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蘭皐 金삿갓의 詩 (07) 失題 (실제) 許多韻字何呼覓 彼覓有難況此覓(허다운자하호멱 피멱유난황차멱) 一夜宿寢懸於覓 山村訓長但知覓(일야숙침현어멱 산촌훈장단지멱) * 제목을 잃어버린 詩 수(數)많은 운자(韻字)가운데 하필이면 '멱자(字)를 부르나 그 '멱'자도 어려웠는데 또 '멱'자를 부르다니. 하룻밤 잠자리가 '멱'자에 달려 있는데 산골 훈장(訓長)은 오직 '멱(覓)자만 아네. (*覓; 찾을 멱) 김삿갓이 어느 산골 書堂에 가서 하룻밤 재워 달라고 하니, 훈장이 詩를 지으면 재워 주겠다고 하면서 詩를 짓기 어려운 '멱'(覓)자 운을 네 번이나 불렀다. 이에 훈장을 풍자하며 재치 있게 네 구절 다 읊었다. 宿農家 (숙농가) 먼저 그의 一生에 대한 간단한 紹介가 있다. 朝鮮時代 純祖 治世에, 그의 祖父가 ‘洪景來의 亂’에 관련하여 叛軍에게 降伏하는 바람에 나라의 逆賊이 되고, 그로 인해 집안이 풍비박산(風飛雹散)되는 과정이 소개된다. 그런 자세한 事情을 모르고 白日場에 참여한 金炳淵이 祖父의 罪를 論하는 글을 써서 壯元이 되었지만, 집안의 사정을 그제야 알게 된 金炳淵은 삿갓을 쓰고 全國을 방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삿갓이 방랑에 나서게 된 데에는 <菜根譚(채근담)>중 한 句節이 역할 했다. (*採根담; 祖父를 욕한 사실로 인해 술을 마시며 괴로워하는 그에게 한 노인이 『 菜根譚』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 河天不可翺翔 而飛蛾獨投野燭(하천불가고상 이비아독투야촉); 넓디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도 있는데, 불나방은 어찌하여 등잔불 속으로만 뛰어들려고 하는가. (*翺; 날 고 *翔; 날 상 *蛾; 나방 아 * 이 句節을 듣고 그는 깨닫는 바가 있었다. ‘내가 여기서 주저앉는다고 해서 내 조부의 죄가 씻기는 것은 아니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차후에 할 일을 찾아보아도 늦지 않다.’ 그런 깨달음을 품고 그는 방랑에 나선 것이다. 저자는 그런 金삿갓의 행적을 다음과 같은 7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살펴보고 있다. 인생(人生)의 지혜(智慧), 처세(處世)의 지혜, 성공(成功)의 지혜, 행복(幸福)의 지혜, 인격(人格)의 지혜, 정의(正義)의 지혜, 배움의 지혜. 詩를 통해, 풍자와 해학을 김삿갓이 사용한 文字는 漢字다. 그는 漢字를 사용해 詩를 지으면서, 우리말과 연관시켜 풍자하는 境地를 내보인다. 이런 詩를 우선 漢字音으로 읽어보자. *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이십수하삼십객 사십가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인간기유칠십사 불여귀가삼십식) 이 詩를 漢字로 읽고 새겨본 들 그 뜻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런 때는 漢字音을 읽으면서, 거기에 우리말을 떠올려야 한다. 해석(解釋)하면 다음과 같다. 스무 나무 아래 서른 나그네가, 마흔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사람 사는 세상에 어찌 일흔 일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서른 밥을 먹으리라. 이런 詩는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다. 狀況과 金삿갓의 試才가 어우러져 나오는 것이다. - * 蘭皐 金삿갓의 詩 (08)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