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취미(향산묵화실) 26-16, 농사지은 수박, 이웃집 수박
며칠 전, 아저씨는 퇴근하면서 수박 한 덩이를 들고 왔다.
밭에 심었던 모종이 자라 열매를 맺었다고 했다.
꽤 덩어리가 컸다.
시원해지면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강석재 어르신이 가져온 복수박이 있어 아저씨는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수박을 화실 갈 때 가져가서 회원들과 나누었다.
“아저씨, 수박이 익었던가요?”
“괜찮데요. 많이 익지는 않아도 달더라꼬요.”
수박이 익지 않았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먹을만했다니 다행이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아저씨에게 안부했다.
“아저씨, 아침 식사는 하셨나요? 오늘 화실 수업하러 가실 거죠?”
“길을 모르는데요.”
“길을 모르다니요? 매일 혼자 걸어서 잘 다녀오셨잖아요.”
“몰라요. 오늘은 가지 말지요, 뭐!”
“혹시 화실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아니요.”
“그럼, 어디 편찮으세요?”
한참 말이 없던 아저씨는 조그만 소리로 “덥어서요.” 했다.
“차로 모셔드리면 가실 건가요? 그런데 제가 가려면 조금 기다리셔야 해요.”
“선생님이 올라꼬요? 그라만 가지요.”
이런 불볕더위에 걸어서 화실을 오가는 일이 힘들고 귀찮았던 것 같다.
아저씨를 모시러 갔더니 트럭에서 내리던 이웃집 아저씨가 “농사지은 겁니다. 하나 맛보세요.” 하면서 백춘덕 아저씨에게 복수박 하나를 건넸다.
감사했다.
아저씨는 그것도 화실에 가져가겠다고 했다.
박경안 선생님과 회원 두 분이 그림을 그리다가 아저씨를 반겨주었다.
“이거요. 수박요.”
“엊그제도 수박 가져오셨는데 오늘 또 가지고 오셨네.”
“옆집에서 주더라꼬요.”
“옆집에서요? 수박을 금방 땄는가 따끈따끈하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내일이나 먹어야겠어요. 고마워요.”
무언가를 나누고 싶은 곳,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2026년 8월 3일 월요일, 김향
나누고 나누고, 이런 더위에 최고네요. 박효진
정이 넘치는 직장, 정이 넘치는 이웃! 신아름
요즘 수박 한 덩이 2만 원 넘던데, 아저씨네는 여기저기서 수박이 넘치고, 그 수박이 또 여기저기로 구르네요.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려 주고받으며 사시니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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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먹을 것 하나라도 생기면 같이 나눠먹고 싶은 곳이 화실인가 봅니다. 그만큼 사람들과 정이 들었겠죠.
길을 모르신다는 아저씨 말씀을 흘려듣지 않으시고 자세히 여쭤본 점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 기록에서는 지역사회의 인정은 물론이고, 김향 선생님의 세심한 지원이 엿보이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