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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태자쇄호경(佛說太子刷護經) 해제
1. 개요
1권으로 되어 있으며, 이 경에서는 부처님과 쇄호(刷護) 태자의 문답을 통해 태자가 불교를 믿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대승법을 닦아 부처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또한 33상(相), 80종 호(好), 6신통(神通), 삼매 등에 대해서도 설하였다. 부처님은 쇄호 태자에게 언젠가는 부처가 되리라고 수기를 내려주셨다.
2. 성립과 한역
4세기 초 서진(西晋)시대에 월지국 출신의 학승 축법호(竺法護, Dharmarakṣa)가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약경명(略經名)은 『쇄호경』이고, 이역본으로 보리유지의 『대보적경』의 제37 아사세왕자회(阿闍世王子會)와 역자 미상인 『불설태자화휴경』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1권으로 된 경이다. 부처님이 기사굴산에 머물 때, 아사세왕의 태자였던 쇄호는 나라 안의 장자의 아들 5백 명과 함께 부처님을 찾아뵈었다. 쇄호 태자는 부처님의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고 32상을 갖춘 것과 깊은 지혜와 맑고 고운 음성, 천안(天眼), 천이(天耳), 신족(神足) 등을 갖추게 된 인연을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이 이러한 여러 가지의 질문에 대해서 낱낱이 설명해 주었다.
먼저 보살이란 온갖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음행을 범하지 않으므로, 내세에 태어날 때 연꽃에서 태어나며 미리 자신의 숙명(宿命)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또 보살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심을 베풀기 때문에 부처가 되며,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조금도 차별하지 않으므로 누구나 보살을 따르는 것이라 한다. 그밖에도 부처님의 맑은 음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남을 모욕하지 않기 때문에 병이 없이 장수할 수 있다고 설하셨다. 부처님은 이처럼 다양한 예를 제시하면서 가르침을 믿고 수행한다면 반드시 좋은 과보를 받을 것이며, 언젠가는 부처가 되리라고 말한다.
부처님의 설명을 들은 쇄호 태자를 비롯한 장자의 아들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겠다고 맹세한다. 그러자 부처님은 자신의 입에서 오색 광명을 내어 반기면서 말한다. 이 경에서는 대승의 불도를 닦아서 부처가 되는 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쇄호 태자를 비롯한 장자의 아들들의 인연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불설태자쇄호경(佛說太子刷護經)
佛說太子刷護經卷第一
서진(西晉) 축법호(竺法護) 한역
홍승균 번역
西晉三藏竺法護譯
한때 부처님께서 나열기(羅閱祇: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에 계실 때의 일이었다. 1천2백 명의 비구와 1만 2천 명의 보살과 우바새와 우바이, 그리고 제천(諸天)의 왕과 범천[梵]과 제석[釋] 및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귀신과 용들이 모두 와서 이곳에 함께 모였다.
佛在羅閱祇耆闍崛山中時,與千二百比丘,菩薩萬二千人,優婆塞、優婆夷,諸天王梵釋,及無央數人民、鬼神、龍皆來俱會。
이때 아사세왕(阿闍世王)의 태자로 쇄호(刷護)라고 하는 이가 있었는데, 그는 여러 신하와 장자(長者)의 아들 5백 인과 함께 각각 황금 꽃 일산[華蓋]을 갖추고 서로 줄을 이어서 나열국(羅閱國)을 나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그리하여 황금 꽃 일산을 부처님께 올린 뒤 물러나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그런 다음에는 모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阿闍世王太子,名爲刷護,從國中與群臣長者子五百人,各持黃金華蓋,出羅閱國相隨出至佛所。持黃金華蓋上佛已,卻叉手持,頭面著地爲佛作禮訖竟,皆叉手住。
그리고 아사세왕의 태자인 쇄호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쭈어 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해 주신다면 여쭙겠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감히 여쭙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어보거라.”
