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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天摩山) 산행기
★ 탐방일시 : 2009.11.28. 09:00 ~16:30 ★ 오른 산 : 천마산(812.4m) ★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오남면 ★ 등산코스 : 천마산 관리소 - 심신 훈련장 - 야영장 - 깔딱고개 - 뾰족봉 - 천마산정상 - 멸도봉 - 돌핀샘 - 보구니바위 - 가곡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 - 가곡리 |
주차장 위 산행들머리에 있는 등산안내도
어제 서울에서 가까운 남양주 화도읍에 있는 천마산에 올랐습니다. 전에 가평베네스트CC나 썬힐CC 등으로 골프를 하기 위하여 남양주시 수동쪽으로 가다보면 천마산 입구를 지나게 되어 언젠가 한번 꼭 올라야겠다고 수없이 마음을 먹었었지만 지금껏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실행을 한 것입니다. 승용차 접근이 손쉬운 이산의 동남쪽인 천마산관리소에서 오르기로 마음을 먹고 승용차로 경춘고속도로 화도IC를 빠져나가 수동방향으로 얼마 안 가니 천마산관리소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서울 동쪽(잠실)에서는 30분도 채 안 걸린 것입니다.
9시도 채 되지 않았는데 승용차만 주차할 수 있는 관리사무소 주차장에는 승용차가 빼곡합니다. “서울에서 가깝고 유명한 산이라서 등산객이 많구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등산객이 타고 온 차는 반도 안 되고 대부분이 주차장 안쪽에 있는 물이 콸콸 나오는 샘(샘터는 지붕까지 있는 잘 지어진 움막 속에 있어서 우리는 사람들이 낑낑대며 커다란 생수통을 들고 움막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을 보고서야 그 곳이 샘터인 줄 알았습니다)에 생수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타고 온 차였습니다.
천마선은 산세가 험하고 복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 불려왔다고 하며 주봉을 중심으로 하여 북동쪽은 비교적 비탈이 급하고 서쪽은 완만한 산새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이성계가 이 산을 오르다가 “인간이 가는 곳마다 청산은 수없이 있지만, 이 산은 매우 높아 손이 석 자만 길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라고 말한 데서 산 이름이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는데 우리는 이 산위 동남쪽에서 산행을 시작했으니 오늘 산행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등산복 차림으로 산에서 내려오는 남녀를 많이 만날 수 있었고(시간상으로 정상까지 갔다 온 사람들은 아닌 것 같고 깔딱고개 넘어 능선까지만 갔다 오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올라가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서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매일 이 시간에 등산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깔딱고개로 가는 등산로 왼편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는 심신수련장이 있었는데 여기서 아침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심신수련장으로 가는 계단길
심신수련장으로 가는 길의 구름다리
약수터에 있는 이정표 앞에서
깔딱고개 위 정상으로 가는 능선의 이정표
능선에서 올려다 본 뾰족봉
뾰족봉에서 안개속에 천마산스키장이 희미하게 내려다보입니다.
운무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정상
뾰족봉 밑에 멋진 소나무가 있기에
정상 밑 이정표 옆에서 이산의 이정표에는 예외 없이 산을 노래한 시가 적힌 조그만 나무판이 걸려있습니다.
정상 바로 밑 암릉과 소나무들
정상표지석에 올라앉아서 관리사무소에서 이곳 정상까지 오는 등산로는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깔딱고개가 이름 그대로 비탈이 좀 심하여 힘이 들었으며(고개의 마지막은 가파른 나무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합니다) 뾰족봉에서 정상까지도 가파른 암릉이어서 밧줄을 잡고 쇠 발판을 밟고 올라야 하는 구간이 있기는 했지만 코스가 그리 길지 않고 난이도도 심하지 않아 등산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그런 코스였습니다. 일단 능선에 오르면 나무가 거의 없는 개활지가 대부분이어서 좌우로 전망을 즐기면서 정상으로 향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날이 춥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먼 곳에는 안개가 흐릿하게 끼어있어서 조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뾰족봉에서는 희미하게나마 천마산스키장이 아주 가깝게 내려다보입니다. 스키타는 사람들도 조그맣게 보이고요.
삼각점(양동 21)이 박혀있는 정상은 크고 작은 바위가 널려있는 바위 봉우리였는데 비좁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리 넓지도 않았습니다. 여기도 사방에 막힘이 없어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가 있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잔뜩 흐린데다가 먼 곳에는 안개까지 짙게 끼어 있어서 전혀 조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정상에서는 남동쪽 아래로 남동릉과 마석 번화가가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이 방향 멀리로는 화야산, 고동산, 용문산, 백운봉이 보이며 동으로는 깃대봉, 은두봉 너머로 호명산, 장락산이 보이고, 북동으로는 축령산이 마주보인다고 하는데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정상에는 국기게양대가 있어서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습니다. 이 태극기 게양대는 2001년 11월 대산련 남양주시지부가 세운 것이라고 하는데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 오르니 에베레스트라도 정복한 것 같은 묘한 성취감이 듭니다. 태극기 만세!
