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듣는 아이에게 제가 왜 화를 내겠습니까.
부모들은 아이가 말 안 들을 때 타이르고, 꾸중하다가 계속 고집스럽게 말 안 들으면 화를 냅니다. 꾸중하는 부모도, 듣는 아이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럴 때 아이가 말을 합니다. 화를 좀 안 내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는 꾸중을 하는 부모보다 조금은 더 틀린 말입니다. 왜냐면 화가 나도록 하는 원인이 화내는 사람에게 있지 않고 화를 내도록 말을 안 듣는, 화를 내게 만드는 아이에게 있으니까요.
그러니 화를 일부러 괜히 내는 것이 아니니 화를 내지 않도록 일찌감치 말을 잘 들으면 됩니다. 그것도 말을 안 듣는다고 처음부터 화를 버럭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계속 말을 안 듣고 반복해서 쌓이게 되면 참다못해 화를 내는 것이지 않습니까. 화를 좀 안 내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번지수가 틀린 말이고 화를 내지 않도록 말을 잘 들으면 됩니다.
아이가 말을 잘 듣는데도 화를 내는 부모가 있다면 그 부모는 정신이상자이거나 인격 미달자요 사랑이 없는 난폭한 자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부모 자격이 없습니다. 웬만한 부모는 아이가 말을 잘 들으면 화를 내지도 않고 화를 낼 필요도 없고 화를 낼 까닭도 없습니다.
화를 안 내게 하려면 말을 잘 들으면 됩니다. 말은 지독하게 안 들으면서 그걸 고치고 바로 키우기 위해 참다 참다 화를 내는 부모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잘 못 된 말입니다. 철이 없어서, 아직 어려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점점 더 자라나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이며 어떤 것이 선한 것이고 또 어떤 것들이 악한 것인지를 알아야 하고 또 그렇게 가르쳐야 합니다.
조금 전에도 아이가 잠들기 전에 꼭 껴안고 기도해주고 또 온몸을 주물러주고 잘 자라고 입맞춤을 해주니 ‘아빠가 화를 안 내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해 주었습니다.
‘니가 말만 잘 들으면 천지에 화를 낼 일이 없다’고요.
말을 잘 듣는 아이에게 제가 왜 화를 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