阿闍世王太子刷護白佛言:“願欲問事,如佛肯說者當問,不肯者不敢問。”佛言:“在所問事。”
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단정한 얼굴 모습을 갖게 되며, 어떤 인연으로 여자의 뱃속에 들어가지 않고도 연화(蓮華)세계에 화생(化生)하게 됩니까? 또 어떤 인연으로 능히 지난 세상에서의 숙명(宿命)의 일들을 알 수 있습니까?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큰 은혜를 베푸시어 저희들을 위해 설하여 주십시오.”
太子白佛言:“菩薩何因緣得顏頰端正?何因緣不入女人腹中,於蓮華中化生?何因緣能自知前世宿命之事?願佛大恩當爲我曹說之。”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능히 모욕을 참아내면서 성내지 않는 자는 다음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으로 태어나서는 음란하지 않아서 여인과 교통하지 않는다. 수명대로 생을 마치고자 하는 사람으로 한 해의 1월(月)이나 7일(日)에 태어난 자는 후세에 태어나서는 자신의 지난 세상에서의 숙명과 무수한 세계 이래의 모든 일들을 그대로 알게 된다.”
佛告太子:“能忍辱不怒者,後生卽爲人姝好;不淫泆,不與女人交通,若壽欲終時,人生一歲一月及七日者,後世生,便自知宿命無數世以來之事。”
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몸에 32상(相)을 갖게 되며, 어떤 인연으로 80종호(種好)를 갖게 되고, 또 어떤 인연으로 불신(佛身)을 보는 사람들이 아무리 봐도 싫증을 내지 않게 됩니까?”
太子白佛言:“菩薩何因緣,身有三十二相?何因緣有八十種好?何因緣人民有見佛身者視之無厭極?”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본래 보살이었을 때에 갖가지 물건들을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여러 부처님과 보살 및 스승과 부모와 인민(人民)들에게 베풀고, 머무는 곳을 찾아와 구하여 쓰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32상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보살은 당연히 자비심을 가지고 있어서 시방세계의 사람들과 모든 나는 것들과 움직이는 것들 모두를 마치 어린아이처럼 생각하여 이들을 모두 해탈[度脫]을 얻도록 해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80종호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또 보살은 원수를 보아도 마치 부모와 같이 대하여 그 마음이 편안하고 평등하며 차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처님의 모습을 아무리 보아도 싫증을 내지 않는 것이다.”
佛告太子:“本爲菩薩時,好憙布施種種雜物,與諸佛菩薩及師父母人民,在所來索,用是故得三十二相。菩薩當有慈心,哀念十方人民及蜎飛蠕動之類,如視赤子皆欲令度脫,用是故得八十種好。菩薩見怨家、父母,心適等無有異,用是故人民見佛視之無厭極。”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경전의 깊은 지혜와 다라니(陀羅尼:眞言)의 행(行)을 알 수 있으며, 무슨 인연으로 삼매(三昧)로 뜻을 정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습니까? 또 무슨 인연으로 부처님의 말씀은 모두 통쾌하고 훌륭하여 듣는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며 믿고 받아들이게 합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所因緣,知深經智慧及陁羅尼行?何因緣知三昧定意得安隱?何因緣佛所說皆快善?其有聞者皆歡喜信受?”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경전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 쓰고 믿음으로 받아들이며, 게송을 읊거나 배우고 행하기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전의 깊은 지혜를 알고 다라니의 행을 얻는다. 그리고 보살은 항상 기쁘게 온 마음을 다하고 뜻을 바르게 쓰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삼매의 안온한 경지를 얻는다. 또 보살은 하는 말마다 모두 정성을 다하여 속이는 일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믿고 따르며, 듣는 사람들마다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憙書信受諷誦學,用是故知深經智慧,得陁羅尼行;菩薩常憙專心正意,用是故得三昧安隱;菩薩所說皆至誠不欺,用是故所語人民皆信向,聞者莫不歡喜者。”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 그가 말하는 경전의 글귀와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모두들 믿게 됩니까? 그리고 무슨 인연으로 경(經)과 율(律)과 의(儀)와 법(法)을 알게 되며, 무슨 인연으로 효성스럽고 양순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이를 범하지 않습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學經聞佛語人民皆信?何因緣知經律儀法?何因緣孝順隨佛教不犯?”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세세생생 아부하거나 아첨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을 배우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 모두 알아서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보살은 경전의 깊은 뜻에 들어가더라도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경과 율을 얻으면 곧장 의와 법을 알게 된다. 