그런데 삼각점이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제일 높은 곳도 아닌 바위틈에 박혀 있는 조그마한 정상표지석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표지석 주춧돌에서 떨어진 것을 바위틈에 박아놓은 것 같았습니다. 등산객들이 정상표지석이 왜 이 모양이냐고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장비만 있다면 원래자리에 다시 세워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 이정표에는 보광사 방면은 등산로 폐쇄라고 되어있는데 왜 폐쇄되었는지 궁금하였으나 설명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시간도 10시 반뿐이 안 되었고 온 길로 도로 내려가기도 뭣하여 정상에서 망설이고 있는데 우리를 뒤따라 온 대방동에서 왔다는 부부등산객이 자기들은 인터넷에서 등산지도를 보고 아침에 보광사 뒤로 해서 정상을 오르려고 보광사로 갔다가 거기서는 못 올라온다고 해서 우리와 같이 관리사무소로 해서 올라왔는데 보광사, 샘터 방향으로 가 보자고 제의를 합니다. 전에 백덕산의 폐쇄된 등산로로 하산하다가 혼이 난 경험이 있는지라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다른 등산객이 그쪽으로 가다가도 내려가는 길이 많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 말을 들은 우리는 그 쪽으로 가다가도 관리사무소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는 말로 잘 못 알아듣고는 좋다고 의기투합하여 ‘보광사, 샘터’로 표시된 방향으로 내려가기 위하여 정상의 동북쪽 코스인 밧줄이 걸려있는 가파르고 얼었다 녹아서 매우 미끄러운 길을 내려갔습니다.
돌핀샘 바위, 보구니바위 방면의 암릉모습(795봉)
정상에서 보구니바위 가는 등산로에는 멋진 암릉이 펼쳐집니다.
돌핀샘바위 이 바위 근처에 바위에서 물이 떨어져 이루어진 샘이 있다고 하는데 돌핀산악회가 처음 발견하여 ‘돌핀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돌핀샘은 그냥 지나쳤습니다.
보구니바위 위 등산로에서 보구니바위는 그저 높다란 바위입니다. 그 밑을 우회해서 등산로가 나 있었는데 나무에 가려서 사진기에 담기도 힘들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보구니는 바구니의 강원도 사투리라 하는데 우리가 가는 방향에서 쳐다보니 전혀 바구니같이 생기지가 않았던데 왜 보고니바위라고 하였는지 알쏭달쏭? 다른 방향에서 보면 바구니 같은 모양을 하고 있을까?
보구니바위에서 철마산으로 가는 능선의 등산로 모습
가곡리로 내려가는 삼거리의 이정표 정상에서 보구니바위가 있는 곳까지는 암릉과 오래된 소나무가 어울려 멋진 풍광을 연출해 경치를 즐기며 별로 힘든 줄도 모르고 올 수가 있었는데 이 구간을 지나자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 참나무 종류의 활엽수가 울창한 오르락내리락 하는 능선이 계속되었습니다. 따라서 낙엽이 발목까지 파묻힐 정도로 엄청나게 많이 쌓여있어 걷기가 매우 불편하였고 이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아니하여 등산로가 희미하여 길을 잃기 쉬울 것 같아 주의하며 능선을 따라 가는데 능선의 부드러운 흙길은 곳곳에 멧돼지가 먹이를 찾기 위하여 파헤쳐 놓은 흔적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멧돼지 배설물도 보입니다. 이런 멧돼지 흔적은 능선의 등산로 내내 계속되어 금방이라도 멧돼지가 숲속이나 바위 뒤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가도 가도 보광사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고 팔현리로 내려가는 이정표, 철마산으로 가는 이정표만 보입니다.
우리와 함께한 부부등산객과 우리는 길을 잘 못 든 것을 직감하고는 이렇게 되었으니 내친김에 철마산까지 가 보자고 길을 재촉하는데 얼마를 가니 이정표가 서있는 가곡리에 올라오는 삼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가곡리, 철마산으로 가는 방향을 표시하는 이정표도 서 있습니다. 이정표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정상에서 여기까지 3km 이상 온 것 같습니다.
시간도 12시가 훨씬 넘어 배도 고파 와서 우선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철마산으로 가는 나이가 지긋한 등산객이 지나가서 길을 물으니 이 사람은 여기 지리를 손금 보듯 소상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친절하게도 보광사는 정상에서 얼마 안와서 바로 우측으로 내려가는데 이제는 많이 지나왔을 뿐만 아니라 그 곳은 지금은 등산로는 지금 폐쇄되어 갈 수도 없으니 여기서 가곡리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관리사무소로 가던가 아니면 철마산은 여기서도 멀 뿐만 아니라(이정표에 표시된 거리는 3.9km입니다) 거기까지 갔다가 관리사무소로 되돌아오려면 힘들 것이니 여기서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라고 일러줍니다.
