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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목산 산행기 - 운무속 정상에 오르다 -
★ 탐방일시 : 2009.12.03. 11:00 ~14:30 ★ 날씨 : 흐리고 간간이 가랑비, 하루 종일 연무, 산정에는 안개가 짙게 낌. ★ 오른 산 : 말목산(710) ★ 위치 : 충북 단양군 적성면 ★ 등산코스 : 하진리주차장 - 송전탑 - 690m봉 - 노들평지 2전망대 - 정상 - 3전망대 - 왕복산행 ★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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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는 꼭 가야할 예식장이 두 곳이나 있고 일요일에도 예식장에 가야해 주간 산행을 해야겠다하고 인터넷을 뒤지다가 단양군 적성면에 있는 말목산이 눈에 확 띄었습니다.
내가 태어난 곳(수산면 오티리)에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 봄이면 어김없이 소풍을 갔던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옥순봉, 구담봉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더 마음에 끌리었습니다. 그 옛날 뛰어놀던 옥순봉, 구담봉의 백사장은 충주댐이 건설되어 충주호에 물이 차면서 강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옥순봉, 구담봉의 기암괴석과 바위절벽! 아련히 떠오르는 이른 봄 절벽 틈새 곳곳에 피어난 새빨간 진달래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
그래서 말목산을 오르기로 결심하고 예정일인 목요일. 일기예보는 오전에 비가 약간 내리다가 오후에는 갠다고 합니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안개가 짙게 낄 것이라는 예보인데 그렇다고 뒷날로 미루기도 못하여 산행을 결행. 같이 가기로 한 친구는 아침 일찍 전화로 비가 오고 있는데 갈 것이냐고 묻습니다. “야! 비 온다고 전쟁 안하냐? 한다면 해야지 잔말 말고 가는 기여” 큰소릴 치고 산행을 결행했습니다.
중부 - 영동 -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북단양IC로 빠져 적성면 방향으로 달려 금수산 입구를 지난 후 적성면소재지를 지나 4km 정도 더 가니 말목산 산행들머리인 하진리 마을회관앞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내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 한다고 SD카드를 빼서 집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하고는 깜박하고 가지고 나오지 않아 내비게이션이 먹통이니 무척이나 답답합니다. 그래도 이곳 지리는 대충 알고 있고, 이정표가 잘돼 있어 전혀 해매지 않고 바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시간 10시 40분 이곳까지 오는 동안 가랑비가 계속내리고 예보대로 산과 들에는 안개가 짙게 끼어있어 산행에는 적합한 날씨가 아님을 알 수 있었지만 어쩌랴 한 번 올라가 보는 기여. 오후에는 비가 갠다고 했으니 비가 개이면서 안개도 활짝 걷힐 수도 있으니까…….
말목산은 단양나루터를 지나온 남한강의 물길이 충주호의 절경인 구담, 옥순봉을 향한 그 들머리 적성면을 감돌아드는 곳에 까마득 단애를 내린 조그마한 산으로 많은 암봉들이 운집해있고 충주호 전망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산입니다. 마항산(馬項山) 또는 상악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산의 형세가 말의 목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 옛날에 장군감이 태어나자 그에 걸 맞는 말들도 함께 태어났지만 말들이 모두 죽어 말목산이라고 부른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산이기도 합니다.
↓ 하진리 산행들머리 주차장에 있는 등산안내도
↓ 운무에 덮여있는 산정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을 쳐다보니 짙은 운무에 가려있어 산의 형세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 주차장에서 주변의 경치를 둘러보았습니다. 하진리마을 뒷동산
↓ 주차장 강변쪽에서 바라본 강변풍경
↓ 마을 뒷동산 묘지가 밀집돼 있은 곳의 풍경
↓ 동산을 올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의 등산로 모습, 이제 이 길을 지나 운무속으로 빠져들어 가 산행을 시작합니다.
↓ 가파른 등산로 송전탑을 지나 낙엽송이 우거진 숲길을 지나고 작은 돌이 흘러내린 돌 서렁을 지나니 여기서 부터는 낙엽이 수북이 쌓인 가파른 등산로를 한동안 힘들게 올라가야 합니다. 가랑비는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 주능선의 등산로 밧줄, 계단 등 아무런 시설도 없는 가파른 등산로를 한동안 오르고 나니 평평한 주능선에 닿게 됩니다. 690봉인가 봅니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운무는 더욱 짙어가고……. 분명 우리는 구름 속에서 노닐고 있으니 신선이 아닌가!!? 허나 내가 신선이라면 유유자적 이 상황을 즐겨야 할 터이지만 왼편 절벽 단애 밑으로 흐르는 강물도, 그 너머 암봉들도 전혀 보이지 않아 갑갑함만 쌓여갑니다. 조바심이 일고 있으니 신선은 무신 신선! 난 조급증을 참지 못하는 한낱 인간일 뿐인 것을.......