보살은 세세생생 부처님과 경과 스승과 부모를 공경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를 얻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世世不諛諂,用是故學經聞佛語悉知不忘;菩薩入深經不恐不怖,用是故得經律便知儀法;菩薩世世敬佛敬經敬師敬父母,用是故得智慧。”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세세생생 부처님 곁에 태어나며, 부처님께 여쭙거나 경을 찬탄하여 그 중의 지혜[中慧]를 깨닫습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世世生佛邊?何因緣問佛歎經曉知中慧?”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세세생생 남들이 경을 설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 무너뜨리거나 혼란을 일으킬 생각을 내지 않으며 꾸짖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 곁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보살은 경전의 깊은 뜻을 자주 찬탄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중의 지혜를 깨닫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世世見人說經,不中壞亂,不呵之,用是故得生佛邊;菩薩數歎深經,用是故知中慧。”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인연으로 악한 곳에 태어나지 않으며, 어떤 인연으로 천상(天上)에 태어나며, 어떤 인연으로 탐내거나 좋아하거나 욕심내지 않습니까?”
太子復白佛言:“何因緣不生惡處?何因緣生天上?何因緣不貪愛欲?”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세세생생 부처님을 믿고 경(經)을 믿고 비구승을 믿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여덟 가지 악한 곳[八惡處]에 태어나지 않는다. 보살은 계를 어기지 않고 지킨다. 그렇기 때문에 천상에 태어난다. 보살은 경에서 말하는 법이 본래 공(空)하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탐내거나 좋아하거나 욕심내지 않는다.”
佛告太子:“菩薩世世信佛信經信比丘僧,用是故不生八惡處;菩薩持戒不缺,用是故生天上;菩薩知經法本空,用是故不貪愛欲。”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몸으로 짓는 행과 입으로 하는 말과 마음에서의 생각이 모두 정결하며, 어떤 인연으로 마귀가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입니까? 또 어떤 인연으로 감히 부처님을 비방하지 못하며, 감히 비구승을 비방하지 못합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身所行、口所言、心所念皆淨潔?何因緣魔不能得其便?何因緣不敢誹謗佛?不敢誹謗經?不敢誹謗比丘僧?”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부처님을 모시고 즐거이 경을 배우며 비구승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결함을 얻는다. 보살은 밤낮으로 도를 행하고 정진하면서 나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귀가 제멋대로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보살은 하는 말들이 모두 지성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감히 부처님을 비방하지 못하고, 경의 도리를 비방하지 못하며, 비구승을 비방하지 못하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侍佛憙學經愛比丘僧,用是故得淨潔;菩薩晝夜行道精進不懈,用是故魔不能得其便;菩薩所語皆至誠,用是故衆人不敢誹謗佛,不敢誹謗經道,不敢誹謗比丘僧。”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마치 범천(梵天)의 소리처럼 소리가 높고 좋으며, 무슨 인연으로 여덟 가지 소리[八種音]를 가지고 있으며, 무슨 인연으로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아서 그에 보답해 줄 수 있는 것입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好高聲如梵天聲?何因緣有八種音?何因緣知衆人所念皆悉能報?”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세세생생 지극히 성실하여 속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범천의 소리처럼 높고 좋은 소리를 가지고 있다. 보살은 세세생생 남을 모욕하는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덟 가지의 좋은 소리를 갖게 된다. 보살은 세세생생 두말[兩舌]을 하지 않으며 망령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모두 알아차려서 능히 보답해 줄 수 있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世世至誠不欺,用是故好高聲如梵天聲;菩薩世世不惡口,用是故得八種音;菩薩世世不兩舌、不妄語,用是故衆人所念悉能報故。”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 긴 수명을 갖게 되며, 무슨 인연으로 몸에 질병이 없으며, 무슨 인연으로 집안이 화순(和順)하고 서로 사랑하며 다른 사람들과 서로 반목하여 헤어지지 않게 합니까?”
