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라는 마을은 음성 내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다.
음성-금왕의 두 축을 제외하면 인구도 가장 많고, 입주하는 아파트와 공장도 음성 내에서 1위를 달린다.
그도 그럴것이 음성군 각 지역에서 중부고속도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어서,
수도권에서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덕에 대소터미널은 음성행 버스들의 성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주춧돌 동서울행뿐만 아니라 인천, 수원, 안양, 안산행이 무극과 음성을 가기위해 거쳐가고,
청주와 증평 등으로 빠지는 시외버스도 거쳐가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한,
작아보이지만 결코 작게 봐서는 안 될 중요한 정류장이다.
삼성에서 제비를 실컷 구경하고 대소라는 곳으로 왔다.
무려 28인석 우등형 버스에 시원한 에어컨까지 가득가득 틀어주시니 천국이 따로 없었지만,
버스 안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 15분 정도.
내리자마자 다시 따거운 햇살이 내 살갖을 마구마구 공격하였다.
보시다시피 여기도 수많은 버스가 마구잡이로 엉키는 큰 곳은 아니고,
U자형으로 버스가 들어갔다 나오고, 중앙의 건물 안에 매표소와 대합실이 조그맣게 자리한 형식이다.
얼마 전만 같아도 대부분 밖에서 기다리겠지만 워낙 무더운 날씨 덕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으로 피신해있다.
삼성은 '삼성터미널'이라는 간판이 큼지막하게 달려있지만,
여기는 그렇게 공개적으로 달린 간판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승차장에서 대합실로 들어가는 문에 '대소 버스공동정류장'이라는 간판만 초라하게 달려있을 뿐이다.
오히려 터미널 슈퍼가 더 제대로 안내를 해주는 것마냥 느낌도 든다.
속으로는 이래뵈도 겉보기엔 꽤 괜찮은 생김새다.
4층이라는, 면 단위 행정구역에선 보기 드문 커다란 몸집에(그것도 무려 최신식 유리궁전까지)
각종 상업시설이 몽땅 몰려있는 꽤 거대한 건물이다.
하지만 이 건물 자체가 터미널은 아니다.
단지 버스정류장이 건물 1층 일부를 '임대'하고 있을 뿐.
대소면은 읍 승격 얘기까지 오갈 정도로 꽤 규모있는 마을이다.
하지만 버스정류장/면사무소 모두 중심과는 한발짝 떨어져있다.
터미널 건물 바로 맞은편에 면사무소가 있지만, 주변은 보시다시피 광활한 논과 몇몇 집들 뿐이다.
면 중심으로 들어가려면 반대편으로 5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
보통 건물 안이 북적이는 경우는 여름과 겨울이다.
여름엔 더위를, 겨울엔 추위를 피하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안으로 안으로 몰려드는데,
햇살이 따사로워야 할 오뉴월임에도 벌써 사람들은 에어컨을 찾으며 태양을 피하고 있다.
대합실만 벗어나면 여기는 그냥 일반 상가와 똑같다.
양 옆으로 분식집과 중화요리가 있고, 아래위로 올라가면 각종 유흥업소(노래방, 당구장, 호프집 등등)이 각각 퍼져있다.
누구 말처럼 터미널은 그냥 상가의 수입을 거들 뿐이다.
일찌감치 산 물도 바닥이 나고, 대합실 옆 토스트집에서 1500원짜리 체리에이드를 시킨다.
아메리카노가 무려 1500원. 직접 갈아만든 바나나주스도 1500원.
죄다 저렴하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샀는데, 이건 뭐...
탄산도 없다. 그냥 체리맛 가루를 물에 탄 거다. 어릴 적 약국에서 사먹는 물약 맛이다. -_-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마신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버스에 오르고 얼음을 잘근잘근 씹어가며 조용한 대소터미널을 떠난다.
방문한지는 벌써 세 번째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낯선 곳이자, 두려운 미지의 세계기도 하다.
그런 낯설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했으리라 믿으며 조용히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첫댓글 대소터미널..가끔 정차했다가 나가는버스들 옆에있는 택시들이나 주차장(?)차들과 엉키면...정체아닌 정체가 생기지요..
그렇군요;; 길이 좁아서 충분히 그럴수 있겠습니다...;
그러고보니..음성이나 진천이나 수도권 규제의 혜택(!)을 받은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천안, 아산보다는 덜하지만 충분히 많이 받았죠. 다른 충북지역에 비해 유독 공장들이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음성은 꽃동네밖에 가보지 못했는데 이곳저곳 다 가보셨네요ㅎㅎ사진 잘보고 갑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ㅋㅋ 댓글 감사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8년전에 대소에 작은회사 다녔는데.. 잠시 대소 정류장 많이 왔다갔다햇는데..
지금보니..참.. 그때 기억이 나네요...