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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거 개입은 사실이다
김정식
지난 1월 28일 캐나다 정부의 ‘연방선거 절차 및 민주적 기관에 대한 외국 개입 공공조사 위원회’(Public Inquiry into Foreign Interference in Federal Electoral Processes and Democratic Institutions)는 중국이 2019년과 2021년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최종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투표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심각한 사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개입은 특정 정당과 후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며, 캐나다 정보기관은 이를 알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선거는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이 갖는 의문처럼, 대한민국 역시 ‘오염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미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하긴, 이미 지방선거 투표권은 ‘오염 없이’ 수많은 중국인이 투표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군사적 충돌 없이 상대국을 무너뜨리는 ‘초한전’(超限戰), 즉 하이브리드 전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정치·경제·사회·미디어·온라인 공간 등 모든 영역에서 상대국을 침투하고 약화시키는 전략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대남 공작은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단순한 경제적 영향력 행사에서 나아가 선거와 정치 과정까지 개입하는 시도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중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반국가세력 척결’이었다. 계엄 후 중앙선관위에 계엄군이 투입됐던 것을 비춰 볼 때 비상계엄은 단순히 상대 정치세력에 대한 공세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 세력은 ‘망상’이라 비난하며, 오히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쪽을 탄압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캐나다 사례와 유사하다. 캐나다 정부는 정보기관이 확보한 선거 개입 증거를 무시했으며, 트뤼도 당시 총리 역시 이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한민국의 상황은 캐나다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막대한 경제력과 인력을 동원해 미디어와 여론을 장악해 한국을 흔들고 있다. 한한령(限韓令)과 같은 경제적 압박, 조선족과 친중 인사들을 활용한 정치 개입, AI까지 동원한 온라인 여론 조작과 사이버 공격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사회를 교란하는 중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관심 가졌던 ‘차이나게이트’, ‘동방명주 비밀 경찰서’ 사건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의 해외 선거 개입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이미 하이브리드 전쟁의 목표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고한 ‘반국가 세력’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는 좌·우의 문제도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더 이상 눈을 감아선 안 된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경계와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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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터닝포인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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