 허리디스크, 통풍, 골관절염, 건선 등까지 가족력이 관여하는 것으로 의료계는 의심하고 있다. 가족력이 확실하게 인정되는 6가지 질환의 위험도와 대처법을 알아봤다.
▲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 검진을 일찍 시작하면 질병을 예방하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심장질환 여부를 알아보는 심전도검사를 하는 모습
>> 고혈압
▶가족력의 영향=부모보다 형제자매간의 가족력이 더 강하다. 부모 모두 고혈압이 있는 한국 성인의 29.3%는 고혈압이고, 형제자매가 고혈압인 사람의 57%는 자신도 고혈압이다(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부모 모두 고혈압이면 50%가 고혈압이라고 설명하는 외국 자료보다는 수치가 다소 낮지만, 한국인이 서양보다 가족력이 덜하다는 뜻은 아니다"며 "가족력 조사 기법 등이 서양보다 체계가 덜 잡혔기 때문에 수치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10년쯤 지나면 더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고혈압은 대부분 정확한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고 해도 발병을 의학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살을 빼고, 짠 음식을 피하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가져야 한다. 체중을 10㎏ 감량하면 수축기 혈압은 25㎜Hg, 이완기 혈압은 10㎜Hg 정도 내려간다. 30대부터는 최소 1년에 한 번씩 혈압을 재서 혈압 상승을 초기에 파악해야 한다.
>> 당뇨병
▶가족력의 영향=서양에서는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발병률을 15~20%, 부모 모두이면 30~40% 정도로 본다. 한국인의 당뇨병 가족력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생활은 상당부분 서구화돼 있기 때문에, 서양의 가족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어떻게 막나=당뇨병 가족력이 있으면 체중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팀이 당뇨병 환자 219명을 조사한 결과, 과체중(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사람 중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평균 49.3세에 당뇨병이 나타나, 가족력이 없는 사람(57세)보다 8년 빨랐다.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조절할 필요는 없다. 반찬은 고기보다는 채소가 좋은 정도이고, 또래들과 뛰노는 수준의 운동을 하면 된다"며 "20대부터는 혈당검사를 주기적으로 받고, 내당능장애 수준이 되면 식단을 미리 당뇨식으로 바꾸라"고 말했다.
>> 심혈관질환
▶가족력의 영향=캐나다 맥매스터의대에서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 1만2000명과 일반인 1만5000명을 비교한 결과, 부모가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은 심장마비를 겪을 위험이 심장마비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1.5배 높았다.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신준한 교수는 "남성이 40대 이전, 여성은 50대 이전에 동맥경화가 생길 경우 자녀에게 동맥경화가 나타날 위험이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일찍부터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 핵심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30대 초반부터 1년에 한 번씩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검사를 받고, 40대부터 1년에 한 번씩 심전도검사를 받도록 권장한다. 가족력이 있으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동반한 사람은 1~2년에 한 번씩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받는 게 좋다.
>> 치매
▶가족력의 영향=부모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았으면 자녀가 노년기가 됐을 때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2배 정도 높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이동영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아포지단백 4형이라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데, 이 유전자형을 1개 물려받으면 2.7배, 2개 물려받으면 17.4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가족력을 가진 사람이 노년기에 들어서면 혈액검사를 통해 치매발병 가능성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김영열 박사팀의 연구 결과, 치매 환자는 사이토카인 IL-8의 혈중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기존에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진 물질들과 더불어 이 물질의 혈중 농도도 검사가 가능해진다. 김 박사는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매 진행을 늦추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며 "전국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검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간단한 문진과 혈액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아토피피부염
▶가족력의 영향=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수종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70% 정도가 가족력이 있다"며 "부모 모두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경우 자녀의 80%, 부모 중 한 명만 있으면 40~60%가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국내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머니가 아토피피부염을 앓았을 때 자녀의 발병률이 아버지가 앓은 경우보다 높다.
▶어떻게 막나=가족력을 가진 사람이 아기를 낳으면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장한다. 모유에 포함된 다양한 면역 성분이 아기가 균형잡힌 면역력을 갖도록 해줘 아토피 피부염 억제에 도움이 된다. 모유를 먹일 여건이 되지 않으면 가수분해 단백질 함유 분유를 먹이는 게 좋다.
>> 조울증
▶가족력의 영향=조울증은 부모 중 한 명이 조울증이면 25%(양친 모두는 50%), 형제 17%, 일란성 쌍둥이는 50~90%까지 가족력을 보인다. 서울시북부노인병원 정신과 김윤기 과장은 "조울증 외에 신경성 대식증, 공황장애,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도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뇌에서 도파민 분비량이 과도해지면 조증(燥症)이 발생하고, 체내에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울증(鬱症)이 나타난다. 세로토닌은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100% 탄수화물 등 음식물을 통해 외부에서 공급된다. 따라서 조울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균형있는 식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 반면, 도파민 분비 과다는 일반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병도 남녀유별! 여성 고혈압, 심부전 위험 더 높아
여성 고혈압 환자는 남성에 비해 운동 중 동맥의 경직도가 급격히 증가해, 운동 지속시간이 짧고 견딜 수 있는 운동 강도가 낮으며 심부전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심장혈관병원 하종원, 심지영 교수팀은 298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조사한 결과, 운동 중 동맥경직도의 변화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훨씬 급격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동맥 경직도의 증가는 심부전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연구팀은 남녀 각 149명씩의 고혈압 환자들에게 편안한 상태에서, 그리고 자전거운동을 하면서 혈류속도와 심박출량 등을 통해 동맥경직도를 측정하도록 했다. 측정결과, 고혈압 환자인 남녀 모두 운동 지속시간이 길어질수록, 운동강도가 높아질수록 동맥경직도가 증가했지만 남성보다 여성이 현저히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평상시의 동맥경직도는 오히려 남성이 높았다.
또한 같은 형태의 연구를 통해 고혈압 외에 당뇨병 환자 가운데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운동 중 동맥경직도 증가폭이 커, 운동을 지속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하고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종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동맥경직성의 변화가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고혈압이 있는 여성들의 경우 운동 중 호흡곤란이나 향후 심부전 발생에 대한 위험도를 더 확실히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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