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876 --- 다양하면 가치가 달라진다
같은 것을 한 사람이 여러 번 보게 되면 똑같을 것 같아도 다른 면이 많다. 한 마디로 같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음이 변덕스러워서가 아니다. 보는 그날 그 시간의 감정에 이끌려 어느 부분에 더 가치의 비중을 두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한 번에 모두를 똑같은 잣대로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눈이 정확하지 못하고 느낌 또한 똑같이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울로 달거나 됫박질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렇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일까, 몸매일까, 다리일까, 몸통의 균형과 조화일까? 얼굴만 해도 눈. 코, 귀, 입 어디에 중심을 두는가 따라 다를 수 있다.
여기에 주관적인 느낌이나 감정을 보태다 보면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그것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어디가 딱 부러지게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그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판단과 표현을 할 수 있다. 단순히 한 곳에만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사하다거나 엉뚱한 것과 연계하여 확장할 수도 있다.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커져서 아는 만큼 보이고 본다고 한다. 어제는 이것이 마냥 좋더니만 오늘은 저것이 좋다. 고정적이 아니라 유동적이다 보면 다양한 모습이면서 가치가 달라진다.
물론 큰 틀에서 몇 마디라면 거의 같을 수 있어도 세세한 것까지 표현하게 되면 취향이나 전문성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두 눈으로 똑바로 보아도 건성으로 아예 들어오지 않거나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다. 그만큼 확신이 없다 보니, 중간에 주변에서 끼어들어 은근히 영향을 미치는 것이 너무 많지 싶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그런데 이를 주관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더 다양해진다. 마음의 눈, 문학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있어 또 달라진다. 전에는 미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생각지 못한 것이 있을 수도 있다. 같은 듯 다른 눈이 있고 귀가 있고 마음이 있어 단순하게 옳고 그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