내가 가져간 지도를 보니 가곡리에서 천마산관리소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가곡리로 하산하기로 하고 우리는 부부등산객이 가져온 홍어찜 안주로 그가 가져온 소주에 내가 가져간 맥주를 타서 마시면서 점심을 배불리 먹고는 가곡리로 하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점심식사를 한 곳에서 가곡리까지는 4.8km인데 이 코스에는 바위도 별로 없고 멋진 소나무도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이 코스는 경사가 완만한 지능선을 오르내리면서 계속 밑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볼거리도 별로 없고 천마산 정상에서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보다도 더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서 계속 낙엽썰매를 타야 했으며 코스가 단조로워 지루함을 느끼는 그런 길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산 길 내내 온른쪽으로 우리가 올랐던 우뚝 솟은 천마산 정상이 옅은 안개 속에 계속하여 올려다 보입니다. 천마산은 능선이 산정을 중심으로 방사선 형태를 이루고 있어 어느 지점에서도 정상이 바라보인다고 하더니 정말로 어디서든 고개만 들면 정상이 올려다 보입니다.
중간에 덩치가 엄청 큰 사냥개를 몇 마리 데리고 길가에서 쉬도 있는 사냥꾼인 듯한 두 사람을 만났는데 이들은 이 산에는 멧돼지가 엄청나게 많고 지금이 멧돼지가 먹을 것이 많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기 위하여 사방에 땅을 파헤쳐 놓은 것이라며 조용히 등산을 해야지 웃고 떠들고 큰소리를 지르면 낮에 양지바른 곳에서 잠을 자고 있던 멧돼지가 놀라서 사람에게 달려드니 주의하라고 일러줍니다. 그 말을 들으니 너무 호젓한 산길을 걸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약간 겁이 납니다.
가곡리로 거의 다 내려오니 울창한 잣나무 숲이 펼쳐집니다.
사냥꾼들과 헤어져 계속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가곡리를 향하여 줄기차게 1시간 반 이상을 내려오니 드디어 울창한 잣나무 숲을 만가게 되었으며 잣나무 숲을 지나니 바로 가곡리마을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공장을 짓고 있는 공사판으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여기를 지나서 버스를 타기 위하여 포장된 언덕을 걸어 내려가는데 빈차(산타페)가 지나가다가 우리 옆에 서더니 젊어 보이는 기사가 타겠냐고 묻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버스를 타야하는지도 모르고 다리도 아픈데 잘 됐다 싶어 좋아라 얼른 차에 올랐습니다. 우리가 심신수련장이 있는 관리사무소 주차장까지 가야 한다니까 자기도 그곳으로 지나가야 하니까 우리를 그곳까지 태워다 주겠다며 우리를 천마산관리사무소 주차장입구까지 태워다줍니다. “젊은 사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하고 차를 세워놓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천마산 등산이 끝났습니다. 천마산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때문인지 무언가 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관리사무소에서 정상까지 약 3km, 정상에서 철마산으로 가는 능선과 가곡리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까지 약 3km, 이곳에서 가곡리까지 4.8km, 합하여 약 11km 정도를 걸었는데 본 것(머리에 남는 것)은 정상부근의 암릉과 소나무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늘 이 산의 남동쪽 및 북쪽 일부만 본 것인데 이 산의 진면목을 보려면 서쪽 부분을 보아야 할 것 같았으며 산행시기를 잘 못 택한 것 같습니다.
산림청에서는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능선이 사방에 뻗어있어 어느 지점에서나 정상을 볼 수 있는 특이한 산세(이 부분은 하산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와 식물상이 풍부하여 식물관찰 산행지로 이름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100대 명산으로 선정하였다고 하니 많은 식물들을 볼 수 있는 내년 봄이나 여름에 이 산의 서남쪽을 볼 수 있는 호평동에서 한 번 올라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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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멎집니다
긴산행일기잘보구갑니다...부지런하시군요.
다음부터는 사진만 올리던가 짧게 쓸 예정, 자세한 산행정보는 내 블러그(http://blog.naver.com/totaltax)에서 확인하시길
내년 봄이나 초여름 정도에 산우회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첨 사진의 나무계단만 봐서는 그리 반갑지 않은 산인듯... 허나 그 외의 것이 더 크리라 생각됩니다. 좋은산 소개 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잘 봤습니다.^^
서울서 가깝고 괜찮은 산이니 산우회가 가도 좋을듯, 봄에 야생화를 보려면 연인산도 가야 하는디...
서울서 지나다니다가 보기만했던 산인데~~~ 고맙습니다
권승 선배님! 천마산 산행후기와 멋진 작품사진 잘 감상하고 갑니다.
선배님의 멋진 산행후기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천마산 중턱에 아파트에서 바라본 경치가 끝내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