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내가 가진 것도 내 것, 나 자신도 내 것’이라 여기며 하느님의 말씀이 나를 감싸 안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2020/11/07/토/연중 제31주간 토요일
루카 복음 16장 9ㄴ-15절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
돈의 유혹에 비웃을 수 있습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신자들의 기도 생활에 대한 기사를 본 일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기도하는 시간을 아까워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비대면 시기인 요즘 기도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 신심 단체에 참여했다가 기도 시간에 마치 입으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를 내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또 미사가 조금만 길어지면 ‘이제 집에 보내주세요!’ 하는 신자 분들의 표정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기도를 하느님께 드리는 ‘선물’이 아닌 후딱 해치워야 하는 ‘의무’로 여기는 듯하여 마음이 아프고 착잡했습니다. 헌금이나 교무금을 봉헌하는 마음 자세 역시 기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봉헌은 하느님께 보여드리는 우리의 정성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께 바친 제물은 자신들이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동물을 선별한 것이었습니다. 참신앙을 향해 걷는 우리는 하느님과 재물을 둘 다 섬길 수 없다는 예수님을 비웃던 바리사이를 다시 비웃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드리는 모든 봉헌에 우리의 마음이, 정성이 얼마만큼 담겨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