太子復白佛言:“何因緣得壽命長?何因緣身得無疾病?何因緣家室和順相愛,不令他人別離?”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생명이 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 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는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고 수명이 길어지는 것이다. 또 칼이나 몽둥이로 남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는 질병이 없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남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 기꺼이 나서서 화해시켜서 서로 노여움을 풀고 기뻐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후세에 태어나면 남들이 서로 반목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佛告太子:“不殺生者,用是故後生爲人師壽命長;不持刀杖擊人,用是故後生爲人得無疾病;見人有變鬪憙行和解令歡喜,用是故後生爲人他人不能得別離。”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많은 재물과 진기한 보물을 얻어도 그것을 여의지 않으며, 무슨 인연으로 재물을 잃지 않고 남에게 겁탈이나 도둑을 당하지 않습니까? 또 무슨 인연으로 높임과 존경을 받습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多得財物珍寶有不離?何因緣不亡財物?不爲人所劫盜?何因緣得尊者得高?”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남의 재물을 탐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부유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인색하거나 탐내지 않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재물을 잃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물이 더욱 많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부유하고 행복하여 돈이나 재물을 얻는 것을 보고도 마음에 질투를 느끼지 않으며 스스로 자만하거나 뽐내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는 높임과 존경을 받는다.”
佛告太子:“不貪他人財物者,用是故後生爲人得富樂,憙布施不慳貪,用是故不亡財物,物益增多;見人富樂得錢財,心不嫉妒,不自貢高,用是故後生得高尊。”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 천안(天眼)을 얻어서 모든 것을 통찰하며, 무슨 인연으로 천이(天耳)를 얻어서 모든 것을 꿰뚫어 듣습니까? 또 무슨 인연으로 세상 사람들의 죽고 사는 일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입니까?”
太子復白佛言:“何因緣能得天眼洞視?何因緣得天耳徹聽?何因緣能知世閒人民死生之事?”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 앞에 등불을 켜는 것을 즐거워하고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천안을 얻어서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또 불사(佛寺) 앞에서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기와 악기 연주하기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천이를 얻어서 모든 것을 꿰뚫어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보살은 기꺼이 마음을 고요히 하여[定意] 삼매에 들어가서 선정(禪定)을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죽고 사는 변화에 대해서 알게 된다.”
佛告太子:“用好憙然燈於佛前,以是故後生爲人得天眼洞視;好憙持倡伎樂於佛寺前,用是故後生爲人得天耳徹聽;菩薩憙定意入三昧得禪,用是故知世閒死生之變。”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날아다닐 수 있는 네 가지의 신족(神足:神通力)을 얻으며,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이전 세상의 무수한 겁(劫) 이래의 그 많은 일들을 생각[念]으로 알 수 있으며,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세 분의 활불(活佛)을 만나 곧장 열반[般泥洹:般涅槃]에 들게 됩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得飛行四神足?菩薩何因緣念知前世無數劫以來之事?菩薩何因緣得三活佛便般泥洹?”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언제나 마차[車馬]나 나귀나 노새나 코끼리나 낙타나 신발, 그리고 배를 모든 부처님과 비구승에게 주고 사람들에게도 준다. 그렇기 때문에 날아다닐 수 있는 네 가지 신족을 얻는 것이다. 보살은 항상 마음을 한 군데로 모아 여러 부처님을 생각하며, 삼매경에 들어서 배움에 힘쓰고 그것을 실행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기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세상의 무수한 겁 이래의 모든 일들을 생각만 하면 바로 아는 것이다. 또 보살은 아유월치(阿維越致:不退轉)의 도를 얻어서 다시는 집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능히 죽고 사는 일의 뿌리를 단멸(斷滅)하고 부처의 도리를 얻어서 곧장 열반에 드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好憙布施,常持車馬驢騾象駱駝履屣及水舩,與諸佛比丘僧及與人民,用是故得飛行四神足。菩薩常專心念諸佛,三昧從學憙行教人,用是故得念前世無數劫以來之事。菩薩得阿維越致道,以念無所復著,用是故能斷死生之根,得佛道便般泥洹。”
태자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미리 나라를 다스리며, 무슨 인연으로 미리 비구승을 모읍니까? 또 무슨 인연으로 시방세계를 밝게 비추는 것입니까?”
