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장애인 `몸은 불편해도 마음은 만점'
( 강원일보 오피니언 2006-11-23 기사 )
-고등학교 봉사동아리 `레오' 강원재활원 봉사활동 다녀와서
고등학교 봉사동아리 `레오'에서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을 갔다. 고 3때는 수능 입시준비 때문에 학창시절에 마지막 활동인 것이다.
장소는 강원재활원이었다. 나는 2학년에 와서 뒤늦게 봉사동아리에 들었기에 나한테는 처음이자 마지막 봉사활동이었다. 처음이라는 글자에 설레었고, 마지막이라는 글자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1~2학년 중에 가고 싶은 아이들을 모아 인성병원 앞에 모여 산천리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초코파이 2상자를 사서 출발했다.
도착해서 버스에 막 내리니, “춘천에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 새삼스럽게 느꼈다. 한편으로는 춘천에 18년동안 살면서도 이런곳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생각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곳은 2층 남자아이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역시 남자애들은 남자애들인가보다 들어가자 마자 점퍼를 주워 입으면서 축구하러 나가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쾌히 그러마하고 한명씩 맡아 옷을 입혀 운동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아주 신나보였다. 아이들의 얼굴은 장애가 있다는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밝고 순수해 보였다. 의사소통만 조금 힘들 뿐, 모든 면에서는 비장애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 와중에 17살인데 너무 착해보인 남자아이가 2명 옆방에서 나오다 나와 눈이 마주쳐 첫마디가 몇살이냐는 것이었다.
난 그냥 서스름없이 18살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누나네”하는 것이었다. 자기는 17살인데 1년 쉬었다고 했다. 그말이 나에게 찡하게 들려왔다. 그런 말을 솔직하게 할수있는 그 아이의 솔직함과 용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밥먹을 시간이 되어 하나 둘씩 식당으로 내려가고, 우린 아이들이 식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방으로 가 짐을 챙겨 내려왔다.
그런데 그 17살이라는 아이는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식당 문 앞에서 왔다갔다 했으나 별 일 아닌 것 같아 그냥 왔다. 그때 다가가서 “만나서 반가웠다”는 말한마디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게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으로 남는다.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걸 해주려고 하다보니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잘해주지도 못한 것 같아 재활원을 뒤로하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마음만 먹으면 또 올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장애인이라고 다 비장애인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어쩌면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보다 더 밝고 순수함이 가득 한 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많은 장애인들이 마음만은 가벼워지는 그날까지 나는 열심히 봉사할 것이다.
춘천=김은정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