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헛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모아 1차 합동기도회를 산청 성심원에서 가졌습니다.
지리산 각지에서 200여분의 마음이 성심원으로 모였습니다.
오지 못하지만 마음은 함께, 라고 말씀해주신 분들도 많이 계셨지요.
성심원에 도착하여 행사장으로 가는데, 가장 먼저 '세월호 기도단' 표지판과 '평화를 구하는 기도'가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우리도 그 마음으로 모인 것이지요. 가끔씩 어떤 사람이나 물건이 정말 딱 그 자리에 있는 게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가진 적 있으시죠? 이곳이 딱 그랬습니다.
또한 성심원에 조성된 세월호 천일기도단도 그러했습니다. 정원에 있는 나무를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꾸며진 천일기도단. 그 소박함이 참 좋았습니다. 그 나무는 기도를 위하여 서있는 나무 같았고, 나무를 지지해주는 파이프도 마치 기도단을 장엄하기 위해 거기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도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 것이고, 누군가는 또 나에게 그런 존재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 또한 별이 되어 나무와 지리산의 바람을 벗삼아 놀고 있었습니다.
합동기도회는 성심원 원장이신 오상선 신부님의 인도 아래 천주교 의례로 진행되었습니다.
"하느님이 몸소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리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으리라"
시작성가가 점점 어두워가는 지리산의 밤하늘로 퍼져나갔습니다.
"주님, 귀를 기울이시어, 주님의 자비를 간절히 청하는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세상을 떠난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평화와 광명의 나라로 부르시어
죽음을 이기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스님들도 목사님도 교무님도 모두 한 마음으로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이 평화와 광명의 나라에 들기를 기도하였습니다. 복음낭독을 하고, 신부님 강론을 듣고 세월호 기도문도 합송하였습니다.
세월호 기도문을 다함께 합송한 뒤, 세월호 기도단으로 가서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였습니다.
세상을 떠난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이
마침내 부활하리라는 것을 굳게 믿으며
이영혼들을 주님께 맏기나이다.
마침 기도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들의 부활을 믿습니다.
아니, 이미 부활하고 있습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서, 저 광화문의 차가운 보도블럭 위에도, 팽목항으로 향하는 발길에도.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과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와 안식을 얻게 하소서.
생명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하는 모든 이들의 삶에서 생명평화의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지리산 어머니의 염원은 오직 하나. "오직 생명으로!"
우리는 간절한 기도를 바칩니다.
합동기도회에 이어 지리산프로젝트 월례포럼이 공연과 토크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별님 성악가의 노래, 박남준 시인의 시, 정꽃님의 소리, 김준기씨의 토크, 도법스님의 말씀...
그리고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밤이 깊어갔습니다.
(이 소식은 별도로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