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들의 영토확장은 불황기에 오히려 공격적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도업체가 속출하고 브랜드사업 중도포기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서도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 이랜드 등 소위 국내 패션 빅메이커들은 '위기는 곧 기회'라며 유망브랜드 인수, 신규브랜드 런칭, 유통망 확대 등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여성복 '구호'를 인수해 주목을 받았던 제일모직은 세계적인 패션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고 의욕적으로 신규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토털패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야심차게 발돋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 초에 여성 토털잡화 브랜드 '파멜라데니스'를 런칭한데 이어 올 가을에는 아동복 '빈폴키즈'를 새로이 내놓는다. 여기에 여성복 '구호'가 가세하고 여성캐릭터 '로질리'의 브랜드 혁신작업까지 전방위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향후 2~3년내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은 최고 절정기를 맞을 전망이다.
또 올해 초 신규 골프웨어 '애시워스'와 여성 명품 잡화브랜드 '제덴'을 출시한 LG패션은 올 가을시즌을 기해 신사복 명품라인 '알베로'를 런칭한다. 그동안 신사복 마에스트로 내에서 고급라인 성격으로 한정 전개돼온 알베로를 명품수준의 토털 남성브랜드로 별도 전개하겠다는 것. 내셔널 브랜드이면서 고급 신사정장을 비롯 캐주얼 단품, 액세서리까지 망라해 런칭 초기부터 토털패션을 추구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오롱패션 역시 내년 봄시즌에 명품 남성복 '크리스찬라크르와'를 라이센스 전개하는 한편 토털패밀리형 캐주얼 브랜드 '제이폴락'을 신규 런칭한다. 이와함께 계열 FnC코오롱에서는 올 초 골프웨어 '헤드골프'를 출시한데 이어 '마크제이콥스'를 라이센스 전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식경영이 빛을 발하면서 화려했던 옛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이랜드의 경우 영토확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 국제상사를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랜드는 유통 계열사인 2001아울렛을 통해 아동복 '엘덴'을 인수한데 이어 아동내의 전문브랜드 '쁘띠랭'을 지난달 신규 출시했다.
또 하반기에는 남성 캐주얼브랜드를 새롭게 런칭할 계획이다. 이랜드는 의류 외에도 외식사업, 유통사업 확장에도 공격적이다. 계열사 이엘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분당에 '애슐리' 1호점을 열고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1아울렛은 올해안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아울렛몰 4개를 추가 개설해 점포수를 총 11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