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하려면 마음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프라이부르크 음대 로비에 앉아있으며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본다.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여러 분야의 전공공부를 하고 있다. 자기 키보다 더 큰 첼로를 짊어지고 가는 자그마한 동양 여학생, 금빛으로 빛나는 커다란 금관악기를 들고 지나가는 학생, 바이올린을 어깨에 메고 지나가는 어여쁜 금발 머리의 여학생, 집채만 하게 커다란 콘트라베이스를 들고 가는 학생이며 로비 한편에서 악보를 복사하는 학생, 악보를 가슴에 안고 연습실로 향하는 피아노 전공 학생들, 탁자에 둘러앉아 수다를 떠는 학생들, 그리고 도시락을 먹는 학생들까지…, 그중에 사랑하는 내 아들도 있다. 현재 프라이부르크 음대(피아노과 영재학교)에서 가장 어린 열세 살의 아이….
그런데 이들의 마음이 아름답지 않으면 제 아무리 힘쓰고 연습을 해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지 못할 것 같다. 아무리 건반을 두들기고 가느다란 현을 어루만진다 해도 아름다운 마음이아니라면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황홀한 선율을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
아름다운 음악은, 선율은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통해서 흘러나올 것 같고, 그 아름다운 음악이 많은 사람을 감동하게 하고 행복하게 할 것 같다. 사람의 귀를 울리는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결국 아름다운 음악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말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삶이 만드는 것일 게다.
세기적인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에후디 메누힌(Yehudi Menuhin)은 ‘음악은 치유하고, 음악은 위로를 주며, 음악은 기쁨을 가져다 준다(Musik Heilt, Musik Trostet, Musik Bringt Freude)’고 했다.
사람을 치유하고 위로하며 기쁘게 하는 음악은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