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산 햇마늘 출하가 시작됐다. 올해 마늘은 작황이 양호해 전국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마늘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생산된 마늘 재고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산 햇마늘의 거래 및 가격 동향을 알아본다.
◆가격은 약세로 출발=올해산 햇마늘은 제주 조생마늘이 10일경 서울 가락시장에 첫선을 보인 뒤,
현재 제주와 전남 고흥지역을 중심으로 출하가 늘고 있다.
일단 햇마늘의 품질에 대해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겨울철 기온저하로 올해는 마늘에 고질적인 ‘무름병’ 발생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마늘 비대기인 봄철에 기온이 높아 결구가 잘 이뤄지면서,
올해산 마늘은 이른바 ‘밑이 잘 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처럼 양호한 작황이 햇마늘의 가격 형성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햇마늘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락시장에선
현재 50개 한묶음이 지난해보다 2000~3000원 낮은 9000~1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체 생산량 크게 늘어날 듯=전체 생산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5월 농업관측을 통해
올해 마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5%, 평년보다 9% 증가한 35만6000t 내외로 추정했다.
하지만 가락시장 등 유통 현장에선 올해 생산량이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평균적으로 마늘은 3.3㎡당 3.5㎏ 정도를 생산하는 걸로 보는데,
올해는 작황이 좋아 3.3㎡당 4㎏이 넘을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15%는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늘만 30년 넘게 거래했다는 또 다른 가락시장 관계자도 “올 들어서만
마늘 주산지를 세차례 정도 돌아보고 왔다”며
“올해는 작황이 너무 좋아 마늘 생산량이 40만t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지 밭떼기 가격 하락=생산량 증가로 산지 밭떼기 거래 가격도 하락했다.
전남 고흥지역의 경우 밭떼기 거래는 지난해 3.3㎡당 1만1000~1만2000원에 70%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8000~9000원으로 떨어졌고 밭떼기 비중도 40%로 감소했다.
박기탁 고흥 녹동농협 상무는
“이 같은 현상은 산지유통인들이 올해 마늘 시세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마늘 가격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지 농협들의 수매 가격도 올해는 낮아질 전망이다.
강정준 제주 대정농협 조합장은
“마늘 재배면적은 예년에 비해 10% 소폭 증가했지만, 작황이 좋아 생산량은 크게 늘어난 상태”라며
“5월 말에 농협 수매가를 결정할 예정인데
지난해 3200원보다 낮아지면서 3000원을 밑돌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하지역 늘며 가격 약세 이어갈 듯=5월 말이 되면
출하 산지가 전남 해남, 경남 창녕, 충남 서산 등으로 확산돼
햇마늘 가격은 지금보다 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생산된 마늘이 아직까지 창고에 남아 있는 것도
햇마늘 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시장에선 지난해 저장에 들어간 마늘이 9만t이고,
이 가운데 7000t가량이 아직까지 창고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햇마늘은 앞으로 50개 한묶음이
지금보다 적게는 2000원, 많게는 3000원가량 떨어지면서,
7000~9000원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노병범 가락시장 대아청과 이사는
“경북 의성의 한지형 마늘을 제외하고 5월 말이면 전국의 산지들이 햇마늘을 쏟아낼 것”이라며
“마늘 출하량은 늘지만 소비는 계속 부진하면서
농가와 상인들에게 모두 어려운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