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열정
<나이가 들어가니 열정이 사라지는가, 아니면 열정이 사라지니 나이가 든 것인가>
오늘 프라이부르크 중앙역에 내려서 트램(전차)을 타려고 계단을 오르는데 어느 할머니 한 분이 힘에 부친 얼굴로 숨을 몰아쉬며 계단 중간 부분에 멈춰 서계셨다. 계단 옆 손잡이를 꼭 쥔 채. 안쓰럽게도 계단을 오르다 힘에 부쳐 멈추어선, 머리가 하얀 할머니 곁으로 바쁜 행인들이 쉴 새 없이, 무정하게 오르내린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럴 것이고 세월이 흐르면 몸과 마음은 노쇠해져 가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간다고 열정이 사라지는 것만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독수리같이 높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나이가 젊을지라도 병든 닭이 되어 마당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열정이 사라지면 나이가 들었거나 그렇지 않거나에 상관없이 늙어가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애늙은이가 있고 청년 같은 노년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제 60대 중반이 된 나의 경우는 청년 같은 60대에 속한다. 여전히 내 가슴은 뜨겁게 뛰고 내 생각은 한여름의 싱싱한 푸르름과도 같다. 그러할 수 있음은 내 속에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싱그러운 믿음이 있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르신 부르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감사한 것은 주님께서 주신 열정이 날이 갈수록 더 간절해지고 뜨거워짐이다.
비록 육신은 점점 연약해 갈 것이나 내 영은 더욱 새로워지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감사드릴 일이 아닐 수 없다.
1998년 12월 19일, 결혼한 후 지금까지 아내가 내게 끊임없이 하는 말이 있다. 내가 꼭 ‘마징가 Z’ 같다고….
이런, 겨우 ‘마징가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