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30..
드디어 삼천포에 도착하였다.
삼천포에서 가까운 섬들을 저렇게 다리를 놓아
모두 연육하여
오고 가기에 편안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는 이 들에겐
좋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겠지만
섬이 없어지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씁쓸함이 앞선다.
연육된 다리가 있다 하여
자주 오게 되는것도 오가는것도 아니고
다리가 없다하여
찾지않고 사는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것 또한 그러하지 아니한가?
내 맘이 허락하지 않고
내 몸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연결되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알지 않는가 말이다.
사량도라는 섬에 들어가기 위해 도선표를 끊고 기다리는중...
거대한 닻을 보면서
사람도 머물게 할수 있는
마음의 닻이 있었으면 좋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저녁엔 이 포구에 나와
고등어 낚시를 하였다.
눈 먼 고기 아주 많았다.
처음으로 손맛을 알게된 앙마녀석은
태어나서 이렇게 재미있는 휴가는 처음이라고 외쳤다.
도선하는 배에 차를 싣는중...
먼저 배에 들어가려고 그 와중에도
새치기를 하는 차를 보았다.
위험하기도 위험한 일이거니와
먼저 타게 되면
내릴때는 제일 늦게 내리게 됨을 몰라서였을까?
하늘 가는데야 순서가 없다지만
배에서 내릴때는
여지없이 순서대로 내려야 하는것을...
시속 20Km로 40여분 들어가야 한다는 사량도
앙마녀석이 심심했는지
짱구녀석과 장난을 친다.
짱구녀석도 만만찮다.
손가락을 꽉 잡더니
힘껏 깨물었다...
악~하는 앙마녀석
비명소리와 함께
짱구녀석의 표정을 보니 더욱 가관이다.
아주 똑같다. 노는 수준이...
드디어 배는 사량도를 향해 달리고...
사량도에서 내려다본 어느 지점에
호떡 엎어 놓은 듯한 작은 섬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 섬에 대해 자근자근 이야기 하던
분이 잠깐 생각났다.
방목하는 흑염소들...
더위 탓인지 길 가 나무 그늘에 들러 앉아 차가 지나가는데도
우리들에겐 관심조차 없다.
전에 집에서 염소 키울때 생각났다.
윗논에 매어 놓은 염소가
아랫 논으로 내려가 죽어 있었다.
나중에 모동할매 애길 들으니
염소는 성질이 급해서 자신이 내려갔던 논에서
윗논으로 올라오려고 버둥대다 죽엇을것이라고 하시면서
염소가 그렇게 성질이 급한 놈이라고 ...
놈이라고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다.
ㅎㅎ
난 잔나빈데도 급한데.
사량도 어느 마을 포구 이곳저곳...
해수욕장쪽...
이곳도 사람 사는것은 똑같다.
옹기종기...
햇살아래 바람을 막으며
서로 기대고 있는 모습으로.
사량도 선착장 앞에서...
물이 밀려오는 시간인데
마을 사람들이 그물 망태 짊어지고 무언가를 주워 담는다.
가만 보니
자잘한 문어새끼들이다.
시리도록 맑은 하늘 아래서
우리는 또 배를 기다린다.
배 오는 시간이 30여분 남아서
방파제에 앉아 멍게 한접시에 소주 한병을 마셨다.
옆자리엔 아저씨 한 분이
열이 잔뜩 받아 있다 우리가 주는 소주 한잔에 이런저런 얘길 꺼내 놓는다.
아저씨는 마산 분이신데
사량도 교회에서 일이 있어 불렀단다.
그런데 갑자기 교회에 손님들이 오셨다고 사나흘을 기다리라 했다는것이다.
가까운 거리면 집에나 갔다 오겟지만
집에 가는데 한나절
다시 오는데 한나절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그러고 계신다고.
갑자기 멍게가 내려가질 않는다.
물론 목사님 얘기도 들어봐야겠지만
같이 열여덟을 외쳐주고 싶었다.
사량도에서 나와
삼천포에서 냉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대구로 달린다...
대구에서 보미님을 뵙기로 했다.
앗싸~~~
보미님께서 떠온 짱구녀석 모자...
모자를 씌워주니 녀석도 얼떨떨한가보다.
가디건도 입혀주었다...
갑자기 더운옷을 입혀주니 녀석 심통이다...
천방지축이다. 짜식아! 이게 어떤 선물인데...
저 이뻐요?
^^*
더덕정식으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밑반찬만 봐도 풍성하다.
경상도 음식 맛없다?하던디...
어데요~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았습니다.
메인 음식인 더덕은 조금 후에 큰 사각 쟁반에 나왔습니다.
야채 튀김과 함께
더덕 구이와
더덕 무침...
갈비살 구이까지.
멋진 음식점에서 나와
보미님과 함께...
끝까지 얼굴을 돌리시고 사진을 안찍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이케밖에 못올립니다.
보미님이 궁금하신분 죄송합니다.
ㅎㅎ
그리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아무리 좋은곳을
아무리 많이 다녀도
사람과 인연의 향이 무엇보다 깊다는것을 알게 해준
보미님과의 짧은 조우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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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시:정지원 / 가락:안치환
첫댓글 아무리 좋은 곳을 다녀도, 아무리 멋진 곳을 다녀도 함께할 인연이 있어야 좋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멋진 남도 여행이였군요.........사량도 전에 산행했던 곳인데 이렇게 보니 또 새롭네요......
예전 울 님덜과 꿈의 사량도 산행... 다시금 가슴 먹먹하고 님의 글 따라 쭉 하는 여행도 참으로 감칠나고 즐겁습니다 ...
즐겁고 행복한 여름휴가가 이제 막을내리고 드디여 서울로 향하는길목에 많은 향기를 느낍니다..
아름답습니다...덕분에 저도 사량도에 갔다온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