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욕심도 없고 관심도 없던 학생들이 지금은 재미있어 해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쁜데요" 화산중학교(교장 박영희) 학생 수는 총 80명, 그 중 합창단 수가 59명이다. 시골의 작은 학교가 합창을 통해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화산중학교 합창단은 오는 15일 열리는 제17회 전남도민 합창경연대회 출전을 위해 서로 간에 화음을 맞춰 나가고 있다. 이 학교의 합창단은 지난 3월 결성됐다. 지난해 12월 화산중학교에 부임해 온 주연희 음악교사가 꽃메축제 때 사물놀이를 하던 학생들의 열정을 보고 합창단을 결성코자 결심, 교장실로 찾아가 합창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에 박영희 교장은 흔쾌히 승낙했다. 박 교장은 "시골 학교다 보니 학생들이 문화적 혜택도 못 받고 경쟁의식도 적어 꿈이 없다"며 "합창을 통해 협동심도 기르고 꿈도 키웠으면 한다" 는 바람을 나타냈다. 주연희 교사는 일일이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써 허락을 받았다. 처음엔 반대하던 학부모들도 편지를 읽은 후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파트를 나눠 개별 연습에 들어갔고 지금은 합창을 위해 소리를 합치는 중이다. 사춘기를 맞고 있는 학생들은 변성기 중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연습만은 즐거워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 옆 친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목소리 톤을 맞춰나간다. 주 교사는 59명 학생들의 소리를 일일이 조정해 가며 각 파트의 소리를 융합해 나간다. 연습시간에 학생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다가도 피아노 소리만 들리면 긴장을 한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선생님의 지휘, 자신의 목소리, 옆 친구들의 목소리, 피아노 소리 등 합창을 위해 모든 소리에 집중을 한다. 집중력이 늘어서인지 합창을 배운 학생들은 공부나 다른 일에도 열심이라고 한다. 주 교사는 가는 학교마다 합창단을 결성해 입상 경험도 풍부하다. 목포 항도여중에서도 합창단을 만들어 제5회 전남도민 합창경연대회에 첫 출전 초·중·고·일반부 전체 통틀어 대상을 받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 교장은 "주 교사는 3년간 음악을 배우러 미국유학을 갔다 올 정도로 열정과 실력이 출중한 교사다"라고 말한다. 주 교사는 “삼류 지휘자는 있어도 삼류 합창단은 없다”며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을 제일 큰 가르침으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