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250조원. 이것이 무엇으로 보입니까. 그 막강한 미국의 연간 국방비가 1천조원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일년 예산이 656조원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이 금액들은 무엇일까요. 2천250조원은 바로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입니다. 그 어마어마한 미국의 국방비보다 2배이상 많고 한국의 1년 예산의 3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가계부채입니다. 너무도 많이 지적된 사항이니 이제 놀랍지도 않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 1인당 가계빚은 얼마라고 보십니까. 1인당 평균 4천4백만원입니다. 4인가족이라고 볼 때 한 가족의 빚은 2억 2천만원 정도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국가 총부채 즉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그리고 정부부채를 모두 합친 6천40조원가운데 가계부채 비율이 무려 37%나 됩니다. 한국의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 2011년에 1천조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한국인의 가계부채 2천250조원은 지난해말 한국의 국내총생산 즉 GDP와 같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일년내내 정말 힘들여 일해 번 돈과 한국의 가계부채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그야말로 악명이 높다는 것입니다. 선진 외국에서는 한국인은 빚을 내서 살아가는 국민이라는 비아냥소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빚위에 세워진 화려한 누각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의미하는 LTI가 233.9%로 집계되었습니다. 소득보다 2.3배나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연령대별로는 60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연령의 LTI가 전 분기와 대비해 상승한 것입니다. 이가운데 40대는 대출 잔액 합계가 연간 소득의 2.5배를 돌파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40대에게 빚이 가장 많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비정상적인 현상은 이른바 영끌로 사들인 주택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에서 40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년 말보다 8조1천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들어 엄청나게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것입니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역대급인 것은 그 빚들이 바로 부동산 그가운데 아파트 투기에 동원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신이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도 비판할 일도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운데 상당수는 아마도 자신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일확천금을 노리고 행한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계획을 세워 은행에서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40대 가장으로서 당연한 행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여기저기서 마구 빚을 내 아파트 투기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지탄받을 소지가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주택이라는 것은 타국에서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집착의 대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땅은 작은데 인구는 많아서 집을 얻기 위해 무한 경쟁에 나서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도 능력껏 해야지 자신의 능력은 별로 없는데 욕심만은 하늘을 찔러서 온갖 빚을 내서 아파트 투기에 올인하면서 생긴 것이 한국의 가계부채 현실입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경우 개개인의 파탄에 그치지 않고 관련된 은행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나라 전체의 경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확천금을 노리고 마구잡이식 영끌 대출이 결국 나라를 파멸시키는 원흉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정말 답답합니다.
자신 욕심의 능력껏 자제하면서 투자하는 대부분의 국민들마져 일부 투기세력에 의해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스럽니다. 자신의 능력을 무시하면서 마구잡이 투기를 한 세력이 망하는 것은 사필귀정이지만 그로 인해 평생을 건전하고 주위에서 지적받을 행동을 하지 않은 평범한 국민들까지 경제난 태풍속에 휘말려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 아니겠습니다. 정부의 통제권을 이제 완전히 벗어난 상황입니다. 2011년이후 두배나 급증한 가계부채는 바로 박근혜 문재인 정권을 거쳐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전 정권은 부동산 투기세력을 뿌리뽑는다고 난리를 쳤지만 결국 아파트값만 급등시키고 말았습니다. 현 정권은 아파트 가격 하락을 막기위해 올인하는 모습입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하락이 심화되지만 서울의 특정지역에서만 급등하는 요상한 현상이 지금 한국의 모습입니다. 물론 정부에서는 경고음을 보내지만 투기세력에게는 마이동풍이고 우이독경입니다. 그냥 시장에 맡겨 놓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될텐데 그 조바심이 이런 상황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조급함과 투기세력의 조급함이 합작되어 형성된 것이 바로 한국의 가계부채 현주소입니다. 여기에 1천5백조원의 기업부채와 1천5백조원의 정부 부채까지 더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빚으로 연명하는 나라라는 조롱이 결코 조롱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한국. 정말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정치권은 임기만 채우면 끝나고 자신들의 임기에만 제발 폭탄이 터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024년 9월 1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