↓ 노들평지 운무가 짙게 낀 등산로를 따라 한동안 앞으로 진행하니 노들평지라는 이름그대로 넓고 평평한 곳에 도착했습니다. 주위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고 반싸락눈(비도 아니고 눈도 아닌 반쯤 언 비는 옷이나 가랑잎에 떨어지면서 따다닥 따다닥 조그만 소리를 냅니다)도 내리기 시작합니다.
↓ 제3전망대 여기가 노들평지와 거의 붙어있는 등산지도상의 제3전망대인 것 같은데 전망대에 올라 밑을 보니 밑은 까마득한 절벽 같은데 짙은 운무로 전혀 조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맑은 날이면 남한강이 그림같이 내려다 보일 것이고 이곳이 더 높으니 건너편 제비봉의 암릉들도 손바닥 보듯 자세힐 보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 자주 갔던 옥순봉, 구담봉도 내려다 볼 수 있을 텐데 갑갑하기만 합니다. 안개가 자욱한 전망대 풍경만 몇 장 찍고 발길을 돌립니다.
↓ 정상표지석이 있는 곳 표지석만 외로이 놓여 있고 아무런 시설도 없는데 이곳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돌탑이 쌓여 있고 말목산에 대한 설명문이 서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이 고도계상으로 10여m 정도 더 높은데 왜 이곳에 이 표지석이 놓여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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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아담한 돌탑이 있고 이 산에 대한 설명문이 있는 표지판이 서 있은 곳입니다. 이곳이 정상표지석이 있는 곳보다 10M 이상 더 높은 이 산의 사실상의 정상입니다. 안개는 더 짙어지고, 싸락눈도 계속 내리는데 기온은 아직 그리 낮지가 않아 쌓이지는 않지만 산행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 그냥 하산하여야 할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 천진선원으로 내려가는 등산로 모습 이곳에서 발길을 돌려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조금 더 내려와 비를 피하여 바위 밑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점심식사를 하고는 하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온이 그리 낮은 것도 아닌데 햇빛이 없고 비가 뿌리니 더욱 춥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손이 엄청 시립니다.
당초에는 이곳에서 제4전망대 - 안부로 내려갔다가 - 천진선원 - 떡갈미고개 - 595봉 -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 온 길로 다시 하산하는 코스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운무가 너무 심하여 야간산행을 하는 것 같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일기도 더 나빠져 이곳에서 눈물을 머금고 온 길로 하산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겨우 12시가 조금 넘었는데…….
오늘 산행은 보고자 하는 풍경을 보지 못하였으니 완전히 실패작입니다. 전망대에서 옥순봉, 구담봉의 멋진 풍경을 꼭 바라보고 싶었는데……. 일기가 따라주지 않으니 어쩌겠습니까?! 자연에 순을 할 수 밖에 다음 기회에 이곳에 꼭 다시 오고 싶고 그때는 인터넷 산행기에 올라와 있는 둥지봉의 아기자기한 암릉들도 구경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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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심히 건강 챙기는 권승후배님이 부럽네요...ㅎㅎㅎ....덕분에 좋은 산 정보 잘 읽고....... 멋진 풍경사진 잘 보고 갑니다
적으나마 정보가 되었다니 저도 기쁘네요. 안개가 너무 짙어 좋은 풍경을 보여 드릴 수 없었습니다.
선배님 안개비가내리는 아름다운산행 하셧군요 사진잘보고갑니다 송년산행에서 뵙겠읍니다 ㅎ ㅎ ㅎ ,,,,,,,,,,,,,,,,,
아름다운 산행이라고라! 아닌디...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는디 당해본 사람은 답답하고 짜증나더라고
안개만 아니였다면 좋은 경치를 감상하실 수 있으셨을텐데 아쉽습니다. 겨울비를 맞으며 정말 힘든 산행이셨겠네요.그래도 이렇게 산행기까지 꼼꼼히.. 정말 잘 봤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어요. 등산도 골프와 마찬가지로 자연에 순응하여 그때의 상황을 즐겨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산행이었지요.
선배님의 멋진 산행후기와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멋지다고 하니 고맙네요!
선배님 부럽기만 할뿐입니다 ~
부러워 할 것까지는 없고, 무엇이건 열심히 해 보세요!
글잘읽고갑니다....사진도잘보구요...12일날운길산에서봐유...
선배님의 기행기를 보면 제가 산에갔다온것처럼 넘 생생하게 그려내시네요..안개가 자욱하니 경치는...
멋있습니다.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