太子復白佛言:“菩薩何因緣預治國?何因緣預會比丘僧?何因緣光明照十方?”
부처님께서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본래 큰 원력을 세운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부처님의 세계를 얻는다. 보살은 보살하는 것을 좋아하여 구하는 자에게는 기꺼이 내어주며, 사람들에게 6바라밀을 닦도록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는 비구승이 되는 것이다. 보살은 또 7보(寶)를 가지고 아름다운 일산을 만들어서 부처님을 가려 드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광명을 얻어서 시방세계를 두루 비출 수 있는 것이다.”
佛告太子:“菩薩本求大願,用是故預得佛國;菩薩好憙布施乞丐與人,憙教人民爲六波羅蜜,是故後得比丘僧;菩薩憙持七寶作華蓋用上佛,用是故得光明遍照十方。”
부처님께서 태자를 위하여 이와 같이 여러 가지를 분별하여 설하여 주시니 태자가 무척 기뻐하였으며, 5백 명의 장자(長者)의 아들들도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佛爲太子分別說是事,太子歡喜,及五百長者子皆大歡喜。
태자 쇄호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하오니 제가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지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모두 받아 지니게 하시고, 이를 모조리 받들어 시행하여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이 말을 들으신 부처님께서 크게 웃으시자 입 안에서 오색의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太子刷護復白佛言:“願使我後世生者,佛所說,令我悉受得,悉奉行之,皆令如願。”佛便大笑,口中五色光出。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말을 들으라. 태자 쇄호보살과 장자의 아들들은 모두 전세에 108 억의 부처님께 공양하여 모두 보살도를 행하였으니, 이 때는 곧 전세의 제화가라(提和迦羅)부처님의 시대였다. 이들 5백 명은 모두 부처님의 제자였으니, 바로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이다. 그러니 다음 세상에서는 당연히 모두 함께 6억의 부처님께서 지나간 1겁(劫) 뒤인 마하바라회(摩訶波羅會)의 1겁 중에 모여서 이들 5백 명이 모두 앞을 다투어 부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을 다 같이 야나기두타야(若那伎頭陁耶)라고 할 것이다.
佛告彌勒菩薩言:“聽我說之,太子刷護菩薩及長者子,前世皆供養百八億佛、皆行菩薩道,乃前世提和迦羅佛時,是五百人皆是佛弟子,是我所教,後世悉當共會,六億佛卻後一劫,摩訶波羅會一劫中,五百人前後作佛,皆同一名若那伎頭陁耶。
그리고 후세에 부처가 될 때에는 마땅히 아미타불과 같이 될 것이며, 그 나라도 또한 당연히 아미타불의 시대와 같아서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나라 안에서 왕래하고 날아다니는 보살도 모두 아미타불 나라와 같을 것이다. 그러니 만약에 사람들 중에서 이 경을 듣고 믿고 기뻐하는 자가 있다면 이들도 또한 모두가 당연히 아미타불 나라에 태어날 것이다.”
後作佛時,當如阿彌陁佛其國,亦當如阿彌陁時等無異,國中菩薩往來者飛行者,皆如阿彌陁佛國。若有人民聞是經信喜者,皆當生阿彌陁國。”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니, 태자 쇄호와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 그리고 여러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여러 하늘[諸天]과 사람들, 귀신과 용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예를 올린 다음 떠나갔다.
佛說是已,太子刷護及五百長者子,諸比丘僧、比丘尼、優婆塞、優婆夷,諸天、人民、鬼神、龍,皆大歡喜,前爲佛作禮而去。
太子刷護經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